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도부 ‘역풍’ 맞을까 전전긍긍, 서둘러 차단…‘구정물 공천’ 서로 삿대질
與 도태우 5·18 망언·장예찬 ‘난교 예찬’ 논란에 공천 취소
野 정봉주, 공천 취소… “발목지뢰 밟으면 목발 경품”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마무리한 여야가 ‘막말 논란’에 휩싸인 공직 후보자가 잇따라 공천 취소를 당하는 등 선거판이 ‘역대급’으로 요동치고 있다. 논란의 휩싸인 이들이 국민의 대리인으로 국회에 입성하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겠다는 분위기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마무리한 여야가 ‘막말 논란’에 휩싸인 공직 후보자가 잇따라 공천 취소를 당하는 등 선거판이 ‘역대급’으로 요동치고 있다. 논란의 휩싸인 이들이 국민의 대리인으로 국회에 입성하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겠다는 분위기다.

【서울 = 서울뉴스통신】 김부삼 기자 =4·10 총선을 앞두고 ‘막말 논란’에 휩싸인 여야의 공직 후보자가 잇따라 공천 취소를 당하는 등 선거판이 ‘역대급’으로 요동치고 있다. 여야 지도부는 일찌감치 공천 후보들 및 당 소속 의원, 관계자, 선거사무원 등에 할 것 없이 최고조에 달하는 ‘막말 경계령’을 내렸지만, ‘5·18 광주민주화운동 폄훼 발언’, ‘목발 경품’ 발언에 대한 후보자들의 거짓 사과와 논란이 이어졌다.

‘이토 히로부미 인재’, ‘난교 예찬’, ‘일제강점기 옹호’ 등 국민의힘도 문제지만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는 과거 당 소속 의원들이나 이번 총선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이 내뱉었던 상대 당을 향한 '막말 백서'라는 것까지 은근히 나도는 중이다.

국민들은 논란의 휩싸인 이들이 한결같이 “과거 한때 잘못 말한 것이다”, “다소 오해가 있었다”며 사과하고 각종 SNS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그동안 편협한 사고를 갖고 거침없이 말해왔던 이들이 국민의 대리인으로 국회에 입성하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겠다는 분위기다.

여기 더해 여야는 수일 전부터 대변인 등을 총동원해 서로를 향해 손가락질하며 ‘구정물 공천’을 했다는 등 삿대질을 해대는 모습이어서 ‘X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몰 상스러운 꼴까지 비춰주고 있다.

◆민주당, '못 함 발언' 정봉주 전격 공천 취소

민주당은 14일 밤 박성준 대변인 서면 브리핑을 통해 “서울 강북을 후보를 재추천한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재명 당 대표는 경선을 1위롤 통과한 강북을 정봉주 후보가 목함지뢰 피해 용사에 대한 거짓 사과 논란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친바 당헌·당규에 따라 해당 선거구의 민주당 후보 재추천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정봉주 교육연수원장이 8일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2대 국회의원 선거 서울시강북을 국회의원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2024.01.08. 사진=서울뉴스통신 이창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정봉주 교육연수원장이 8일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2대 국회의원 선거 서울시강북을 국회의원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2024.01.08. 사진=서울뉴스통신 이창호 기자

이재명 대표는 이날 대전 중구 민생현장에서 기자들을 만나 정 전 의원의 과거 ‘목발 경품’ 발언과 관련해 “문제의 심각성을 저도 인지하고 있다”며 “국민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도록 하겠다”고 밝혀 공천 취소를 시사했었다.

이로써 정 전 의원은 지난 11일 경선 결선에서 현역인 박용진 의원을 제치고 승리했으나 3일 만에 공천 취소 처분을 받게 됐다.

정 후보는 지난 2017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DMZ(비무장지대)에서 발목지뢰를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을 경품으로 주자’는 취지의 발언을 해 비판을 받았다.

2015년 8월 4일 경기 파주시 DMZ에서 우리 군 부사관 2명이 목함지뢰로 크게 다치는 사건이 있었음에도 이를 농담거리로 삼았기 때문이다. 정 후보는 전날인 13일 문제의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렸다.

정 후보는 “당사자께 직접 유선상으로 사과드리고 관련 영상 등을 즉시 삭제했다”며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당 장병들의 연락처를 구하지 못해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사과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피해 당사자들이 정 전 의원으로부터 사과를 받은 일이 없다고 밝히면서 거짓 사과가 드러났다. 정 전 의원은 “피해 용사들에겐 연락처를 구하지 못해 사과하지 못했다”며 “사과한 듯한 표현으로 또다시 상처를 드렸다”고 해명했다.

정 후보가 사과했다고 한 당사자는 2017년 발언 당시 정 후보를 공개 비판하고 사과를 요구한 이종명 전 자유한국당 의원이다. 이 전 의원은 2000년 DMZ 수색대장 시절 지뢰로 다리를 잃었다.

정 전 의원은 지난 1월 4일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서도 실시간 댓글 창을 확인하며 “왜냐하면 댓글을 봐야 한다. 이게 벌레가 많이 들어왔나, 진보가 많나, 보수가 많나”라고 말했다. 정 후보는 진행자가 “사람들이 말 험하게 쓰면 벌레냐. 약간 막말에 가깝다”고 지적하자 “바퀴벌레 딱 나오면 벌레가 나왔다고 하지”라고 말했다. 과거 금태섭 전 의원을 향해 욕설하며 “전국 40개 교도소 통일된 조폭이 내 나와바리(구역)”라고 말한 것도 논란이 됐다.

민주당은 정 후보가 공천 취소된 해당 선거구를 전략공천 지역으로 지정하는 그것을 검토 중인데 ‘찐명’으로 분류되는 정 전 의원의 빈자리는 같은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과 이재명 대표 대장동 사건 변호를 맡았던 조상호 변호사가 후보로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 전 의원과 경선에서 패한 뒤 재심 신청을 했던 박용진 의원은 재심 절차도 경선 절차의 일부라며 아직 강북을 경선 절차는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애초에 후보자 선정과 경선 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발생한 것”이라며 “상식에 근거해 공정하게 결정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도부를 중심으로 제3의 후보를 전략 공천하거나 복수 후보들 간 전략 경선을 치르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가운데, 박 의원에 대한 재심 결과에 따라 이른바 ‘비명횡사’ 공천이라는 당내 갈등이 다시 고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도태우 변호사가 19일 오전 국민의힘 대구시당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4월 10일에 실시되는 제22대 국회의원선거(4·10 총선) 대구 중·남구 출마를 발표하고 있다. 2023.12.19.
도태우 변호사가 19일 오전 국민의힘 대구시당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4월 10일에 실시되는 제22대 국회의원선거(4·10 총선) 대구 중·남구 출마를 발표하고 있다. 2023.12.19.

◆국민의힘도 공천 취소 사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역시 도태우 대구 중남 후보의 공천을 취소했다. 공천 자격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지 불과 하루 만이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14일 “공관위는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도 후보에 대한 공천 취소를 의결했다”며 “도 후보는 5·18 폄훼 논란으로 두 차례 사과문을 올렸지만, 이후에도 부적절한 발언이 추가로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도 후보는 지난 2019년 유튜브 방송에서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굉장히 문제가 있는 부분들이 있고, 특히 거기에는 북한 개입 여부가 문제가 된다는 것이 상식”이라고 했다.

그는 논란이 커지자 두 차례 사과문을 올렸다. 사과문에서 그는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과거의 미숙한 생각과 표현을 깊이 반성하고 바로 잡았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기재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4·19 의거의 연장선에서 5·18 민주화운동과 1987년 6월 민주화 운동으로 이어지는 대한민국 헌정사의 흐름과 의미를 확고히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도 후보의 문제 발언은 이뿐 아니었다. 도 후보는 2019년 8월 13일 태극기집회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해 “문재인의 이런 기이한 행동을 볼 때 죽으면 그만 아닌가 그런 상상을 해보게 된다”고 말한 게 뒤늦게 확인됐다. 도 후보는 또한 “뇌물 혐의가 있던 정치인은 죽음으로 영웅이 되고, 그 소속 당은 그로 인해 이익을 봤다”고도 했다. 해당 발언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공관위 측은 “공천자가 국민 정서와 보편적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사회적 물의를 빚은 경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언행을 한 경우 등에는 후보 자격 박탈을 비롯해 엄정 조치할 것을 천명한 바 있다”며 공천 취소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1일 ‘국민 눈높이’를 강조하며 도 후보 공천을 재검토하라고 공관위에 지시했다.

조수연 국민의힘 대전 서갑 후보자의 모습./사진=조수연 후보자 페이스북
조수연 국민의힘 대전 서갑 후보자의 모습./사진=조수연 후보자 페이스북

하지만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12일 밤 만장일치로 도 후보 공천을 유지하기로 했다. 도 후보가 5·18민주화운동 관련 발언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사과문을 발표했고, 후보가 되기 전 발언을 이유로 경선을 거친 후보의 공천을 취소하는 건 부담이 크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하지만 도 후보의 과거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면서 여당의 총선에는 부담이 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되자 공천을 취소하기에 이르렀다.

◆장예찬 후보도 공천 취소…위태위태한 후보들

국민의힘이 연이은 '막말 논란'에 휩싸인 장예찬 후보(부산 수영구)에 대한 공천을 취소하기로 했다.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16일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공관위는 장 후보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며 "그 결과, 장 후보는 국민 정서에 반하고 공직후보자로서 부적절한 발언이 상당수 확인됐다"고 밝혔다.

장 전 청년 최고위원은 10여 년 전 SNS에 적은 발언으로 연일 논란을 빚고 있다. ‘난교’ 발언에 이어 ‘동물병원을 폭파하고 싶다.’, ‘(서울시민) 교양 수준이 일본인 발톱의 때만큼이라도 따라갈 수 있을까 싶다’, ‘책값 아깝다고 징징거리는 대학생들이 제일 한심하다.’ 등의 거친 표현의 게시물이 계속 공개되고 있다.

그는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과거 부적절하고 정제되지 않은 표현이 있어 심려를 끼쳤다.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며 공식 사과했으나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조수연 국민의힘 대전 서구갑 국회의원 후보의 ‘일제 옹호’ 논란도 문제가 되고 있다. 조 후보는 7년 전인 지난 2017년 8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백성들은 봉건적 조선 지배를 받는 것보다 일제강점기에 더 살기 좋았을지 모른다’는 글을 작성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

광복회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일제시대가 더 좋았을지 모른다’는 국민의힘 대전 서구갑 후보의 망언 수준의 글이 있었다는 뉴스를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의 대표가 되겠다는 자가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고통을 ‘생선’으로 비하하고, 뉴라이트의 친일 식민사관과 식민 지배의 정당성 주장을 넘어 일본을 대변하고 옹호하는 글은 일본 극우세력의 망언에 가까워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며 “이 같은 역사의식이 보도에서처럼 사실이라면 우리는 조 후보가 국민의 대표에 뽑히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공관위는 ‘돈 봉투 수수 의혹’이 제기된 정우택 의원의 충북 청주 상당 공천도 14일 취소했다.

공관위는 정 의원이 낙마한 청주 상당에 서승우 전 충청북도 행정부지사를 우선 추천하기로 하고, 비상대책위원회에 재의결을 건의하기로 했다.

앞서 서 전 부지사는 청주청원 경선에 참여했다가 고배를 마셨습니다.

공관위는 “정 후보에 대한 불미스러운 상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국민의힘이 강조해 온 국민 눈높이 및 도덕성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사안으로 판단했다”고 공천 취소 이유를 설명했다.

‘돈 봉투 수수’ 의혹은 정 의원이 한 남성으로부터 흰 봉투를 받아 주머니에 넣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이 지난달 중순 한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불거졌다.

정 의원에게 돈 봉투를 건넨 것으로 지목된 카페업자 A 씨의 변호인은 “A 씨가 돈 봉투를 직접 건넸고 돌려받지 못했다”고 밝혔으나, 정 의원은 CCTV에서 벗어난 장소에서 봉투 속 내용물은 확인해보지도 않고 곧바로 돌려줬다며 총선을 겨냥한 흑색선전이라고 주장해 왔다.

공관위의 이 같은 결정에 정 의원은 15일 입장문을 내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김대업식 선거방해 정치공작에 의한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천 취소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정치공작에 의한 억울한 인격 살인 피해자에게 공천 취소까지 해서 되겠느냐. 정치공작에 의한 의혹만을 가지고 후보 취소 결정까지 이르는 것은 무리하며, 민주주의에 반하는 일”이라고 항의했다.

그는 “중요한 선거 때마다 벌였던 추악한 정치공작의 결말이 어땠냐”며 “그렇게 당하고도 선거방해 정치공작에 또 당해서야 되겠나. 선거철 정치공작과 악의적 언론 보도들에 휘둘려 당 후보들을 쳐내서야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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