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파업 표명 유보…증원 백지화 요구
"사직·재계약 거부 공모 시 집단행동 간주"
대화 테이블 제안…증원 규모는 안 바꿀 듯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겸 투쟁위원장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기자회견장을 마치고 밖으로 나서는 모습 (2024.02.15)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겸 투쟁위원장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기자회견장을 마치고 밖으로 나서는 모습 (2024.02.15)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정부가 전공의와 의대생 등 젊은 의사들에게는 대화를 제안하는 상황에서 이번 주말까지는 의대 증원 반발 수위와 향방이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한의사협회(의협) 산하 16개 시·도의사회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앞을 포함해 전국 각지에서 15일 산발적으로 '의대 증원 반대 궐기대회'를 열 예정이다.

의협은 정부가 의대 증원을 발표한 다음날인 지난 7일 비대위 체제로 전환한 상태다.

13일부터 부산, 인천, 경기, 대구 의사회가 궐기대회를 열었고 이날은 서울을 비롯한 나머지 시·도가 집회를 개최해 의대 증원 저지를 요구할 예정이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오는 17일 제1차 비대위 회의를 열어 향후 비대위 투쟁방안과 로드맵 등을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20년 의대 증원에 반대해 대규모 집단휴진(파업)을 주도했던 전공의 단체는 당장 파업을 거론하고 있지는 않지만 비대위 체제에서 숨 고르기를 하는 모양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지난 1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의대 정원 확대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전면 백지화하라고 요구하면서도 파업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병원 단위의 집단행동도 아직은 표출되지는 않았지만 이미 물밑에서 사직서를 내거나 전공의 재계약을 맺지 않겠다는 의사, 인턴 후 레지던트에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사례 등 산발적으로 의대 증원에 항의하는 움직임은 나오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겸 투쟁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02.15)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겸 투쟁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02.15)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정부는 기성 의사들에게는 젊은 의사들의 투쟁을 부추기지 말라고 경고하는 한편, 젊은 의사들에게는 집단행동 대신 대화를 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3월 신학기 의대생들의 집단휴업 가능성에 대해서도 교육부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전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일부 전공의들이 의대 증원에 항의하는 뜻으로 사직서를 개별적으로 제출하는 사례에 대해 "개별성을 띤다고 보이지만 사전에 동료들과 상의했다면 집단 사직서로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재계약 거부 움직임에 대해서는 "수련 규칙에 1개월 전 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를 해야 하는데 2월 말~3월 초라서 '1개월 전'이라는 기간이 이미 도과했다. 병원이 수용하지 않으면 수용되지 않을 수 있다"며 "인턴을 하고 레지던트를 아예 지원을 안 하는 사례도 공모했다면 집단행동으로 간주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다른 한편으로는 젊은 의사들과의 대화 테이블을 만들어 협의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해서는 협상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필수의료 수가 집중 강화, 의료사고 법적 부담 완화 등 정부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취지를 설명하고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차원이다. 

한편 정부는 지난 6일 의대 증원을 발표 후 집단행동 및 집단행동 교사 금지명령을 내린 가운데 일선 전공의 수련병원에는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내린 상태다.

또한, 2020년처럼 전공의 파업이 현실화되면 즉시 업무개시명령을 내리기 위해 전공의들의 연락처를 수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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