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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밀 표시백구는 한 번의 가벼운 점프로 팔달문 지붕 위에 올라섰다. 개가 가지는 본능으로 혹시 뒤따라 온 수상한 자가 없는 지 주변을 살핀 다음 공중회전하여 대청마루에 사뿐히 착지했다. 백구 스스로도 자신의 몸이 해 내는 능력에 놀라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한밤중이라 동물 친구들은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요즘은 야행성 친구들도 밤잠 자는 것을 더 좋아했다.원래는 야행성 동물은 없었는지 모른다. 먹고 사는 일이 어려워 낮과 밤을 바꿔 몰래 먹이를 구하러 다니다 보니 그리 되었을 것이다.백구는 아직 식구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내 집처럼 드나들고 있었다. 친구들의 가장 왼쪽에서 자고 있는 눈빛보석 옆으로 가서 엎드렸다.“만나고 왔어?”“응, 이야기 전달했어.”눈만 감고 누워 있던 눈빛보석이 나직한 소리로 묻자 백구가 대답했다.“다른 얘기는?”“팔달산에도 우주 해적들이 모여 있다고 했어.”눈빛보석이 놀라는 듯 눈을 떴다.“음냐음냐, 누가 잠 안 자고 떠드는 거야
기고ㆍ서통여론
이중삼 작가
2022.05.3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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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까지 가야 알 수 있는 인생길에서거짓 없고 거저 주는 어진 자연 속에깊고 넓은 바다와 우거진 산이 만든터가 문화를 빚어내고 있다 해남 바다가 심호흡해서 토한 파도가 깊은 내면을우거진 산이 마르지 않는 파릇한 영감을큰 뜻을 품은 한옥에 채워준다 사계 속에 펼쳐지는 파노라마가글과 필름과 그림에 녹아들어창작이 해풍에 실려 하늘로 날아오른다 사철 푸른 소나무에 둥지를 튼 새들이 알을 낳고새소리 솔향기에 취한 한옥밤낮없이 글을 토해낸다 새들의 기둥과 대들보가 된 한옥에 햇살이 비쳐용마루가 반짝서까래가 부채질해문살이 씨실과 날실이 되어툇마루에 플롯을 짠다 송종포구를 바라보는 정자에 꽃이 만발하고따뜻한 사람 냄새가 풍긴다 김명석 시인1961년 서울 출생했다. 기독교문예 단편소설과 시가 당선되면서 문단에 나왔다. 한국기독교작가협회와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시집 , , 장편소설 , , , 단편소설
기고ㆍ서통여론
김명석 시인
2022.05.30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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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 이삭이 팰 무렵이면내 고향 금산 마을 들판은연분홍 양탄자를 펼쳐놓는 듯 논두렁 밭두렁두렁두렁마다화사하게 피어나는 연분홍 자운영꽃 종달새 높이 떠 노래 부르고보리밭 사잇길 싸돌아다니며버들피리 불던 그때 그 시절 보리밥에 된장쑥국 보리개떡에세상은 무척 살기 힘들었어도살만 했었지 봄비 한 줌 내려오다 그치면들판은 온통 눈부시게 빛났었지 보랏빛 자운영꽃이 들판을 가득 채우면송아지 망아지들도 아이 좋아라이리 뛰고 저리 뛰어 다녔었지 옥양목같은 고운 실바람이자운영꽃을 향해 눈인사를 보내면여기저기 목련화도 복사꽃도수줍은 진달래꽃도월랑산 골짜기마다 피어났었지 그때 그 시절엔 그랬었지 시평(詩評)사람을 좋아하는 김수기 시인이 봄을 제대로 만났다. 그 감흥에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자연풍경에 담아 시 한 편 곱게 썼다. 사람이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인생을 관조하게 된다는데, 막걸리를 좋아하는 김시인은 고향을 정녕 잊지 못 하나 보다. 아니 가슴에 품고 산다. 그런 김시인은
기고ㆍ서통여론
김수기 시인
2022.05.30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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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사마천司馬遷(BC145-85)의 「사기史記」를 보았다.잘 알다시피 「사기」는 중국의 상고 시기부터 2세기 사마천 자신이 살았던 시대까지 기록한 역사서를 말한다. 즉 고대 황제黃帝 시대부터 한나라 무제武帝까지 고대사를 기록해 놓은 책이다. 당시의 음악 문학 철학 점술 천문 의학 등 인간과 관련되고, 인간을 둘러싼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서양에서는 헤로도토스herodotus(BC 484-430)가 그리스 로마 역사 기술의 전범을 보여 주었다면, 동양에서는 사마천이 동양의 역사의 기술 전범으로 불리어진다.이 책에서 여러 가지 내용이 나온다. 중국 외에 다른 나라의 내용도 담고 있다. 또한 사마천의 안목과 예리한 통찰력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후세에 문학이면 문학, 희곡이면 희곡, 등에 영향을 끼쳤고. 한국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권에서는 사기의 영향이 미쳤다. 자신의 비참함을 역사 기술이라는 것으로 승화시킨 의지도 대단하다. 사기가 가지는 최고의 가치는 ‘인간의 본질’에 대한
기고ㆍ서통여론
장진 소설가
2022.05.30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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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협회회원이 까페를 차렸다고 인사를 가잔다.가까운 지인이 까페를 차리는 것은 처음이라 내심 궁금한 것이 많아졌다. 어떻게 그녀는 시작을 하고 있을까. 마음걱정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그녀는 어떻게 처음을 시작할지 별별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어디에 어떤 규모로 차렸을까, 현대적인 감각으로 시크하게, 아니면 복고풍으로, 궁금해서 물어보니 오래 된 까페를 리모델링해서 시작한단다. 전기에 대해서 잘 아는 회원이 음악을 깔아 주고 선 정리도 하면서 하루 종일 음악이 흘러 너무 좋다고도 한다.알고 보면 주변에는 좋은 사람들이 많다. 까탈스런 사람들도 있지만 그 마음을 잘 들여다 보면 이해가 가는 일이 많고 이유가 분명히 있다. 전기 선정리를 해 준 회원은 어디서나 묵묵히 도움을 주고 잘 살펴 주기 때문에 이번에도 까페 준비작업을 잘 도와 주었으리라 생각이 된다. 얼른 가 보고 싶었지만 일상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차일피일 미루다 한 달이 훌쩍 넘어서야 몇몇 회원들과 함께
기고ㆍ서통여론
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2022.05.30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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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 있는 1급 기밀 표시를 반드시 보호하라는 성체 성운의 특별 지시가 있었소.”카니스도 알마크가 말하고 있는 내용의 공문을 성체 성운으로부터 받았기 때문에 잘 알고 있다.“그들이 출몰할 때마다 같은 내용으로 받은 공문이지요. 30년 동안 우주의 안전에 별문제를 일으키지 않은 것으로 압니다만.”“이보시오, 의장! 30년 동안 그들의 세력이 얼마나 커졌는지 아시오? 내가 매년 오르트를 정벌해야 한다고 안건을 올릴 때마다 별들의 회의에서 문구만 따지고 통과시키지 않아 그들을 호랑이로 키워 놓았소. 이제 그들이 전면전으로 나온다면 우리의 정예군 5개 군단으로도 막지 못하오.”지구나 우주나 풍선 효과는 똑같았다. 상대가 커질 때는 우리에게 문제가 있어서 그쪽이 커진다는 것인데 개선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대총독! 우주 군단 총사령관께서 말씀이 지나치십니다. 별들의 회의에서 난 결정을 모독하면 탄핵된다는 거 모르시오?”모든 것에서 무관심한 카니스도 이번에는 가만
기고ㆍ서통여론
이중삼 작가
2022.05.16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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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유선방송 채널에서 ‘전원일기’를 재방영하고 있다. 방영 채널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시청자가 많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전원일기’는 우리나라 최장수 드라마다. 무려 22년 동안에 1088회나 방송했다. 그때 대다수 국민이 즐겨 보았던 역작이라서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소설이나 드라마. 영화 등 대중예술은 현실의 문제를 주로 다룬다. 주제와 소재로 삼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사회. 정치. 경제 상황 그리고 사람들의 관념이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예술작품을 통해 당시의 상황을 되짚어 살필 수도 있다. 물론 현실과 동떨어진 공상의 세계를 다루는 작품도 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그 공상의 세계도 당시의 시대 상황이 알게 모르게 배어 있는 경우가 허다하므로 따로 생각할 것이 없다.전원일기는 농촌 현실을 정면으로 다루었다. 대한민국의 80. 90년대 농촌을 관통해 놓았다. 지금의 시각으로도 작품의 힘을 크게 느낀다. 처음 보는 드라마처럼 흥미롭다. 공감과 감동이 일어나 극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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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수 소설가
2022.05.1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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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든 곳을 떠난다는 것은언제나 허전한 동쪽의 저기압남아 있는 사람들의 배웅을뒤로한채 떠나기에미련의 기압골은 서쪽의 고기압바람이 분다서고 동저의 기압골 사이에서마주보는 아쉬움으로세월의 길이로 만들어진 바람등을 돌려도 목을 움추려도스며드는 바람엔 속수무책 떠난다는 것은일렁이는 파도바람이 없어도끝없이 밀려오는 파도파도를 타며 생긴 주름진 얼굴포말에 파도가 사라져도허공에 바람이 침묵해도주름진 얼굴은바람따라 울고 웃고 정든곳을 떠난다는 것은마음을 비운 시간들이다시파도로 일렁거려밤새 뒤척이며 꾸었던잊어야 하는 꿈 시평(詩評)시인이란 시를 읽은 누군가에 의해서 알려지는 사람이다. 아름다운 꽃을 보고 감탄을 하며 그 꽃에 대한 기억을 평생 가지고 있듯이 누군가에 의해 시에 대한 감동을 비로소 발견되게 하는 사람이다. 수많은 시를 접하고 읽어도 여러 감정에 의해 시의 평가는 독자로 인해 판명이 된다. 최지윤 시인은 정든 곳을 떠난다는 상황에 대해 여러 감각적 절제된 시어로 독자를 향해 무언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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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윤 시인
2022.05.16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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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 편이라도 읽으면 삶이 눈부시고 따뜻해진다. 굳이 시를 읽어야 하나. 아무리 급변하는 날들이라도 시적 순간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필자의 편견인지 모르겠지만 오늘날 대다수 한국인은 ‘시 없는 삶’을 살고 있지 않은가. 일상생활 속에서 시적 감상을 간직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 땅의 현실은 너무도 각박하다. 또 참담하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우리나라에 시인으로 불리는 사람은 1만 명이 훨씬 넘는다. 여전히 시가 살아 있는 문학 장르로 여겨져 시집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상당수의 시인 지망생이 존재한다. 과연 시가 살아 있는 예술일까. 시가 일부 특수한 전문가에만 통용되는 구(舊)예술의 잔존물이 아니다.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의 보편적 관심사를 생기 있게 표현하는 예술임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어야 한다. 인간이 시를 잃어버리고 시가 독자를 잃어버린 현실은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시와 인간이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은 시가 제대로 사는 길이다. 현대사회에 미만(未滿)해 있는 비인간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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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김훈동 칼럼 시인·전 경기적십자사 회장
2022.05.16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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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듬성듬성 얼룩 진 들판에 나붓나붓 피어나고 있는 아기 꽃들의 해마중이 분주한 봄이다. 여기저기 산들에는 이미 초입의 봄을 떠나기 위해 더욱 보이지 않는 아우성이 물씬 느껴진다. 먼 산등성이로 연두색 몽글한 번짐이 깊어가는 걸 어쩌지 못해 하늘빛은 근심 투성이인 채광으로 표정이 밝지 않다.바람이 불어오는지 숲 사이 얼핏 보이는 덜 진한 진달래의 꽃잎이 애처로운 얼굴로 지난 시간을 그리워하듯 파들거린다.이런 시간 심령스런 한 사내가 주술 깃든 피리를 들고 행궁동 길을 휘적휘적 나타났다. 그의 눈썹은 빳빳하고 그의 눈빛은 서기가 서려 아무나 바라보지 못할 정도로 눈부시다. 누군가를 위해 준비한 사람처럼 오랜 시간의 흔적 뒤에 숨어 있는 음률을 기억해 내어 듣고 싶은 사람의 심장을 후려치는 감동을 준비하고 있다는 듯 표정이 비장하다. 그 비장한 마음은 보통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순진한 여류시인은 이미 그의 말에 녹아서 한순간의 해찰도 없이 그의 일거수 일투족에 빠져들었다.“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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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2022.05.1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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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 초등학교 운동장이 년 여의 긴 시간거리두기로 텅 비었던 놀이기구들 며칠 전부터멈춰 선 시간들이 깨어난 듯아이들이 시간마다시소에 앉아 키만큼 오르내리고그네에 올라 하늘 높이 나는가 하면키가 다른 철봉을 오가며 매달렸다가조르륵 미끄럼틀에 미끄러지는하늘빛이 찬란한 자유로움 마스크에 표정이 가려진 채이름을 부르는 아이들의 뒤섞인 목소리파랗게 피어나는 나뭇잎처럼웃음꽃 마주 핀 표정들을 그려보네. 이철수 시인전북군산출생,《문학공간》시 등단 시집『노을 앞에 서면』외 1권 ,공저『자전거를 타고 온 봄』외 다수, 문학공간 신인상, 경기도문학상, 수원문학인상, 수원문인협회 사무국장, 시샘문학회회장, 정조대왕 문화진흥원 교육연구소 실장 등 역임
기고ㆍ서통여론
이철수 시인
2022.05.02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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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역 4번 출구는 서울에서 수원으로 가는 버스 타는 곳이다. 지상으로 올라가는 계단 밑에 한 젊은 외국인이 종이박스에 무언가를 적은 팻말을 앞에 두고 앉아있다. 누군가가 사정을 알고 써준 듯 도움을 요청하는 문구다. 지갑을 잃어버려 돌아갈 수 없으니 도와 달라는 내용이었다. 말이 안 통하는 나라에서 황당했을 그 청년을 지나칠 수 없어 5천원을 모금한 가방에 넣었다. 천 원, 오천 원, 만 원 권을 보니 세상 사람이 다 나쁘진 않아 그 사람에게 말하는 듯 보였다. 정말 그 남자가 고국으로 잘 돌아가길 바라는 따듯하고 소중한 베풂 같았다. 내 옆으로 긴 머리를 한 아가씨가 지갑을 여는 걸 보고 버스를 타려고 나왔다.나오는데 뭔가 마음 한구석 짠해지는 건 뭘까. 이역만리 타국에서 갈 길을 잃은 나와 여행을 즐기는 딸을 대입시켜 본다. 역지사지가 된다. 나라면 딸이라면, 또 본가 미국을 놔두고 한국에 살고 있는 우리 사위를 생각하게까지 했다. 느닷없이 당한 일에 말이 안통해서 겪게 될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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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숙경 수필가
2022.05.0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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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내 매점에서 우연히 널 보았어그윽한 커피 향기 한가득 품고 앉아 빈자리바라보고는눈길 한번 주었지 나이는 먹어가도 감성은 소년이라수줍어 돌아서듯 외면하고 말았는데 실은 나커피 못 마셔그래도 네 꿈 응원할게 시평(詩評)시조시인의 시에는 자기 표현력이 주관적이지만 젊은 작가들이 본 받을 만한 독특한 진실성이 담겨 있다. 분명히 다른 작가들과 남다른 면이 있다. 그래서 시인을 바라보는 눈길에는 생기가 솟아난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요즈음 「나 커피 못 마셔」라고 당당하게 말 할 수 있는 자세 또한 바람직하다. 꿈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잘 가는 커피전문점은 남다를 것이다. 잘 못 마시는 커피지만 대화가 필요하고 마음을 함께 나누고 싶을 때는 커피향만 마시며 그 자리에 있을 수 있다. 사람이니까. 그런 커피점 어디 없을까. 아마도 시인은 시로서 그 갈증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겠지만, 현실 속에서 자신보다는 타인에 대한 배려로 꿈을 볶는 커피점의 무한행복을 기대하고 싶은 것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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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석 시조시인
2022.05.02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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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드라가 답답해하자, 부하가 느긋하게 말했다.“에잇, 퍽퍽!” 키드라는 부관을 발로 짓밟다시피 폭력을 휘둘렀다.“이걸 참모라고. 야 임마, 데네브라는 가시내를 먼저 잡아오면 일석이조라는 거 몰라!” 키드라의 음모는 데네브를 납치하면 기드로온이 제발로 찾아올 것이고, 몸값을 더 올려 거래할 수 있다고 판단했던 것이다.“더 알아본 거 없어?”“그 가시내에 대한 낡은 정보가 하나 있는데 지구 햇수로 12년인가 13년 전쯤 어느 고아원 앞에 애기로 버려졌다는 얘기가 있습니다만.”“얼씨구, 미친 놈. 12년이면 12년이고, 13년이면 13년이지 무슨 정보가 그래. 당장 여섯그만에게 알아보라고 해.” 여섯그만은 수리부엉이를 말하는 것이었다. 수리부엉이의 정보 능력은 쓸만한데 셈이 어두워 여섯을 넘으면 “그만!” 하고 말해 붙여진 별명이었다. 키드라의 명령은 곧바로 수원 팔달산 동굴로 전달되었다.“고아원의 기록을 빼내는 일이 먼저인데.” 애꾸눈 수리부엉이는 묘안을 찾지 못해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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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삼 작가
2022.05.02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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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완연한 어느 날 아는 지인이 두릅을 몇 박스 들고 와 이야기를 꺼내 놓는다. 얼마 전부터 목회활동을 하는 그는 수려한 용모에 언변 또한 남달라 대화 중에 매료되는 사람들이 많다. 그는 조목조목 정확한 표현과 분명한 의사표현을 함께 섞으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맛깔스럽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 특징이다. 오늘도 그는 두릅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 놓으며 농사법부터 먹는 이야기, 농협수매과정까지 살고 있는 지역에서의 생활을 한바탕 엮어낸다. 지인은 어릴 적 도련님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귀한 집의 자손으로 대우를 받았다고 한다. 그런 그가 외지생활을 하다가 고향으로 돌아와 거친 두릅을 자르고 고구마를 키우고 채소를 기른다고 했다. 소문을 들은 그의 친척들은 믿지 않는 분위기였다. 그런 그가 일 년도 안돼서 마을 주민들에게 농사법을 거꾸로 가르치고 있으니 그의 감각은 남다르다.본인이 점심을 대접하겠다고 하며 냄비대신 커피포트에 물을 끓이고 두릅의 밑둥부터 세워 시간까지 정확하게 가늠하여 삶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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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문인협회장 정명희
2022.05.02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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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미래 이동백4차선 도로를유유히 횡단하고 있다손수레 파지 누런 중앙선을 넘는다몸이 확 접힌 채수레 손잡이에 매달려 가는 노인애벌레 같다등과 배를 비틀며감옥 쇠창살 같은 손잡이에서빠져나오려고 발버둥 친다주름투성이 저 몸뚱아리허공으로 들릴 듯높다랗게 쌓아 올린우뚝한 파지의 탑아슬아슬한 저 고치집 이동백 시인1955년 경북 경산에서 출생. 영남대학교 약학대학 졸업.1996년 월간 《현대시》로 등단.2004년 시집 『수평선에 입맞추다』, 2017년 시집 『대구선』 시평(詩評)오월이다. 사방의 산을 둘러보아도 울울창창(鬱鬱蒼蒼) 신록의 계절이다.푸른색으로 채색된 숲의 나무들, 우리 인간에는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한때 푸른 기운으로 가득한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푸른 기운은 항상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흐르면 점차 탈색이 되는 것이다.이 시에 등장하는 ‘수레 손잡이에 매달러 가는 노인’은어쩌면 나의 미래일수도 있다. 어쩌면 나만이 아닌 대다수 인간 모두의 미래가
기고ㆍ서통여론
이동백 시인
2022.05.0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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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 서울뉴스통신】 박정진 기자 =장흥군 관산읍은 역사와 유서가 깊은 고을이다. 고려 인종4년, 공예태후 임씨의 고향으로서 정안현에서 장흥부로 승격되었고, 이 때 ‘길게 흥할 지역’이라는 뜻의 지명을 하사받았다. 이후 인종6년(1265) 회주목으로 승격되어 45년 동안 목사고을로 장흥의 행정중심지(치소) 역할을 해왔다. 태조원년(1392) 왜구침입 등으로 행정중심지가 장흥읍으로 옮겨질 때까지 관산은 장흥의 중심이었다.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각종 행사가 취소되고, 가족, 이웃들과도 얼굴보기 힘든 시간들을 보내왔다. 드디어 4월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되었다. 그동안 코로나 19로 인해 지역경제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끝없이 인내해 주시면서 그간의 거리두기 수칙을 잘 지켜주신 읍민 한 분 한 분 애써주신 노고에 감사드린다. 더불어 코로나19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축제, 전시회 등을 통해 북적거리는 관산을 만들어 주신 분들께도 고마움을 전한다.첫
기고ㆍ서통여론
박정진 기자
2022.04.28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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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 서울뉴스통신】 이철수 기자 =모든 범죄가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아픈 상처를 남기며 그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악랄한 범죄 하나를 뽑으라면 피해자들의 궁핍한 사정을 이용하는 보이스 피싱 범죄(전화금융사기)가 아닐까 싶다.보이스 피싱(voice phshing)이란? 목소리·음성 voice와 개인정보 private date와 낚시 fishing의 합성어인 피싱(phishing)의 합성어로 전화를 이용하여 불법적으로 개인정보를 알아낸 뒤 이를 범죄에 이용하는 전화금융사기 수법을 뜻한다.경찰청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범죄는 최근 3년간 2019년 37,667건, 2020년 31,681건, 2021년 30,982건으로 줄어드는 추세인 반면에 그 피해액은 2019년 6,398억원에서 2021년 7,744억원으로 늘어 그 피해는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이러한 보이스 피싱범죄의 유형을 살펴보면, 과거 전화를 이용하여 사람의 울음소리를 들려주며 “지금 자녀를
기고ㆍ서통여론
이철수 기자
2022.04.27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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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 서울뉴스통신】 이철수 기자 =해양 레포츠, 관광객 등 해양 활동 인구가 늘어나고 더불어 해상교통량 또한 증가하고 있는 만큼 현대사회의 해양환경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한정된 육상 자원에 비해 해저 광물 자원을 비롯한 해양 동력자원이 매우 풍부하다.특히 여수해역은 리아스식 해안을 중심으로 어족자원이 풍부하고 어장 및 양식장이 다수 분포해 있으며 순천만, 가막만, 득량만 등이 해양 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세계적으로도 관심이 높은 지역이다.이렇게 무한한 자원의 보고(寶庫)로 인식되는 바다는 생활 쓰레기, 오·폐수, 폐어구, 기름 등으로 해양오염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어 안타까운 현실이다.여수·광양항은 주요 산업시설과 석유정제공장 및 저장시설 등 대단위 공업단지가 분포되어 대형 유조선을 비롯한 화물선의 입·출항이 잦아 다른 지역보다 대량의 기름 및 위험유해물질의 대형 해양오염사고 발생 가능성이 많은 지역이다.여수지역 대표적인 해양오염
기고ㆍ서통여론
이철수 기자
2022.04.20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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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어머니방에 침대를 들였습니다닳아버린 세월이 침대 위에서 기다립니다이때쯤이면 방안 가득웃음과 고단함이 활개를 폈다고벽에 걸린 가족사진이 쓸쓸하게 입맛을 다십니다명절증후군의 치료제는 코로나입니다육남매큰며느리는 혼자서 즐겁게 부엌을 요리합니다그냥 대강 먹자고 지친 세월이 말합니다준비도 없이 침대는 이야기보따리를 끌렀습니다쓰라린 먼 기억 저편에서“홀시어머니께서 장가든 아들을 끼고 잠을 잤네. 내일 군대 갈 남편을 내주지 않았어. 그런데도 메주가 재주를 부려서 아들딸 여섯이나 낳았제”주름진 얼굴이 홍당무가 되었습니다침대가 손뼉을 치고 방안의 공기는 자지러집니다올 명절에는 푸짐하게 마음을 나눠 먹었습니다 시평(詩評)박경희 시인은 마음이 진정한 시인이다. 긍정의 마인드가 그녀를 아름다운 시인으로 만드는 것 같다. 함께 일을 하다보면 서글서글한 행동과 말이 주변사람에게 큰 시너지를 안겨준다. 마치 사람으로서 살아있음에 활력을 주는 생동감의 원천수를 마시는 것 같다. 그런 그녀가 집에서는 편찮
기고ㆍ서통여론
박경희 시인
2022.04.18 1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