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4.11 국회의원 총선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 경선 과정의 불법사태가 드러나면서 촉발된 통합진보당의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의 격한 충돌이 당 운영에 있어서의 민주적 기본질서까지 붕괴시키는 등 위기로 치닫고 있다.
이 날 열린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 제 1차 회의에는 혁신 비대위 구성의 건을 비롯해 강령 개정안, 당헌 개정안, 당 혁신 결의안 등 총 4개였다.
제 1차 회의는 새로운 당의 진로를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앞서 지적한 안건을 선정했다.
그러나 당권파가 중앙위원회 회의 성원을 문제 삼는 등 회의시작부터 무려 7시간 넘게 필리버스터를 통해 회의 진행을 방해했다.
회의를 주제한 심상정 공동대표는 당권파의 거센 반발로 정회와 속개를 반복해야 했고, 중간 중간 당권파의 의견을 수렴하려는 노력을 했지만, 막무가내식 당권파 행동 때문에 회의를 제대로 진행할 수 없었다.
결국 심 대표는 오후 9시 40분 경 첫 번째 안건인 당 강령 개정안을 표결에 붙였다. 이때를 노치지 않고 당권파의 중앙위원들과 당원들이 의장석으로 뛰쳐나왔고, 곧바로 의장석 앞에서 거센 몸싸움이 벌어졌다.
특히 당권파의 중앙위원과 당원들은 몸싸움과 함께 비 당권파인 심상정, 유시민, 조준호 공동 대표를 폭행하기에 이른다. 즉, 조준호 대표는 얼굴을 가격 당했고, 심 대표는 그들의 발에 짓밟혔다. 폭행당하는 심상정 대표를 보호하려다 유시민 대표 또한 얼굴을 여러 차례 가격당하기도 했다.
이처럼 공당의 대표가 당원들에게 짓밟히고, 폭행당하는 사태는 정당 역사에서도 그 유례를 찾기 어렵다. 이로써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 회의는 난장판 속에 막을 내렸으며, 기약 없이 연기되고 말았다.
가난해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 줘야 할 진보세력의 중심축인 진보통합당이 자신들의 본분조차 아예 망각한 것이 아닌가 한다. 즉 진보통합당의 최근 정치행태는 저들 역시 권력과 부에 물든 나머지, 그것을 얻기 위해서는 상대에게 주먹과 발길질도 불사하는 등 정직과 신뢰, 곧 도덕률조차도 아예 내던져 버릴 수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고 할 것이다.
다시 말해 타락한 진보세력이 망하는 꼴을 지금 우리가 보고 있다.

권진안 기자/ snakorea.rc@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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