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성소방서 서장 홍진영
몇 년 전 TV오락프로그램에서 한비야 국제구호기구 긴급구호팀장이 출현하여 자신의 삶의 모습을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감동과 재미가 이어지고 인도네시아 쓰나미 재난현장에 대해 이야기하며“쓰나미 현장에서 시신을 본 장면도 잊혀 지지 않지만 썩는 냄새도 잊혀지지 않는다”며 “재난현장을 다녀온 사람들은 심리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난 시간이 없어 받지 못하고 그냥 넘어갔더니 어딘가 트라우마가 남았다”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고백하였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는 사람이 전쟁, 고문, 자연재해, 사고 등의 심각한 사건을 경험한 후 그 사건에 공포감을 느끼고 사건 후에도 계속적인 재경험을 통해 고통을 느끼며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는 질환으로, 사건 발생 1달 후 심지어는 1년 이상 경과된 후에 시작될 수도 있다.

해리 현상이나 공황발작을 경험할 수도 있고 환청 등의 지각 이상을 경험할 수도 있다. 연관 증상으로는 공격적 성향, 충동조절 장애, 우울증, 약물 남용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집중력 및 기억력 저하 등의 인지기능 문제가 나타날 수도 있다.

대형화재 등의 각종 재난 현장에서 시민의 생명을 지키고 있는 우리 소방관은 언제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노출되어 있다. 생과 사의 경계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재난현장에서 보는 끔찍한 장면 등은 점점 일상이 되어가고 자신도 모르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라는 무서운 병과 함께하게 된다. 종종 우울증으로 병이 진행되어 최악의 경우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기도 한다.

이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의 위험에서 화성소방서는 체계적·단계별 관리를 통해 우리의 동료들을 지킬 것이다.

그 첫 번째 단계는『효과적인 PTSD 관리 환경조성』이다. 소방서 자체 PTSD 전문 관리 요원을 양성하여 관리를 체계화하고 전문 치료병원과의 긴밀한 협조로 PTSD 치료환경을 구축하였다.

두번째로『자기진단 등 예방활동 전개』이다. 전문 강사의 PTSD 예방교육을 받거나 자가진단을 지속적으로 하고 운동과 명상 등의 PTSD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세 번째는『PTSD 치유 프로그램 운영』이다. 외상 사건 등에 노출되어 치료가 필요한 직원을 대상으로 치유 병원 치료 전 자체 관리요원의 상담과 더 나아가 전문 상담사 심층 상담과 영화·음악회 관람 등의 심리 치료를 실시한다.

마지막으로『PTSD 발병자 병원치료』상담을 통해 PTSD 진단이 확정된 대원은 협정체결 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된다.

과거에는 마음의 병을 정신질환, 정신질환자 등으로 경시하고 숨기는 경향이 매우 심했다. 우리 대원들의 마음의 병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역시 숨겨야만 했고, 혼자서 아파하고 힘들어 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많은 도움의 손길이 있다. 이젠 우리 자신이 용기를 내야 한다. 혼자 아파하지 말고 마음의 문을 열어 그 손길을 붙잡아야 한다. 그리고 주위에 힘들어 하는 동료를 돌아보자.

“아픔은 함께하면 고통이 반으로 줄어든다.”고 했다. 생사를 함께하는 동료와 함께라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충분히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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