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통신】 한국경제를 견인하는 제조업이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조선, 철강, 자동차 등 전통적으로 고용 효과와 경제 파급효과가 컸던 제조업들이 줄줄이 2분기 실적 하락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국내 주요 조선 업체인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최근 천문학적인 영업손실 결과를 발표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 2분기 3조31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도 2분기 1조548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됐다. 현대중공업은 2분기 1710억원의 잠정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3년 4분기부터 7분기 연속 영업적자다.

철강업계도 총체적인 위기 상황이다. 국내 철강 1위 업체 포스코는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밝힌 상태이며, 중국산 저가 공세에 적자가 확대되는 중소 철강업체들이 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상반기 실적도 좋지 않았다. 실적 부진이 바닥을 찍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당분간은 일본 업체와의 힘겨운 경쟁을 계속해야 하고,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 업체들의 기술력을 따라잡아야 하며, 중국 업체들의 추격도 뿌리쳐야 하는 삼중고를 겪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우리 산업의 근간을 이뤘던 제조업은 현재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의 성장과 함께 주춤했던 미국과 일본, 유럽의 제조업체들이 다시 부활하면서 ‘샌드위치’ 신세에 처했다. 지금과 같은 대응 전략으로는 시장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선진국에 못지않은 인건비 부담을 안고 있으면서도 기술 수준은 아직 격차를 보이고 있다.

반면 선진국들은 제조업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내고 있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정부의 기업지원책에 힘입어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자동차업체들이 생산기지를 자국으로 옮기고 있다. 대표적인 제조업체 제너럴일렉트릭(GE)은 주요 수익원이었던 금융부문 비중을 축소하고 가전과 조명사업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도 금융위기 이후 자국 제조업을 보호하기 위해 국제사회 비난에도 불구하고 세제 및 금융지원을 강행한 바 있다.

선진국이 이처럼 제조업을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제조업이 고용과 성장은 물론 위기 대응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독일 경제성장 주역이 ‘히든챔피언’으로 불리는 1500여개 제조업체라는 사실도 이를 뒷받침한다. 글로벌 기업들은 과감하게 기존 사업을 정리하고 신사업으로 갈아타는 사업 재편을 거듭하고 있음을 눈여겨보고 ‘벤치마킹’해야 한다. 세계시장의 속도전에서 살아남으려면 우리 기업들도 잘될 사업에 집중하는 신속한 사업 재편을 단행해야 하는 것이다.

차별화된 기술자립형 중소기업 육성이 시급하다. 우리는 그동안 대기업 중심의 경제발전을 추진해 대기업과 납품기업 간 수직적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그 결과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종속되는 상황이 빚어졌다. 이런 환경에서는 히든챔피언이 나올 수 없다. 제조업은 산업의 뿌리이다. 생명공학(BT) 등 유망산업도 그 하드웨어는 제조업에 기반하고 있으며 제조업과 융합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지 않은가. 획기적인 전략 변화를 통해 ‘제조 코리아’의 위상을 되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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