민주 총선 ‘공식선거戰’ 시작도 안 하였는데… 200석 운운 ‘축배 칵테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충남 당진시 당진시장을 방문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4.03.22./사진=공동취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충남 당진시 당진시장을 방문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4.03.22./사진=공동취재

【서울 = 서울뉴스통신】 김부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성범죄 변호 이력’ 논란으로 조수진 후보가 사퇴한 서울 강북을 지역에 친명(친이재명) 계인 한민수 대변인을 공천하면서 ‘비명(非이재명)계’ ‘기회 박탈’이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22일 총선 후보자 마감 시한을 약 7시간을 앞두고 후보를 확정지은 것인데 현역인 비명 박용진 의원은 아니었다. 한 대변인은 ‘목발 경품’ 발언 논란으로 공천이 취소된 정봉주 전 의원의 사퇴로 이 지역이 전략경선 지역으로 지정돼 후보로 응모했으나 탈락한 바 있다.

이재명 대표는 이와 관련해 “박용진 후보는 참 훌륭한 정치인이고 장래가 촉망되는 좋은 정치인이긴 하지만, 두 번의 기회를 얻지 않았습니까”라며 박 의원을 끝내 서울 강북을 후보로 선택하지 않은 이유가 비명이기 때문이냐는 질문을 강하게 반박했다. 이른바 두 차례 경선 기회를 줬는데도 못 이긴 건 박 의원이라는 것.

이와 더불어 민주당은 현재 총선 결과가 예측 불가능하지만, 일부 후보들은 ‘야권 200석 이상 석권’, ‘민주당 압승’이라는 말로 유세를 하며 ‘읍소’를 해도 모자랄 판에 ‘축제전 칵테일’을 터뜨리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후보들과 관계자들에게 '발언 경계령'을 엄중하게 내렸지만 이미 유권자들은 "민주당이 자만한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이재명, ‘계파 우려’에 “참 한심한 얘기”

이 대표는 이날 조 후보의 자진사퇴로 공석이 된 서울 강북을 지역구에 박 의원이 아닌 한 대변인은 전략공천하면서 ‘친명 공천’이라는 지적이 제기되자 “(한 대변인이) 친명이면 지금까지 경선 기회를 주지 않았겠냐”며 정면 반박했다.

이 대표는 충남 서산 동부시장에서 기자회견을 열던 중 ‘친명 공천’ 관련 질문을 받고 “한심한 얘기”라고 잘라 말했다.

이 대표는 “이제 겨우 기사회생해 지옥에서 돌아오니 이제는 친명이(라고 하는 것이)냐”며 “진짜 친명을 봐주려고 했으면 단수로 전략공천을 하든지, 경선 기회라도 줬으니 지금까지 빼놓고 있었겠냐”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에 앞서 조 후보의 사퇴를 언급하면서 한 대변인을 공천한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조 후보는 지난 20일 박용진 의원과 강북을을 두고 벌인 경선에서 승리해 오는 총선 민주당 측 최종 후보로 낙점되는 듯했으나 과거 국선 변호사 시절, 성범죄 가해자를 변호하고 이를 자신의 블로그에 홍보한 이력이 논란이 됐다. 당 내외에서 ‘공천 취소’에 대한 반발이 쏟아지자 조 변호사는 이날 새벽 자신의 SNS에 ‘사퇴의 변’을 남긴 후 자진해서 사퇴했다.

이 대표는 “변호사의 역할은 범죄자를 변호하는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법률가로서 어떤 역할을 얼마나 잘했는지 평가를 떠나 국민 눈높이에서 봤을 때 ‘과하다, 지나치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사진=한민수 대변인 SNS 캡처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사진=한민수 대변인 SNS 캡처

다, 공직자 하기에 부적절하다’라고 판단하면 국민 뜻을 존중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다시 경선할 수 있는 상황이 못 되므로 결국 선택해야 하고 당원과 국민의 뜻을 존중해 민주당을 지지하는 국민과 당원들이 납득할 만한 검증된 후보로 한민수 후보를 공천했다."”며 “한민수 후보는 아주 오래전에 당에 영입된 언론인으로, 아주 긴 시간 당을 위해 헌신했는데 지금껏 출마하지 못했고 이번에도 기회를 얻지 못해서 당 대표인 저로서는 마음의 짐이 컸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박 의원에 대해서도“박용진 후보는 참 훌륭한 정치인이고 장래가 촉망되는 좋은 정치인이지만 두 번의 기회를 (이미) 가졌다”며 “당원과 민주당을 지지하는 국민들께서 평가했기 때문에 한 번의 기회도 갖지 못한, 당에 오래 헌신했던, 정말 명예도 없이 보수도 없이 고생한 당직자, 한민수 후보로 결정하는데 최고위원회의에서의 압도적 다수의 의견이었다”고도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한 대변인은 이날 오후 자신의 SNS에 “무도·무능·무지한 윤석열 정부의 폭정을 반드시 멈춰 세우라는 당의 부름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공천을 수락하는 뜻이 담긴 글을 올렸다.

◆참담한 박용진 의원

3번째 고배를 든 박 의원은 침묵했다. 그는 한 종합편성채널에 “경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컷오프됐던 한민수 대변인은 전략 공천되고, 경선 차점자인 박 의원은 왜 배제되어야 하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전했다.

민주당 강민석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이 대표가 위임받은 당무위원회와 최고위원회의 권한으로 강북을 후보로 한민수 대변인을 의결 및 인준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와 관련해 “조수진 후보의 사퇴가 안타깝다. 윤석열 정권 심판에 작은 방해조차 되지 않겠다는 조 후보의 뜻을 존중한다”며 “조 후보 뜻을 수용해 정권 심판과 국민 승리로 화답하겠다”고 말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강 대변인은 차점자인 박 의원이 배제된 것에 대해 “정봉주 교육연수원장 사퇴 때와 똑같은 상황”이라며 “경선 과정에서는 문제가 없었으므로 차점자 승계는 곤란하다”라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지난 전략경선에서 한 차례 배제됐던 한 대변인이 이번에 낙점된 것과 관련해선 “전략공천은 전략적으로 판단해서 하는 것”이라며 후보자 검증이 부실했다는 지적에는 말을 아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서울 국회 소통관에서 입장발표를 마치고 밖으로 나서고 있다. 이날 박 의원은 서울 강북을 전략 경선 참여 뜻을 밝혔다. 2024.03.17./사진=공동취재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서울 국회 소통관에서 입장발표를 마치고 밖으로 나서고 있다. 이날 박 의원은 서울 강북을 전략 경선 참여 뜻을 밝혔다. 2024.03.17./사진=공동취재

그러나 박 의원의 ‘침묵’ 더불어 지난 11일부터 이날까지 강북을 후보가 세 번이나 바뀌면서 민주당이 그토록 목청을 높였던 ‘시스템 공천’이라는 말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았느냐는 비판으로부터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와 중에 200석…‘헉!’

이런 와중에 최근 국민의힘 수도권 위기론이 확산되자 민주당 내 일각에서는 200석을 자신하는 언급이 나와 당 지도부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교흥 민주당 의원은 지난 20일 이재명 대표와 인천 서구 정서진중앙시장을 방문한 후 기자회견에서 “인천에 14석이 당선되면 200석을 우리가 당선시킬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초선의 정일영 의원도 “반드시 4월 10일 총선에서 우리가 200석 이상을 차지하는 민주당이 되도록 심판하자”고 외쳤다.

민주당 원로라고 할 수 있는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민주 진보 개혁 세력들이 약진해서 200석을 만든다고 하면 김건희 특검, 이태원 특검, 채 상병 특검도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탄핵도 가능하다”며 “그렇기 때문에 가장 필요한 것은 민주당이 제1당 과반을 차지하고 그 위에 진보 민주개혁 세력들이 합쳐서 200석이 된다고 하면 진정한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민주당이 200석 언급을 하는 것이 오만하다는 지적을 두고 “그게 아니다. 우리 민주당의 목표는 이재명 대표가 제시한 대로 151석, 153석이고, 민주 진보 개혁 세력들이 합쳐서 200석을 해야만 특검을 할 수 있고 때에 따라서는 윤석열 대통령을 이러한 행태가 계속된다고 하면 탄핵도 가능하다, 이거다”라고 강조했다. 박 전 원장은 전남 해남 완도 진도 선거구에 공천된 상황이다.

이 같은 발언이 이어지자 당 선거대책위원회에서는 연일 ‘발언 경계령’을 내렸다. 김민기 민주당 중앙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22일 ‘후보자 및 선거사무소 관계자 언행 유의 사항 특별지침’ 공문을 시도 위원회 사무국에 보내 “개인적 총선 낙관론을 강력하게 경고한다”며 “국민 앞에 겸손하고 절실함만 보이기에도 부족한 때”라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특히 후보자는 본인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전국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유념해서 선거운동에 임해주기를 바란다”며 “선거에 악영향을 미치는 발언이 추가로 확인될 시, 즉각 엄중 조치에 나설 것을 강력하게 경고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선대위 상황실장도 전날 기자들과 만나 “최근 연이어 과도한 의석수를 자신하거나 과도한 정치적인 목표를 제시하는, 실제 상황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개인적 언급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강력하게 경고했다.

이재명 대표도 지난 20일 인천 미추홀구 신기시장에서 낙관론에 대해 경계하면서 “170석이니 180석이니 이런 소리 절대 하면 안 된다”며 “정말로 위험한 순간이다. 경계심을 갖고 엄중하게 이 상황을 이겨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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