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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얀 달빛이 늦은 저녁을 훑고 어둠 속에서 서기를 발하며 매혹적 미소를 흘리고 있다. 사위는 고요하고 늘어선 가로등 불빛만이 안개 속에서 부서지며 마치 사열하듯 달려온다. 그런 밤길, 차 안에서 밖을 보는 풍경은 아늑하다. 어쩌면 푸근하기까지 하다. 늦은 밤인데 왠 청승이냐고 물으면 전혀 상반된 답을 내 줄 수밖에. 아찔하면서도 짜릿한 밤을 즐기는 것은 외도와도 같은 쾌감이 있다. 아무도 가지 않는 길, 목적지는 있지만 과정은 언제나 외로움의 극한, 그 시간을 뚫고 점점 더 가까이 귀소의 길에 선다.언제부턴가 시야에 들어오는 물체들이 형상을 만들며 일어선다. 아니 살아나서 움직이는 것이다. 애써 눈길을 돌리지 않으려고 정신을 바짝 차리지만 번번이 실패다. 아주 잠시지만 주위의 사물들은 교감이라도 하듯 살아있는 형상으로 눈길에 잡힌다.이젠 그것도 아무렇지도 않다. 섬찟하기도 하고 멋쩍기도 한 데 살아 움직이는 모습은 신비 그 자체다. 사람의 형상으로 보여지는 그 무채색의 풍경은 눈꼬리
기고ㆍ서통여론
정명희 수원문인협회장
2023.07.2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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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를 화두로 인공지능 발전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2016년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이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챗GPT를 이용한 검색서비스의 활용방안을 보고 있으면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느끼곤 한다.우리가 인공지능 발전에 따른 노동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둘로 나뉜다.첫째는 인공지능의 발전을 토대로 한 인류의 진보를 예측하는 긍정적 시선이며, 두번째는 인공지능이 우리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그로 인한 대량실업 사태가 일어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섞인 시선이다.2021년 OECD 23개국을 대상으로한 ‘인공지능이 노동 시장에 미치는 ᅟᅩᆷ영향’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2~2019년 사이에 거의 모든 직업군의 근로자 수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으며, 인공지능으로 인한 부분적 자동화는 생산성 향상 및 부가가치를 기반으로 한 직업 구성으로 변화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었다.따라서 전문가들은 지난 1,2,3차 과학혁명이
기고ㆍ서통여론
김인종 기자
2023.07.21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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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하루도 쉬지를않는 너어제도 딱딱오늘도 딱딱근데 친구는너의 입이 걱정이란다내 몸이 부서지더라도기어이 구멍을내겠다는 너집에 있는 새끼들도중요하지만친구야!난 너가걱정된단 말이지 담양 출신「아동문학세상」 신인문학상 동시 당선동시집 「아기별 탄생」제9회 아름다운글문학상 수상(사)한국아동청소년문학협회 이사한국문인협회 회원한국공무원문학협회 광주전남지부 부회장담양남초등학교, 담양중학교,광주석산고등학교,조선대학교 법학과,전남대학교 행정대학원(행정학석사)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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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구 아동문학가
2023.07.10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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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드라는 해적 두목의 체면은 없고 울상이 되어 있다. 그는 자신에 대한 걱정이 아니라 부하들이 다 죽게 된 일 때문에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는 것이다. “하델이 부탁한 것도 못 들어 주게 생겼데이.”■ 24개의 달“가장 나쁜 선택을 하게 되더라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겠지요.” 시리우스가 고민만 하고 있는 키드라 앞에 앉아서 시계를 바라보고 있다. 오르트가 서쪽 협곡의 저지를 뚫기만 하면 해왕성을 휩쓸고 천왕성을 초토화시키는 시간은 길지 않을 것이다. 토성과 목성까지 갉아먹으면 동쪽 협곡까지 오는데 사흘 낮밤도 걸리지 않을 것 같았다. “지구로 들어가면 살 수 있을까요?”“기적을 바랄 수밖에 없어요.” 시리우스의 말에 생사를 묻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것을 키드라도 알고 있다. 알면서도 키드라가 매달리는 것은 실패할지 모르는 두려움의 고통을 덜 느끼고 싶었던 것이다.“그럼 뒷날 이 날의 이야기를 잊지나 말아 주십시오.”“도르르르르.” 협상장에서 굳은 결심을 하고 키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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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종 기자
2023.07.1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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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겨울 기다림과 그리움하얗게 읽어 내리던 목련나무중력과 낯선 바람에 몸살 앓는다달빛아래 활짝활짝 피어나는백로들의 춤사위어둠 속 환히 빛나던 꽃이 지고 있다지면(地面) 위에 널려 있는 꽃 울음한쪽 귀 내어주고 말없이 듣는다찬바람이 나무를 훑고 지나간다후두둑 후두둑 꽃이 빗방울처럼 떨어진다나무는 어제처럼 꽃길 만들어 놓고환하게 웃고 서 있다비는 내리고 꽃은 떨어지고무슨 할 말 있는 듯하여 나는나무 아래 서 있다 약력수원문학 신인상열린시학 한국동시조 신인작품상경기수필신인문학상수상시집 동시조집 한국문인협회수원문인협회 사무차장 시평詩評사람을 이르자면 그의 됨됨이를 우선 말하게 된다. 김애숙 시조인은 그 부분에서 귀품이 있다. 종교적 색채를 띤 조용한 성품으로 누가 뭐래도 그녀는 시인이다. 그동안 문단에서 바라본 그녀의 족적은 충분히 사색적이며 아름다운 품결을 갖고 있다. 그 성향이 배경으로 나타난 것이 시조다. 가히 김애숙 시조시인의 시는 감상하기에 으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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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숙 시인
2023.07.0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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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며 문 열고 들어오는 딸아이가 선물이라며 무릎 아래에 종이봉투를 놓았다. 생신 축하드려요 하며 웃으면서 방문을 나선다. 솔직히 말로는 뭘 이렇게 돈을 쓰냐고 한마디 했지만 입이 귀에 걸리는 건 어쩔 수 없다. 운동화다. 며칠 전 집사람이 배가 요즘 돋보인다며 타박한 것이 영향을 미쳤나 보다. 운동을 하긴 하지만 건너뛰는 날이 많아 스스로 생각해도 효과가 있을까 의심이 가긴 한다. 그러나 어쨋건 간에 역시 딸을 키우는 맛이 이것이라는 넉넉한 마음이 절로 생긴다.생일 아침상은 당연히 미역국이다. 먹을 때마다 국 중의 왕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역국을 먹을 때마다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이 난다. 각인 효과는 동물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오남매 맏이인 나는 동생들이 태어날 때마다 미역국을 먹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때 느꼈을 미각과 후각이 미역국을 먹을 때마다 강하게 되살아나는 듯하다. 거기에 더해서 아내가 끓여 주는 미역국에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제는 새삼 고맙다는 느낌이 든다.한 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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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순석 시조시인/수필가
2023.07.0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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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벨의 원래 의미는 생계를 위한 일, 건강한 가족과 훌륭한 부모가 되는 일, 개인의 내면을 풍요롭게 하는 일 사이에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젊은 세대들에게 요구하는 한정된 이슈라고 생각하는 워라벨이기도 하지만 평생을 두고 추구해야 할 과업임이 분명하다.돈 버는 활동에 머물지 않고 종교활동을 필두로 자원봉사활동, 취미활동, 친구 관계처럼 시간을 보람 있고 의미 있게 채울 수 있는 모든 활동이 포함된다.이 워라벨의 조건 중 ‘나에 대한 배려와 타인에 대한 배려 사이에 조화’를 꾀하는 것도 성숙한 삶으로 가는 길 중 하나일 것이다.탑차를 끌고 다니며 여러 가지 식품을 파는 J는 젊은 날 큰 건축업을 하는 회사의 사장이었다. 이름도 잘 알려진 어느 아파트 공사를 맡아 구두계약을 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를 하는 데 최종 계약에서 불발되었다. 이미 자재비를 계산하여 선 납품할 자재를 사다 싸 두었고 함께 일할 사람을 조직하여 시작할 날을 계산하고 있었는데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다.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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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2023.07.0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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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트 대제가 왜 데네브에 대해 물었지?”“데네브 공주가 오르트 대제의 딸이랍니다요.”“뭐?” 시리우스와 Nn11과 Nn12와는 동시에 놀란 얼굴로 서로를 바라볼 뿐이었다.“헤헤, 이렇게 좋은 정보를 알려주었는데 저를 풀어 주시는 것이 도리 아닐까요?”“안 돼, 임마. 도리를 아는 놈이 나쁜 짓만 골라서 해?” Nn12가 여섯그만의 한 쪽 다리를 쇠줄로 기둥에 묶었다.“그럼 먹을 것이라도 주십지요. 한참 날아왔더니 배고픕니다요.”“그자식, 뻔뻔하기는.” Nn12가 한 대 쥐어박으며 먹을 것을 가져다주었다.“이모, 저렇게 많은 군대는 처음 봤어.” 스노가 신기해서 왔다 갔다 어리둥절하는 동안 우주 경비선은 우주 3군단 모선으로 들어갔다.“시리우스 교수, 어서 오시오.”“진척이 있나요?”“제자리걸음입니다. 교수께서 속히 뚫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안으로 들어가시지요.” 미자르 군단장이 시리우스를 맞이하며 상황실로 안내했다.“알마크 총사령관께서는 어디까지 알고 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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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삼 작가
2023.06.26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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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풍노도의 시기라고 불리는 '사춘기'라는 말에 빗대어 '사추기(思秋期)'라는 말이 있다. 이는 단어에서 느껴지듯 새로운 삶에 대한 도전과 성공의 기회가 가을날의 낙엽처럼 훌쩍 떠나 가버린 듯한 허무감을 안겨준다.짙푸른 녹음을 자랑하던 거목이 어쩌면 생기를 잃고 삶의 내리막길, 혹은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느낌마저 준다.사추기라는 말이 불현듯 떠오른 것은 며칠 전, 남동생을 만나고 난 이후다. 동생이 늘 분주한 일상을 보내왔기에 명퇴나 퇴직은 그저 남의 이야기로만 생각했었는데 그날 만난 동생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내가 너무 그런 마음을 헤아려 주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들었다.제법 안정된 공기업 고위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동생의 삶을 크게 걱정을 해 본 적이 없었는데 동생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문득 영원불변은 없다는 말이 실감났다.동생이 말했다. 나이 55세가 되면 현재의 근무처에서 전문위원이라는 명칭으로 월급의 10프로를 감액한 금액을 받고, 아무런 직책이 없이 생활해야 한다며, 그로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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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숙 수필가
2023.06.2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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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건너 장단 평야 어디쯤이었으리일제의 공출에 가마니 짜 대느라주린 배 졸라가면서 새끼줄을 꼬던 곳손가락 핏물이 봉선화로 다시 펴도꽃물 대신 눈물 매단 물 한 사발 들이켜던내 엄마 유년 시절이 보릿고개 넘던 곳무상한 세월의 뒤안길 따라서독개다리 건너며 엄마 고향 그려 보니빈들의 망초 무리만 바람결에 날리고어스름 해넘이에 재우치는 귀갓길마음 길게 세워둔 붉노을 그 너머로엄마의 보름달 같은 얼굴 둥실 떠오네 2009년 월간 모던포엠 시 등단, 월간문학 시조 등단한국문인협회·국제펜한국본부 회원, 수원문인협회 이사대통령 표창, 수원시 문화상, 수원시 여성상, 경기문학인 대상,모던포엠문학상, 홍재문학상 수상 외시집 『오후의 한 때를 바라보다』, 『물의 독백을 적다』 어머니에 대한 속 깊은 마음을 애절하면서도 깊이 있는 시적감각으로 표현해낸 시인의 『엄마생각』 시가 오늘따라 가슴 뭉클하게 다가옵니다. 김순천 시인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자신의 마음을 갈고 닦듯 그녀의 삶마저도 내밀한 부분까지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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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천 시인
2023.06.23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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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내 기억 속에서 최고의 반려자였다.처음 그녀를 만났을 때는 스물여덟의 고운 새색시로 무척 밝고 긍정적인 사고를 지닌 직장 동료로 만났다. 그녀와 나는 정확히 12살 차이가 나는 띠동갑이었다.업무를 같이 보면서 스스럼없이 친해지게 되는 것은 오로지 그녀의 몫이었다.무슨 이유에선지 그녀는 언제나 내 곁에 있었고 나를 따르며 행복해했다. 직장에서의 속상한 일도 남편과의 다툼도 그녀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이야기를 했다. 어떤 때는 깜짝 놀랄 정도로 어떻게 이런 말까지 나에게 할 수 있을까 의아할 정도였다.그런 보이지 않는 그녀의 관심과 믿음 때문에 나는 직장생활을 아주 편안하게 우쭐거리기도 하며 몇 년을 보냈다. 누군가 응원해 주고 믿어 준다는 것은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되기 때문이었다.정말 그녀는 나에게 만큼은 속이는 게 하나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비밀스런 일들까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했다.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객관적으로 자신을 냉철하게 돌아보고 분석하며 이야기하는 그녀가 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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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2023.06.2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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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자르는 시리우스를 협상단에 참여시키게 되면 우주 전체의 대표성을 띠기 때문에 꺼렸다. 자칫 재가없이 출동하고 있는 3군단이 작전도 펴기 전에 떠들기 좋아하는 별들의 회의에 중요 안건으로 오를 수 있기 때문이었다.“장군의 심려를 덜어 주기 위함이니 믿어 주세요.”“별들의 회의에 상정하실 겁니까?” 미자르는 가능하면 협상단에 시리우스를 포함시키지 않을 생각이었다. 아직까지는 그 권한이 군단장에게 있었다.“왕자와 데네브를 구한 다음에 그렇게 할 것입니다.”“휴우, 감사합니다.” 그제서야 시리우스의 말뜻을 알아들은 미자르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은교를 꼭 구해 주세요.” 언제 깨어났는지 마리아가 시리우스에게 간절한 목소리로 부탁했다.“마리아의 간절함이 이루어지게 나도 같은 마음이 되어 줄게.” 범진이 옆에서 마리아의 손을 꼬옥 쥐어 주었다.“원장 이모, 아프지 마.” 스노가 꼬리를 흔들며 혀로 누워 있는 마리아의 얼굴을 핥았다.“교수께서 협상에 참여하시게 되면 단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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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삼 작가
2023.06.1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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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박눈돌 지난 손자 녀석이 아장아장 걸어나가하늘을 보고 손뼉을 치하얗게 웃는다처음 보는 눈이 신기했으리라내 생애 하늘에서찹쌀가루가 쏟아지기는처음이다고했으려나할머니 여기 온통 찹쌀가루여요얼른 퍼다가 호박고지 켜켜이 넣고시루 떡을 안치셔요냉동실에도 넣었다가동짓날 쟁반위에 옹심이를 만들어 팥죽도 끓이셔요아가야 너의 맑은 눈으로 보이는 건 온통 즐거운 일들 뿐이구나나의 탁한 눈으로 보는 저 흰 눈은오염된 것들을그냥 두고 볼 수 없어서잠시라도 순백으로 덮으려는신의 섭리는 아닐까한다세상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은둔 수도원의 통성 기도를 듣고겸손히 겸손히 내려 쌓이시는구나 1959년 전남 화순출생한국문인협회 회원수원문인협회 회원대한 시문학협회 이사2017 전국 예술대회 대상수상
기고ㆍ서통여론
김연화 시인
2023.06.0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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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을 주름잡는 사람의 무리정조의 효심 따라 수천 킬로 상도의 길팔달문 시장에 모인 유상들의 후예지친 백성들을 위로하는 왕 있었으니‘불취무귀(不醉無歸)’의 높은 뜻출출하거든 만두로 취(取)하고 가게가방 가득 행운만 취해서 가게딸 혼수는 비단 이불로 취하여 가게새색시 꽃단장에 쓸 분첩 취해서 가게명절 아가에게 입힐 때때옷 취하여 가게어머니께 드릴 꽃신 한 켤레 취하는 가게아버지 저녁상에 올릴 고기 한 근 취하여 가게조상님 제사상에 올릴 제물 취하는 가게튼튼한 작업복은 쌍둥이네서 취하여 가게사계절 예쁘고 멋진 옷 취하여 가게꼬불꼬불 머리 모양 취하고 가게쿵덕궁 쿵덕궁 말랑한 떡 취하여 가게말하지 않아도 눈빛으로 듣는다산에 묻고 가슴에 묻고 흐르는 구름에 묻은 말아버지 사도세자를 향한 뜨거운 빗물 한줄기가슴에 품었던 부국의 원대한 꿈지지대 고개 넘으며 풀어낸 애민세상엔 없는 것도 있을법한만물을 풍족하게 취(取)하여 귀가할 수 있는 곳팔달문 시장에는 오늘도 또 내일도 정조가 산다 1957년
기고ㆍ서통여론
이복순 시인
2023.06.0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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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이란 기쁘거나 즐거울 때 소리 내어 표현하는 것이라고 한다.옛말에도 "일소일소" "일노일노"라는 한번 웃으면 한번 젊어지고 한번 화를 내면 한번 늙어진다는 말이 있다. 또한 "소문만복래" 라 하여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이 있다. 요즘은 세상도 좋아지고 살기도 편해졌는데 암이나 그 밖에 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지금은 여러 가지 병도 웃음으로 치료하고 암도 고치기 힘들고 어렵다는데 웃음으로 60%이상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고 한다. 이렇게 병을 웃음으로 고친 사람들을 많이 찾아 볼 수 있는 게 현실이다. 병도 마음먹기에 따라 좋아질 수도 있고 웃음의 힘으로 조금씩 고쳐나갈 수 있다. 웃음은 정말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우리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직장이나 가정에서 또는 주위에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알게 모르게 인간관계가 원만하지 못해 스트레스로 인해 속병을 앓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다고 특별히 스트레스를 풀대는 없고 가슴에 쌓아두면
기고ㆍ서통여론
정다운 수필가
2023.06.0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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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양띠들은 멋진 운으로 한해가 행복하다고 동네 지인이 말을 한 적이 있다. 그 지인은 나보다 한 살이 아래인데 늘 여장군처럼 당당하고 힘이 있다. 얼굴이나 몸매는 유럽의 여자처럼 큼직하고 오똑한 콧날의 곡선은 전혀 한국사람같지 않게 높고 잘 생겼다. 그녀를 볼 때마다 하얀 피부에 멋스런 옷차림이 다른 사람들 눈에 잘 띈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나보다 나이가 어린데도 얼마나 당당하고 씩씩한지 나도 모르게 언니라고 할 정도로 주변 상식에 능하고 달변가여서 어지간한 사람은 당할 재간이 없다. 그것이 전부라면 매력이 덜 하겠지만 가끔씩 여린 구석이 있어 지나간 날들을 구수하게 풀어내며 회상을 할 때는 믿어지지 않는다. 낮은 어조로 조근조근 힘들었던 삶의 자락을 펼치곤 하는 그녀. 알고 보면 남편의 객기 덕분에 고생 꽤나 한 여인이다. 그녀의 남편은 소장사다. 막말로 정육점에 가서 미리 흥정을 하고 도살장에 있는 소를 사서 잡아 가지고 도매로 정육점에 넘기는 일을 한다. 도박도 곧잘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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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2023.06.09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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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 잠든 고요한 새벽아궁이 불 지펴 따끈한 아침상어린 자식 두 눈엔 졸음이 번지네덜커덩 경운기 밭과 논 누비고하루해 짧게만 느껴지는 일상땅거미 바라보며 집을 향했지콧물 눈물 범벅된 아이들차례대로 목욕시켜 잠자리에 눕히니둥근 달은 문 앞을 서성이고내일 일할 욕심에 반찬 만들고밀린 빨래 정리하고 하늘 보니깊은 밤 저 달은 반쯤이나 기울어졌네현실에 충실하며 살아온 시간돌아보니 그때가 행복한 날생각하니 소중한 추억이었네자연 속 풍경 같은 시절이었네 약력수원문인협회 회원 『시민문학』수필등단 『한국문학예술』시조 등단 수상 : 『새농민』수필공모 대상 사는 곳 : 수원 팔달구 세자로 방송통신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계간문예이사 시평 詩評오랜 시간을 갈고 닦아 시문詩門에 들어 온 권점늠 시인의 시는 농익은 삶의 단편을 시로 표현하는 것 같다. 그의 족적으로 보아도 수필이면 수필, 시조면 시조를 시작으로 해서 그 정점을 시로서 달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삶이란 그렇게 익어가야 한다. 나이가 들고 세
기고ㆍ서통여론
권점늠 시인
2023.06.09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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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는 데네브와 이대로 안드로메다로 돌아가도 행복하지만 그것을 선택하지 않았다. 협상 내용대로 하면 지금 당장은 이 해적별이 안전해 보일지 모르지만 우주 전쟁이 끝나면 날마다 우주의 도망자가 되어 고달프게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었다.“그건 무리한 요구일 것 같은 데요.”“어느 군단입니까?”“3군단이요.” 눈빛보석의 표정에서 잠시 구름처럼 그림자가 스쳐갔다. 3군단이 아니기를 바랐던 것이다. 다른 군단과 달리 3군단장은 아버지 친구라서 자신을 희생시켜가며 이 일을 조용히 해결하려 할 것이었다. 어려서부터 미자르 장군은 자신의 자식이나 다름없이 기드로온을 귀여워해 주었던 것이다. 이 협상은 시끄러워져야 해적별에 도움이 될 것 같기 때문이었다.‘데네브, 너의 생각은 어때?’ 눈빛보석이 은교에게 물었다.‘네 생각이 내 생각이야. 나는 너와 함께 있으면 생사도 관계없어.’ 은교는 깊은 눈빛으로 말해 주었다.■ 별똥별 부대 전화로 인질 협상이 다시 시작되었다.“별자리를 하나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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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삼 작가
2023.05.01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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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해를 훌쩍 넘긴장롱안 이불 속에는목화밭 한뙈기가 들어있고산비탈을 오르내리시던어머니의 가쁜 숨소리와새참 바구니를 넘보던고라니의 맑은 눈망울과산새들의 수다 와분첩을 열고 뽀얗게 단장한찔레꽃 무더기의 향기와꽃가루 범벅이 된벌들의 윙윙거림이 들어있다모난 데를 둥글게깎아가며 살아라타이르시며 만들어 주신초록깃이 달린 진분홍 본견이불햇볕에 버무려 뽀송히 말리면지난날이 성큼성큼 걸어 나온다 약력1959년 전남 화순 출생한국 생태 문학회이사한국문인협회 회원수원 문인협회 회원2017 전국예술대회 대상 수상 시평 詩評마음 고운 김연화 시인이 오늘은 많이 외로웠나 보다, 봄 깊어 가는 밤늦은 시간에 아직도 따스한 솜이불을 덮고자 하니. 아무리 잊으려 해도 힘들 때면 더욱 생각나는 초록깃 달린 진분홍 본견이불은 바로 어머니이신 것을. 그래서 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그 이불을 뽀송히 말려서 그리운 어머니와 함께 지내던 지난날을 성큼성큼 걸어 나오게 하려고 작정한 것이리라. 평상시 시인의 행보에서 진정 모
기고ㆍ서통여론
김연화 시인
2023.04.28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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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사월을 잔인하다 했는지?4월만 되면 “ 토머스 스턴스 엘리엇”의 황무지 첫 구절이 떠오른다.제주도 4.3사건이나 4.19혁명 그리고 9년 전 세월호 사건이 터지고는더욱더 사월만 되면 그 말이 떠오르는 것 같다.그런 사월이 올해는 적어도 내게 행복한 사월이 되었다.이유인즉 일 년 전 TV 노래 경연 프로그램에서 우연히 “박창근”이란 가수를 보게 되었고, 노래를 좋아하면서 그 가수를 마음에 품고 동생처럼 친구처럼 ‘덕질’을 하게 되면서 내 삶이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이다.그렇게 오매불망 좋아하는 가수를 지난 주말 4월15일 토요일 서울 경희대 평화의 전당 공연장에서 박창근 가수와 팬들과의 만남 “포그니 데이” 란 이벤트를 통해 가까이에서 만나보게 되었고, 팬미팅 공연을 하는 도중 갑자기 듀엣으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기회가 생겨 함께 노래를 부르는 되었는데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꿈같은 일이 이루어졌다.덕질이란 어떤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여 그와 관련된 것들을 모으거나 파고드는 행동
기고ㆍ서통여론
목경화 수필가
2023.04.28 1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