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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 바다 일렬횡대로 흰 꽃이 만발합니다 순간의 생성과 소멸 눈부셔 가슴 저린데 일시에 터진 아우성 바위 되어 섰습니다 바닷길 뭍길이던 온몸의 상처 숨기고 가슴 쩍쩍 갈라져 날 선 파도 거품 물 때 억수로 밀물 든 마음 별이 총총 박힙니다 - 1990년 경인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 - 1991년『문학예술』시 부문 신인상 당선- 1993년 『한국시조』신인상 당선- 시조집 『안개꽃 은유』 『시간의 세포』 『바람의 뼈를 읽다』 현대시조100인선 『블루 마운틴』 『돌아보면 다 꽃입니다』 『익명의 첫 숨』 총 6권- 가람시조문학상 올해의시조집상, 윤동주문학상, 한국시조시인협회상 본상, 수원예술대상, 나혜석문학상, 시조시학상 본상, 한국시학상, 수원문학작품상 수상 시평(詩評)화성시 서신면에 소재한 제부도는 제부모세라 칭하며 해마다 12월31일 해넘이 행사가 열리는 궁평낙조와 함께 화성팔경의 하나다. 제부도는 인근 육지와 연육 된 섬으로써 하루 두 번씩 바닷길이 열리고 닫히는 신비의 섬의 이미지
기고ㆍ서통여론
진순분 시인
2023.02.0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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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수도권에 연고를 두고 있는 정치인들은 GTX와 관련 하여 다양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출퇴근 교통지옥이라는 수도권에서 GTX가 통과되는 지역은 주택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며 이와 비례해서 지역의 표심도 오르기 때문이다.이와 관련하여 정부는 현재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A노선의 관통식에 이어, B노선 민자사업구간의 시행사를 정했다. C노선 역시 금년 하반기에 시행사인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실시협약을 맺고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회를 구성하여 공사에 돌입하는 등 2028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 발표가 있자 정치인들은 마치 본인들의 치적 양 과대 포장하여 여기저기 플래카드를 게시하며 성과 알리기에 바쁘다.GTX는 수도권 광역 급행 철도로써 경기도 권역을 포함한 서울특별시, 인천광역시 등 수도권의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기도가 거시적 안목으로 자체 연구 검토하고 계획한 정책으로써 경기도형 특허품이라 할 수 있다.경기도가 제안한 GTX는 2
기고ㆍ서통여론
정겸 (시인,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
2023.02.0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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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통신】 김종원 기자 =찬바람이 불고 추운 겨울철인 요즘 차가운 방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난방용품 사용이 증가하는 계절이다.또한 화목보일러는 기름이나 가스를 연료로 사용하지 않고 나무를 사용하기 때문에 연료비와 유지비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어 일반주택이나 농촌지역에서 화목보일러 사용 가구 역시 크게 늘고 있다.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다. 대부분 온도조절 자체가 없어 많은 연료를 투입할 경우 과열에 의한 복사열이 주변 가연물에 착화되는 화재 위험 요인을 많이 가지고 있다. 또한 나무가 타며 불씨가 주위 가연물에 옮겨 붙어 화재 가능성이 높아진다.화목보일러를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한 방법을 몇가지 소개한다.첫째, 보일러는 넘어지지 않도록 바닥에 고정해 설치한다. 실내에 설치할 경우 콘크리트 바닥 또는 금속 외의 불연 재료로 된 바닥 위에 설치해야 한다.둘째, 연통 안에 찌꺼기 등이 쌓이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청소한다. 보일러 연통에 남아 있는 그을음을 제거하고 타기 쉬운 천장 등에
기고ㆍ서통여론
김종원 기자
2023.02.01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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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 서울뉴스통신】 이철수 기자 =코로나19의 재기승,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금리인상과 국제유가, 대통령선거와 카타르 월드컵, 이태원참사까지 다사다난했던 2022년이 저물고 2023년 계묘년이 밝아왔다.대부분의 사람들은 예년보다 빠르게 찾아오는 구정에 신년이라는 들뜸이 얼마 지나지 않아 설날을 기다리는 설렘에 가득차 있지만, 소방관들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기간이다.명절을 맞아 귀성길에 오르는 많은 인파로 인한 각종 안전사고와 설 연휴기간에 예고된 매서운 한파로 난방용품 사용에 따른 화재위험 증가, 건조한 날씨와 성묘객들의 부주의에 의한 화재위험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생각된다.지난해 화재통계에 의하면 최근 전남에서는 주택화재 발생비율이 전년대비 507건에서 533건(5.1%)으로 증가했고, 이에 따른 인명피해(사망)도 전년대비 13명에서 22명으로 9명(69.2%) 증가하였다.인명피해 증가 원인으로는 군지역 인구 고령화가 심화되어 홀로 사는 노인 1인 가구에서 사망자
기고ㆍ서통여론
이철수 기자
2023.01.20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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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하델과 키드라 해적들이 지구를 제 집 앞마당 드나들듯하며 마음 놓고 전쟁을 벌여도 무방비 상태였던 것이 이해되었다.“이 번에는 카니스 의장님입니다.”“알았어.” 시리우스는 화상을 이동했다.“수고가 많으시오. 지금 1급 기밀 표시를 운반하러 아틀란티스 박물관장이 카노푸스와 함께 지구로 가고 있을 것이오. 협조 부탁하오.”“카노푸스가 별들의 회의에서 해야 할 일이 많을 텐데 자리를 비우니 의장님 업무가 한동안 방학을 맞이하겠군요.”“하핫, 교수가 휘두르는 비판의 칼날이 하도 깊이 파고들어 내 가슴이 몹시 아프오.” 뜨끔했는지 카니스는 멋쩍은 웃음으로 무마하려 했다.“우주 군단 출동 명령서를 재가 받으러 가야 하오. 그럼 바빠서 실례하겠소.” 화상 미팅이 종료된 후 시리우스는 눈도 깜박이지 못하고 두 주먹을 쥔 채 서 있었다.“지금 명령서를 재가 받으러 간다고? 호호호.” 그녀는 실성한 사람처럼 웃어 제쳤다. 카니스가 별들의 의장이 되는데 협조했던 지난 일이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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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삼 작가
2023.01.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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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에는 해시계가 있습니다 소중한 날에는 아침에 부스스 일어나 울지요 손잡고 걸을 때도일하거나 잠잘 때도약속 시간을 기억합니다마음의 해시계가 풀려도하루는 잘 흘러갑니다시간이 약이라지만해시계도 멈출 때가 있겠지요일상의 시계는재깍재깍 소리를 내지만해시계는 늘 두근거립니다 2015 시등단(문학바탕), 2017 수필등단(신문예) 수원문인협회, 문학과 비평, 경기수필가협회 회원,재경 문우회 부회장시집⌜달팽이 배꼽」⌜존재의 온유」 「그대에게 꽂(花)히다」 산문집⌜겨울 은사시나무」가 있음나혜석 문학상 시부문 수상(2019) 시평詩評무심코 길을 가다 누군가 조용히 다가와 함께 걷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날은 외롭지 않아서 좋습니다. 무슨 일이 있을 때면 어김없이 다가와 편을 들어 줄 것만 같은, 급하지도 느리지도 않은 모습으로 박준길 시인은 우리 회원들의 마음속에 조용히 다가옵니다. 세상 사람들이 다 박준길 시인처럼 조용하고 점잖고 이해심이 많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런 그는굳이 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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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길 시인
2023.01.13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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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미국 동부를 여행하며 워싱턴에서 알링턴 국립묘지를 참배하고 케네디의 묘와 미군의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도 다녀왔다. 그런데도 정작 대한민국 국립묘지는 참배하지 못해 죄를 지은 느낌이었다. 올림픽대로를 승용차를 몰고 지나갈 때나 지하철을 이용해 현충원 근처를 지나갈 때 바쁜 척 외면했던 내가 미웠다.케네디 묘를 참배하며/ 洙均 안희두(본인의 시)알링턴 국립묘지 무명용사 묘/ 참배하고 돌아가던 길/알링턴하우스 언덕 아래/잠시 쉬다이곳에 잠든 영혼 참 편한 것 같다/ 무심코 내뱉은 한마디가/미국의 자존심으로/미국의 영원한 불꽃으로(Eternal Flame)/자리 잡은 당신의 묘 앞에/다시 떠 올립니다/당신의 대통령 취임 연설문 일부를 쓴다.Ask not what your country can do for youAsk what you can do for your country 당신이 꿈꾸는 위대한 미래/인류의 아름다운 미래/편안하십니까?※ 안희두 제7시집에 수록 / 알링턴 국립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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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두 수원문인협회 고문
2023.01.13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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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고 있는 시인은 마음과 행동이 거의 천사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나 마음이 아름다우면 저렇게 행동을 하는지 궁금할 때가 많다. 그 시인의 행동을 보면 한 번도 상대방을 가슴 아프게 하는 일이 없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누군가 가시 같은 말로 그녀에게 표현을 해도 어느 상황에선 화를 낼 법도 한데 전혀 그런 내색이 없이 받아들인다. 얼마 전부터 그녀가 성당에를 나간다고 하며 세례를 받았다고 한다.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가 거의 동시에 돌아가시는 과정 중이었는데 죽음까지도 긍정으로 받아들이는지 아주 정성을 다 해 모시고는 성당에서 세례를 받은 것이다. 요즘은 주일이면 성당에 나가서 오가는 사람들을 위해 봉사를 한다. 시골이라 회원들이 얼마 안 되는데다 거의 노인들이라 미사 중 성서봉독도 안되어 그일 마저 도맡아 한다.그녀의 지난날은 거의 평탄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그녀는 성자처럼 행동한다.지난해에는 수해가 나서 집이 온통 물바다가 되어 안방까지 진흙으로 덮여 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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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2023.01.13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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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살을 더 먹으니 마음도 버겁고 작아져 간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세월의 무게에 대한 스스로의 책임감이라 생각된다.자신의 나잇값에 대해 사회생활에 비추어진 모습과 이런저런 연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사회적 환경이 해가 바뀐 설렘과 더불어 부담으로 다가오는 지도 모르겠다.되짚어 생각해 보면 그만큼 더 여유롭고, 마음이 가벼워 지는 것 같다.흐르는 세월에 순응하며 가진 것을 내어줄 수 있고, 비울 수 있기 때문이다.새해 여러 가지 다짐과 뜻하는 일들 그리고 계획이 있겠지만 올해는 그저 행복해지기로 마음먹었으면 좋겠다.우리는 일반적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만큼 행복할 것이라는 선입견에 익숙해져 있다.행복은 외적인 요인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생각에 있는 주관적인 것을 망각하면서 말이다.새해를 맞이하고 한 해를 살아가려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에게 처해진 환경과 어떤 일에 대한 결과보다 스스로 순응하고 인정하려는 마음가짐이라 생각된다.오스트리아의 정신의학자이자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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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의 칼럼니스트
2023.01.05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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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권을 펴내기 위해서 오랜 진통의 시간을 보냈다.그리고 그 책을 회원들의 손에 쥐어 주기까지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그날 문협에가서 배송작업을 해 놓은 봉투를 봉합하기 위해서 텅빈 문협 사무실에 혼자 앉아서 풀로 봉투를 붙이는 작업이 쉽지는 않았다.봉투에 풀이 붙지를 않아서 여러번 반복해서 풀칠을 해 보았지만 접착제는 겉돌았다. 그래서 이렇게 시간을 보내느니 우체국에 가서 천천히 봉투 봉함 작업을 계속해야겠다고 생각이 떠 올랐다.아무 생각없이 천천히 붙혀서 택시를 타고 우체국까지 책을 갖어 가면 되겠지 하고 간단하게 생각한 나의 계산과는 달랐다.138권이나 되는 책을 집에서 갖어온 커다란 비닐 봉지에 2개 분량으로 담았다. 그리고 우체국으로 이동하려고 하니 골목길에서 택시도 안 잡히고 콜 택시도 안되었다.낙심한 표정으로 전전 긍긍 하던 차에 저 멀리서 구세주 같은 빈 택시 한 대가 오고 있었다.급하게 손짓을 해서 신호을 보냈더니 점심 먹으로 가는 중이여서 안 된다고 손을 흔드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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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순례 수필가
2023.01.02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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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묵묵히 거리를 걷다보면 불현듯 세월의 소리를 듣는 시간이 있다. 아무 것도 생각지 못한 시간에 쿵쿵쿵 심장을 세차게 두드리며 다가왔다가는 슬며시 꼬리를 감추는 야릇함. 어쩌면 대상없는 그리움의 폭발인지 목마른 보헤미안의 기약 없는 외침인지 혼란스럽게 느껴지지만 삭막한 심장을 두드리는 소리는 어마어마하다. 그런 소리를 들으며 사막의 낙타처럼 외로이 걷는 길, 그 길에 어김없이 찾아오는 한 겨울의 편지 같은 눈이 새로운 시간을 맞이하며 이유 없는 폭설로 산지사방에 내려앉는 것에 대하여 묘한 쾌감을 얻는다. 그런 폭설이 잔잔한 눈가루를 뿌리고 희뿌옇게 내려오는 눈발보다 더 강열하게 와 닿는 것은 상상속의 도피일지 모르지만 폭설이라고 해서 다 나쁜 것은 아닐 것이다.눈 내리는 날 아침 창문을 열면 창밖으로 보이는 정원 위에 무차별하게 내려 앉아 버젓이 무게감을 들어내는 눈덩어리가 보인다. 문득 심술 맞고 고집스런 한 사람이 생각난다. 그도 어렸을 때는 누군가의 사랑스런 아들이고 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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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2023.01.02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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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해는 다른 여느 해 보다 다사다난 했던 것 같다. 정치적으로는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가 있었고 사회적으로는 차마 글로써 형언하기조차 어려운 대형 참사가 있었다. 그럼에도 시간은 흘러 이제 2023년 계묘(癸卯)년 토끼해가 밝았다. 토끼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이며 순하고 영리하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그러한 이유로 토끼는 달 속에서 방아를 찧는 상상의 동물로 신성시했으며 ‘토끼와 거북’, ‘토끼와 자라’ 등 구전 동화에도 자주 등장해 어린 시절 정서 함양에도 많은 도움을 주었으며, 귀가 크고 쫑긋하여 주위의 작은 소리도 잘 들을 수 있다. 이러한 연유로 남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 사람을 토끼 보다 못한 사람이라고 비유하기도 하며 현재의 정치행태가 미물의 토끼보다도 못한 불통의 국정운영과 불협화음의 정치로 치닫고 있어 올 한해가 심히 우려스럽기만 하다.이런 가운데 3년째 이어지는 코로나 상황은 세계 경제를 위축 시키고 있으며 여기에 예상치 못한 러시아와 우크라
기고ㆍ서통여론
정겸 (시인,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
2022.12.29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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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새들은 흰 뺨이란 영혼을 가졌네거미줄에 매달린 물방울에서 흰색까지 모두이 늪지에선 흔하디흔한 맑음의 비유지만또 흰색은 지느러미 달고 어디나 갸웃거리지흰뺨검둥오리가 퍼들껑 물을 박차고 비상할 때날개 소리는 내 몸속에서 먼저 들리네검은 부리의 새떼로 늪은 지금 부화 중,열 마리 스무 마리 흰뺨검둥오리가 날아오르면날개의 눈부신 흰색만으로 늪은 홀가분해져서장자를 읽지 않아도 새들은 십만 리쯤 치솟는다네흰뺨검둥오리가 떠메고 가는 것이 이 늪을 포함해서반쯤은 내 영혼이리라지금 늪은 산산조각나기 위해 팽팽한 거울,수면은 그 모든 것에 일일이 구겨지다가 반듯해지네 1955년 경북 영천출생,경북대학교를 졸업 1986년 계간 [세계의 문학]을 통해 등단, 소월시문학상과 목월문학상, 김달진문학상, 황순원 문학상 등을 수상. 『얼음시집』 『살레시오네 집』 『푸른빛과 싸우다』 『그가 내 얼굴을 만지네』 『기억들』 『진흙 얼굴』 『내간체內簡體를 얻다』 『날짜들』 『검은색』 『슬프다 풀 끗혜 이슬』 등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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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학 시인
2022.12.2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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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우스는 지구인과 처음 대화를 해 봐서 서툴렀다. 공양을 하고 가라는데 잘 알아듣지 못해 자기 말만한 것이다. 시리우스는 범진에게 엄지 손톱만한 버튼을 주고 탐사선에 올랐다.“스노야, 가자.”“에잉, 더 놀고 싶은데.”“빨리 안 갈래?” 시리우스가 재촉하는데도 스노는 법당에서 내다보고 있는 은교와 마당에 내려와 있는 범진을 번갈아 보며 아쉬워했다.“말썽부리지 말고 또 놀러와.” 범진 스님이 스노의 엉덩이를 찰싹 때려 주며 떠밀었다.■ 뿌려놓은 삶‘행복한 집’에서 미니버스가 출발하고 있었다.“지수야, 은혜하고 아이들 잘 돌보고 있어. 볼일 보고 오면 조금 늦을 거야.”“예, 이천에서 공연 요청 왔으니까 연극 연습하고 있을게요.” 마리아 원장은 등나무 아치문을 지나 동쪽으로 달렸다. 연락 줄 때까지 오지 말라고 하는데도 사흘이 멀다 하고 은교가 보고 싶어 오늘도 가고 있는 것이다. 요즘 은혜와 지수가 언니 노릇하느라 아이들을 챙기고 연극 연습도 열심히 시키고 있다.
기고ㆍ서통여론
이중삼 작가
2022.12.1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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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팽한 심증이바다의 동공을 여닫는 밤 간 곳도온 곳도 남지 않은 바다금세 사라져버린 스키드마크처럼그 흔한 주저흔조차 없다 엉킨 실타래의 끝을 찾지 못해멈칫 거린 시간들이바다의 아가리를 벌리니딸려 올라온다 일 년 같던 그 하루의 끝발버둥 친 시간만큼고단했을까한때의 번성은 어디가고헛돌다 멈춰버린 운명처럼매달려있다 업고 온 파도를한바탕 울음으로 부려놓고남자가 끝내 도피한 곳은 깊은 바닷속이었다 속없이 웃는 아이의 눈망울그 위로 겹쳐지는 맑은 웃음소리무엇이 그들을 바다로 향하게 했을까 굳게 다문 차 문을 열면천진한 어린 딸의 웃음이콸콸 쏟아져 나올 것만 같다 경기 화성 출생미래시학 등단미래시학 작가회 회원수원문인협회 회원 시평 詩評박시인의 바다에 대한 시는 강열하면서도 처절하다. 그래서 그녀의 바다는 얼마나 파도소리가 큰지 가늠할 수가 없다. 심정을 따라가 보니 주저흔조차 없을 정도라니. 그녀가 바라 본 어떤 풍경과 그 상황의 내면에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우리는 모두 알아야 한다.
기고ㆍ서통여론
박진희 시인
2022.12.1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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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천만의 가슴 속에 피는 꽃 무궁화.손대면 톡 하고 터질 것만 같은 울 밑에 봉선화.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고 마는 속절없는 사랑의 나팔꽃.낮은 수줍어 밤이 되면 피어나는 분꽃.뒷동산 보름달이 밝게 미소 지을 때 녹색 치마에 너란 저고리를 입고 나타나는 기다림의 꽃 달맞이꽃.엄동설한 칼바람 속에서 의연히 피어나는 의리의 꽃 매화.임을 따라가다 해가 지면 돌아와 임을 기다리는 해바라기꽃 등등.이렇게 꽃들은 그 꽃에 얽힌 사연도 많고 의미 또한 다양하건만 호박꽃 하면 생각나는 것이 ‘호박꽃도 꽃이더냐 쿵짜작 짝짝’구호이다. 「호박꽃은 꽃이 아니다.」라는 말인데 나는 꽃이 아닌 이 호박꽃이야말로 우리 서민을 대표하는 꽃 중의 꽃이라고 말하고 싶다. 황무지 아무 곳에서나 심어만 두면 잘 자라는 호박. 시골 두엄더미 가장자리에서, 측간 옆 울 밑에서, 돼지우리 옆에서, 호박은 두엄 냄새, 분뇨 냄새 등 온갖 역겨운 냄새를 감내해 가며 자라나 두엄더미를 덮고 담장을 덮는다.꽃은 자웅동수로 한
기고ㆍ서통여론
김수기 수필가
2022.12.16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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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지나가는 길목에는 유난히 마지막을 두껍게 채색하는 12월의 중반이 들어 있다. 씁쓸하기도 하고 차가워 보이기도 하는 12월은 우리에게 내려놓음의 암시를 은연중에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올 한 해는 보이지 않는 하늘을 바라보며 별들을 생각하고 별들에 대해서만 질문 같지 않은 질문을 해댔던 것 같다. 너무 멀어서 잡을 수 없는 별들을 왜 무시로 생각하고 따라가 보려 했는지 스스로도 모르겠으나 자꾸만 별들의 손을 잡고 싶고 만지고 싶어 한 숨을 쉴 때가 종종 있었다. 어쩌면 거꾸로 그 별들이 가깝다는 착각이 들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 별들을 손쉽게 잡을 수 있다는 엉뚱한 자신감과 어딘가로 무수히 내 닫는 별들의 욕망을 알아내고 싶은 두 가지의 마음은 늘 내 안에 도사리고 시시탐탐 애간장을 닳게 했다. 그렇게 한 해가 지나가는 마지막인 요즈음은 사실 내 안의 별들은 사라지고 그들이 보여 주었던 애잔한 불빛만 어슴푸레하게 남아있다. 살아가는 것에 대한 회의는 나락으로 빠져
기고ㆍ서통여론
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2022.12.1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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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동물 전쟁에서 대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이제 숲은 우리가 주인입니다!” 동물 연합군의 함성 소리는 천상의 찬가처럼 지상을 덮었다.“행궁 주인이신 눈빛보석 왕자님의 인사 말씀을 듣겠습니다.” 길대장이 봉수당 대청마루 단상에서 내려와 눈빛보석에게 올라가라고 정중한 예의를 갖추며 안내하는 자세를 보였다. 당황한 눈빛보석이 손을 저으며 사양했다.“눈빛보석.”, “눈빛보석.”, “눈빛보석.”궁궁이가 연호를 유도하자, 대두조가 동참했고 은바퀴와 청비둘기 한 쌍이 따라하자 수십만의 동물 연합군이 일제히 불러댔다. 눈빛보석은 하는 수 없이 단상으로 올라갔다. “우선 이번 전쟁으로 희생된 친구들을 위해 슬퍼하겠습니다.” 눈빛보석은 전쟁의 승리에 대한 축하 웃음보다 단상 아래로 눈물부터 떨구었다. 그러자 모두 숙연해지며 동료를 잃은 동물들이 여기저기서 애도하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저는 죄인입니다. 저 때문에 팔달문 친구들이 위험에 처하게 되었고, 희생된 분들이 여러분과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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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삼 작가
2022.12.0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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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맞으면 벼락이 떨어진 심장을 감싸고깨어난 새벽은 온통 검푸르다 대나무 사이로 진달래의 봄기운이새순을 앞다퉈 피워 겨울을 이겨냈지만봄은 아직 잠에서 묻혀있는 시간이다 밤의 적막이사방으로 생의 이면을 노래하다한 세상 떠난 사람들의 발길이혼령처럼 들리는 토문재에서바람부는 소리와 파도소리에깊고 갚은 장단으로 아우성 친다 해남의 흑석산과 달마산 바윗길이신라 경덕왕 일천삼백여 년 전달마고도의 산아래 사자포에 배 한척 떠 있어간사람 다시오지 않고오지 않는 사람 기다리는 여심들이속절없이 사미승과 향도들이몸을 닦고 정제한 새벽마다 노을이 아프다 달마고도의 아래 인추산에서아늑한 정적의 기운을 염원한 탓일까죽어가는 시간을 더 죽으라고 영혼가를 부른다 소가 쓰러져 울면서내는 곡조가 메아리치듯 달마산과 인추산은범이 토문재를 둘러싼 저녁마다 기도하는 여심들로황홀빛 노을을 붉게 떠오르고저만치 서 있는 쏠비치의 자태는다도해 풍경의 전설을 기억하고봄의소리 듣자니어머니 바위라는 송정리 포구에김발을 당기는 사
기고ㆍ서통여론
박병두 시인
2022.12.05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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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 아련한 어머니 손맛 대신배달의 민족이 다녀갔다어머니 지문으로 빚은 새알심불 때지 않은 빈방에서 양동이 그득 출렁이며혼자 헤벌쭉 웃고 있던…혀끝이 기억하는 맛은 아니었다그리움이라도 물컹물컹 씹어본다내일부터는 밤이 고개 수그리고봄이 한 움큼씩 수북해져나무는 눈들을 설레며 밀어올리겠다어깨가 근지러워 무작정 날아오르고 싶었던 유년의 날들은새알심 속으로 버무려지고팥죽 가게 앞줄을 선 긴 행렬은 모두날개를 사려고 몰려들었다 21년『미네르바』등단한국문인협회 회원수원문인협회 회원문학과 비평 회원한국문인협회 인성교육위원회 공로상 수상경기대사회복지대학원 시평 詩評 동지에 대한 시심은 상상의 한계가 없다. 신향순 시인이 쓴 시어들은 동지날 새처럼 비상한다. 그녀는 배달의 민족을 통해 동지를 느끼고 그리움에 물들었던 지난 날 어머니의 손맛을 기억하며 물컹물컹한 그리움을 느껴본다. 그런 내일 유년의 날들을 앞세워 버무려진 꿈들을 찾아 날개를 사려 한다. 맑고 밝은 그녀의 내일이 기다려진다. 문득 궁금
기고ㆍ서통여론
신향순 시인
2022.12.02 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