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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나뭇가지 사이로 올려다보는 하늘이 어둠침침하다. 이미 바람은 깃을 세우고 회전그네를 탈 준비를 끝냈는지 이리저리 시운전 중이다. 멀리서 생솔 타는 냄새가 끊어졌다 이어졌다 코끝을 간지럽힌다. 그 날 집에선 구들이 따스하게 온기를 데우고 들리지 않는 허리를 끌어당기고 있었다. 아비는 기침소리로 방마다 아침이 오는 안부를 전하고 계셨다. 힘껏 눈꺼풀을 밀어 올려 문틈사이로 아버지의 모습을 읽었다."아니 벌써 ..."오늘 따라 아비는 가부좌를 트시고 수묵화에 빠져 계신다. 갑자기 나가서 아비의 그림에 무엇이 담겨지는지 궁금해지기 시
기고ㆍ서통여론
정명희 수원문인협회장
2021.12.06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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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통신】 구봉회 기자 =최근 넷플릭스에서 1위를 차지했던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인 한류 열풍을 일으키며 K-콘텐츠의 우수성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나라 중·장년층 이상이면 누구나 동네 골목길에서 어릴적에 친구들과 해봤던 소꿉놀이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게임, 줄다리기, 구슬치기, 딱지치기, 드라마의 제목인 오징어 게임 등의 놀이를 드라마 소재로 활용한 점과 세계인들이 우리나라 전통 놀이문화를 따라 하는 모습에 새삼 놀랍고 자랑스러웠다.K-콘텐츠의 자랑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
기고ㆍ서통여론
구봉회 기자
2021.11.29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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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통신】 구봉회 기자 =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대다수 국민들 정서적, 경제적 타격 입어...약 2년 전에 발발한 코로나19는 우리의 삶을 거의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그간 우리에게 너무 당연한 것들을 마음껏 누릴 수 없게 되었다. 매일같이 보던 만남에 제약이 생겼고, 거리도 어느새 적막해져 있었다. 사적 모임은 제한되어 많은 사람이 불편함을 느꼈고 더 나아가서는 정서적인 유대감이 결핍되기도 했다. 이렇게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나며, 우울증을 뜻하는 ‘Blue’가 합쳐진 ‘코로나
기고ㆍ서통여론
구봉회 기자
2021.11.25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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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n말조차 안 나올 정도로 기절할 만큼 놀라게 하는 거예요. 미국에서 본 stunning news (할 말을 잃게 만들 정도로 놀라운 뉴스)를 들려 줄게요. 아이들이 물에 젖은 고양이를 말리기 위해 전자레인지에 넣고 데우기 버튼을 눌렀다고 해요. 아이들은 젖은 고양이를 잘 말려 주고 싶었겠지만 불쌍하게도 그 고양이는 죽고 말았어요. 여러분이 부모라면 이 상황을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일 것 같아요? 어느 정도 진정되고 사태 파악이 될 때까지 그저 어안이 벙벙해서 아무 말도 안 나오겠죠 이런 게 바로 stun이에요. 뉴스에서도 ‘할
기고ㆍ서통여론
서울뉴스통신 편집국
2021.11.24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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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침을 꼴깍 삼키며 다음 동작을 기다리는데 “어느 토끼를 잡을까?” 하고 호랑이가 대사를 했다. 지금껏 어느 것도 대사가 없었다. 단상 아래에서 은교가 마리아 원장에게 눈짓을 했다. 마리아 원장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안고 있던 막내에게 사냥꾼 그림판을 등에 걸쳐 주고 무대로 올려 보냈다.“빵, 빵. 빵야!”막내는 아장아장 걸어가며 사냥꾼처럼 호랑이를 손가락으로 쏘아댔다. 호랑이는 쩔쩔매며 총에 맞은 시늉을 했다.“쓰러져라.”구경하는 신자 중에 웃으며 소리치는 사람이 있었다. 하는 수없이 호랑이는 무대 바닥에
기고ㆍ서통여론
이중삼 작가
2021.11.22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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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주차장에 차를 대고 아파트 입구에 섰다. 순간 멈칫했다. 매일 한 차례는 드나드는 문이다. 내가 사는 이 아파트는 입구에서 7자리 숫자를 입력해야 문이 열린다. 잠시 멈춘 이유는 잠깐 머릿속이 복잡해서이다. 그래서 그런지 처음 입력에 실패했다. 게다가 숫자판이 허리춤에 있어 안경을 안 쓰거나 날이 흐린 경우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물론 아이들을 배려해서 허리께 높이에 설치했을 것이다. 터치 카드가 있기는 하다. 잃어버리기도 했지만 가지고 다니는 것을 워낙 싫어하다보니 카드를 잘 안 가지고 다닌다. 마침 나오는 이가 있어 쉽게
기고ㆍ서통여론
서순석 시조시인
2021.11.22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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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도는 그 자체로 독자적인 세계이다그림자 없는 오솔길을 걸으며우리는 가끔 허공을 응시한다머리 위에는 소리 없는 깃털들이출구 없는 소실점을 향하고발밑을 내려다보며 걷던 가슴이 문득 울고 있는 것 같다이 세상에 없는 세계의 가능성을 읽을 수 없어서 일 것이다꽃 한 송이 지지 않는 세계에어떻게 다다를 수 있단 말인가그리운 것들은 모두 세상 저편에 있다시커먼 파도를 타고 출항을 예고하는 뱃고동 소리가사라지는 수평선에 파랑을 일으키며이 세상에 없는 사랑을 손짓한다김구슬 시인55년 경남 진해 출생고려대학교 대학원 영문과 문학박사미국 UCLA
기고ㆍ서통여론
김구슬 시인
2021.11.2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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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겨울 건너오듯천천히 우려내면 거기, 메마른 삶젖어드는 단비처럼 해맑게꽃잎 피는 소리귀 한 촉 내민다황병숙 시조시인2016년 한국문단 창조문학신문 시조 장원2017년 열린시학 한국동시조 등단 열린시학회, 두레문학, 우리 시(詩), 한국문인선교회 활동한국문인협회 수원지부 회원별빛문학회 시부문 우수상자랑스러운 수원문학인상 수상수원문학 창작지원금 시집 '숨길 수 없는 사랑' 시평(詩評)기도하는 심정으로, 별꽃같이 맑은 성정으로 시를 쓰는 문인이 있다. 황병숙 시인이 바로 그렇다. 언어의 정갈함이라니 어쩌면 그렇게 시가 고우랴. 거칠고 뭉툭한 시어로 세상을 낚는 사람이 있다면 위 시에서처럼 귀 한 촉 내밀고 세상 어딘가에서 속삭이는 소리, 꽃잎 피는 소리를 들어 주는 시인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기쁜 일인가. 정말 살맛나는 세상에는 그런 시인들 모두 함께 시의 텃밭을 가꾸었으면 좋겠다. 그 밭에는 건드리기만 해도 시어가 뭉클뭉클 튀어나와 햇빛만 봐도 시어가 잉태되고 산들바람만 불어도 시의
기고ㆍ서통여론
황병숙 시조시인
2021.11.2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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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서양화 개인전이 끝났다. 36일간의 대장정이 끝났다. 40여 년의 회화 인생에서 대표작 30여 점을 골라 전시하였다. 오랜만에 연 개인전이어서 감회가 깊었다. 많은 사람들이 와서 구경하고 축하해주었다. 감사한 일이다. 평생 그림을 하면서 비구상 계열 근처에는 가지 않고 성실하게 구상 계열의 그림만 그렸다. 주로 바닷가 풍경을 많이 그린 것은 내가 대부고등학교 근무 시절 하교하면 바닷가에 나가 자주 그림을 그린 때문이다. 몇 건의 감사한 구매 요청이 있었으나 개인 미술관을 짓고 영구히 보존할 작품이라는 설명과 함께 정중히 사양하
기고ㆍ서통여론
맹기호 수필가
2021.11.2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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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끝자락이 길어지니 해 그림자도 따라서 길어져 가고 있다. 몇 번의 비가 오고 가더니 제법 쌀쌀한 날씨가 겨울이 오려는지 매몰차다. 연무대에서 행궁광장 쪽으로 내려오는 길은 비탈져 올라 갈 때는 힘이 제법 든다. 그 경사로를 따라 은행나무 샛노란 모습이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는 데는 손색이 없다. 시에서 동글동글하게 서둘러 전지한 탓인지 둥근 곡선이 아름답고 부드러워 경탄을 할 때가 많다.내려오면서 박물관을 휘익 둘러보고 눈길을 준다. 잘 있느냐 잘 있었느냐의 짧은 묵언으로 눈인사를 하는 것은 아마도 박물관이 주는 깊고 묵직한 역
기고ㆍ서통여론
정명희 수원문인협회장
2021.11.22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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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ck너무 놀란 경우 ‘쇼크받았다’는 말을 쓰죠. surprise보다 놀라움의 강도가 높은 거예요 그래서 휴식이 필요한 단계죠. 사람이나 사건에 따라 잠깐 쉬면 괜찮아 지기도 하고,한 시간을 쉬어야 괜찮아 지기도 하지만, 어쨌든 휴식을 취해야 할 만큼 놀란 것이 shocked라고 보면 돼요.자연재해부터 사건·사고까지 우리에게 shock을 주는 뉴스가 참 많아요. The news shocked us. 그 뉴스는 우리에게 충격을 줬어 라고 하면 ‘그 뉴스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가 좀 안정을 취한 후에야 그 충격에서 빠져나왔다는 뉘앙
기고ㆍ서통여론
서울뉴스통신 편집국
2021.11.17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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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빛보석은 이름을 한숨 섞어 불러보고는 서대문초등학교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을 따라 내려갔다. 교문에 하릴없이 서성이다 텅 빈 운동장으로 걸어 들어갔다. 방학 중이어서인지 며칠 전에 내린 눈인데도 치우지 않아 덜 녹은 곳은 발자국을 찍어 둘 수 있었다. 은교라는 학생이 이 운동장에서 뛰어놀았겠지. 으응, 나 지금 뭐하는 거야? 눈빛보석은 자신의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을 느꼈다. 누가 뭐라는 것도 아닌데 창피하여 운동장에서 교문 밖으로 얼른 뛰어나왔다. 눈보라 치던 아침에 ‘행복한 집’ 쪽에서 오고, 도망치듯 그 방향으로
기고ㆍ서통여론
이중삼 작가
2021.11.0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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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세상은 집콕 이후로는비밀의 화원이다 열쇠를 가진 자만이그 야생의 향기를 열고 맡을 수 있다늘내 손을 떨리게 하던 너의 갸름한 턱선도자물쇠가 열려야따스한 기운을 내뿜던 콧방울 속에 감춰진 두 구멍도벌어졌다 오므라지곤 하던 붉은 입술도이제는 비밀의 화원이다 볼을 간지럽히던너의 평화로운 숨결은 어디에 있는가예고도 없이 툭 튀어나와 내 볼에 와 닿던재채기 속의 네 비말은 어디로 갔는가나는 네 반쪽 얼굴을 여는 열쇠이고 싶다송소영 시인1955년 대전 출생 공주교육대학 교육학과 졸업2009년 '문학·선' 등단백봉문학상, 홍조근정훈장 수상전
기고ㆍ서통여론
송소영 시인
2021.11.08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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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암 계원 가는 버스가새벽공기를 가르고자욱한 안개 속으로 빠져든다꿀럭이는 골강의 기침소리에 놀라구절초 긴 목을 빼어들고 인사를 건낸다골강은 잔기침으로안개를 이리저리 몰고안개 속 벚나무들은나란히 서서 골강의 기침소리를 듣는다 꿀럭이는 골강은 안개에 짓눌려 저음으로 흐른다이상정 시인광명문학 사무국장 역임용인문협 사무국장 역임한국문인협회경기도지회 사무차장 역임제35대 국제펜 한국본부 이사수원문인협회 부회장, 이사제26대, 27대 한국문인협회 문학생활지도위원제5대 국제펜한국본부 경기지역위원회 사무국장제5, 6대 한국 경기시인협회 기획국장수원 시인협회 부회장, 표암문학회 5대 이사시집 '감칠맛 나는 시' 외 5권시평(詩評)이상정시인을 바라보면 그가 겪어 온 삶이 마치 중독같은 사랑으로 안주한 듯하다. 제대로 세월을 살아 내공이 결코 약하지 않다. 상황이 안 좋을 때나 힘들 때도 시인은 늘 그 자리에 있다. 다른 사람들이 불안정할 때 도리어 그는 태연하다. 아마도 낮은 목소리로 조용히 상황을
기고ㆍ서통여론
이상정 시인
2021.11.08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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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을 꿇고 합장을 한다. 원죄를 가슴에 묻고 묵언의 기도에 빠져든다. 해주시옵소서... 바라나이다... 하염없이 바라기만 하는 염치없는 인간의 나약함이 속속들이 드러난다. 마음 의지할 곳 없다는 절박함이 있고 평안을 찾고자 하는 간절함이 있어 절실하게 구원을 청해본다. 삶이 힘에 겨울 때 의지 할 곳이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때로는 고해성사라는 방식을 통해 정신적으로 행한 죄를 고백하거나 독백이 될 지라도 자신의 과오를 용서받을 수 있다는 것도 참 염치없는 생각이긴 하다.어릴 적 누나의 손을 잡고 향하던 동네에 교회는 목마름
기고ㆍ서통여론
전영구 수필가
2021.11.08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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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궁광장을 지나노라면 하늘에서 별무리가 내려온 듯한 영롱한 빛의 터널이 있다. 그린터널로 이름 붙여진 터널인데 코로나 19 극복 『희망과 위로, 힐링 시화전』이 함께 빛을 발하고 있다. 이 시화전이 인문학 도시로서의 풍취와 정조의 예술정신이 담겨 있는 행궁거리에서 전시된다는 점이 더욱 뜻 깊다. 깊어가는 가을에 수원 행궁동을 오고가는 사람들이 한 번쯤 힐링하는 마음으로 시(詩)세계에 빠져 보길 바라는 마음이다. 수원시인들마저 100인 시화전에 푹 빠져 야경을 즐기고 있다. 또한 빛의 정점이라고 말 할 수 있는 미디어아트 축제가 화서
기고ㆍ서통여론
정명희 수원문인협회장
2021.11.08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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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小雪을 며칠 앞둔 한날대낮에 까치가 운다동서남북 사방을 향해 깍깍거린다왜 울까 반달은 하얗게 눈 뜨고 있는데먼데 소식은 없고어제까지 빛 고운 나뭇잎들 밤새 다 떨어져마른 뼈를 들어낸 빈 가지만 바들거리고내 스타킹은 자꾸 흘러내린다 종아리가 시리다담 밑에 쌓인 빛바랜 훈장 같은 낙엽들 서로 들썩거리며글씨를 쓰는가! 스삭이는 소리에 귀가 간지럽다장박새들 폴폴 날아와 마른 까마중을 쪼아대며호로호로 호로롱 울다간다떨어진 깃털은 봄꽃 같다비듬 같은 풀씨들 바람에 흩어지며찬바람을 몰고 온다해의 걸음도 바빠져 구름 사이를 총총 걷고 있는데다
기고ㆍ서통여론
최도선 시인
2021.11.0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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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an스캐너가 스캔을 하는 것처럼 위에서 아래로, 또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훑듯이 검사하는 거예요.사진을 찍어서 위아래로 훑어가면서 검사하기도 하고, 복사해 놓고 처음부터 훑듯이 검사하기도 하죠.마트에서 쇼핑을 할 때 긴 진열대의 끝에서 끝까지 쭉 훑어볼 때가 있죠.바로 쇼핑하기전 scan을한거예요.예시I used to scan the newspaper in the morning.나는 아침에 신문을 훑어보곤 했다.The X-ray machine in the airport scans 7,000 bags a day.공항에 있는 엑스
기고ㆍ서통여론
서울뉴스통신 본사 편집국
2021.11.0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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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부엉이가 명령하자 족제비가 뒤돌아섰다.“아얏!” 궁궁이가 족제비의 다리를 물어버린 것이다. 그러자 족제비가 궁궁이를 후려갈겼다.“앗따거!” 털에 찔린 족제비가 고통스러워했다.“저 놈이 미쳤나? 시궁쥐도 공격해!” 수리부엉이는 까치들에게 또 명령을 내렸다. 까치들은 길대장과 궁궁이를 번갈아가며 공격했지만 털에 찔려 여기저기 부상자가 늘어났다.“이곳은 우리가 막을 테니 어서 빠져나가.” 대두조가 합세하여 까치들과 공중전을 펼쳤다. 청비둘기 한 쌍은 미처 기뻐할 틈도 없이 신풍루 쪽으로 날아갔다. 그 때 봉수당 대청
기고ㆍ서통여론
이중삼 작가
2021.10.2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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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가 죽었다. 정말 죽었을까? 하고 고개를 갸웃할 때 쯤 새순을 내미는 나무도 있지만, 이맘때의 감나무는 초록으로 목욕을 한 여자의 알몸처럼 초록물이 흐르곤 했다. 가끔 나무들이 이유 모르게 죽어 나갔다. 목련이 시커매지면서 순이 나지 않았다. 죽은 나무는 울안에 두는 법이 아니라는 할머니의 말씀도 생각났고, 시커먼 껍질을 볼 때 마다 기분이 우울해져 ‘안 좋은 일이 생기기 전에’ 베어버렸다. 감나무의 가지 하나가 이웃집 담 안으로 들어갈 때부터 예감이 좋지 않았다. 남의 담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경우가 아닌 것이다. 가지가 찢
기고ㆍ서통여론
최금녀 시인
2021.10.25 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