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원 사회부장

8·15 광복절을 닷새 앞둔 10일 이명박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독도를 전격 방문했다.
일본 정부는 첫 조치로 무토 마사토시 주한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한국과 정상간 셔틀외교 중단, 한-일 통화스와프 협정 재검토에 착수했다.
일본은 과거 침략전쟁의 상징인 야스쿠니신사를 참배와 시네마현의 ‘다케시마의 날’ 제정, 독도를 자국의 영토로 표기한 일본 방위백서(2005)가 발간된데 이어, 역사 왜곡 교과서 출판이 잇따르며 역사 갈등의 폭을 넓혔다.
독도가 한일 양국 사이에 주요 이슈로 불거지기 시작한 것은 1945년 8월 일본이 패망한 뒤, 1952년 1월18일 발표된 대한민국 국무원 고시 제14호 ‘인접 해양의 주권에 관한 대통령 선언’이 나오면서부터다. 당시 이승만 정권은 일본의 선진 어업으로부터 한국 주변의 어장을 보호하기 위해 독도의 동쪽에 ‘이승만 라인(평화선)’을 긋고 일본 선박의 출입을 막는다.
국제사법재판소 문제가 또 다시 붉어졌다. 국제분쟁이 어떤 근거를 중시 하는지 볼 필요가 있다.
1904년 타이의 전신인 샴 왕국과 캄보디아를 식민지배하고 있던 프랑스는 주변의 당그레르산 정상을 중심으로 위쪽은 타이, 남쪽은 캄보디아의 영토로 국경을 확정한다. 그러나 프랑스의 착오로 실제로는 산의 북쪽에 있는 사원이 남쪽에 있는 것으로 표기됐다. 그러나 타이는 1934년 이 사실을 확인하고도 별다른 문제제기를 하지 않다가 1949년이 되어서야 사원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캄보디아를 몰아내고 실효 지배를 시작했다.
캄보디아는 1959년 10월 이 사건을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했고, 재판소는 1962년 6월15일 캄보디아의 영유권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린다. 타이가 지도의 오류를 깨달은 뒤에도 오랜 시간 문제제기를 하지 않은 것은 이 땅의 소유권이 캄보디아에게 있음을 인정한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또 하나는 싱가포르 해협 동쪽 끝에 있는 페드라 부랑카 섬 사례에서도 국제사법재판소는 이 섬이 1844년까지 말레이시아의 영토였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이후 영국과 싱가포르가 이 지역에 대한 해난사고 조사, 방문 규제, 해군 통신장비 설치 등의 주권 행사를 하는 동안 말레이시아 쪽에서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이 섬이 싱가포르의 영토임을 인정했다.
국제사법재판소는 분쟁 지역이 과거 어느 나라에 가까웠는지를 뜻하는 ‘역사적 권원(權源)’보다 그 지역에 대해 상대국이 별다른 문제제기를 안하는 가운데 계속적이고 평화적인 주권 행사를 해온 사실을 영유권 분쟁의 중요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다.
고지도가 독도 문제를 다루는데 그다지 중요한 변수가 아닐 수도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또 우리 정부가 반세기 넘게 독도를 실효 지배 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 일본 정부는 지난 50년 동안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일본인을 향한 립서비스 외에 한국의 독도 실효지배를 바꾸려는 어떤 시도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방문 이후 일본의 입장은 ‘협약의 정신’이 무너졌다며 1962년 이후 50년 만에 한국의 독도 실효지배를 변경하기 위해 국제사법재판소 제소라는 오래된 카드를 다시 꺼내든 것이다.
임태희 전 비서실장은 대통령이 수년전부터 생각을 고심하다 결정된 행동으로써 즉흥적인 것은 아니라고 했다. 오랫동안 고심을 하였다면 계획됐던 과학기지와 접안부두시설이라도 강행 하겠다는 것인지 다음 대책은 내놓지 않은채 꿀먹은 벙어리다.
대통령은 곧 국가다. 한 번은 실효적 지배자 입장에서 견고하게 국제사회에 각인 시켜야할 필요성은 설명하면서 지난 4년 반 동안 날씨 때문이었다는 것은 국가의 변명치곤 옹색하기 그지없어 보인다.
정치적으로 눈치를 보지 않고 단호하게 영토의 주권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독도 지배권을 강화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블루하우스가 문제만 일으키는 대한민국으로 기록되지 않도록 해야 하지 않겠는가?
일본의 전방위적 독도 도발에 좀 더 치밀하고도 우월적 실효지배가 되도록 현실적인 정책 마련이 중요하다.
역사적으로 한일 관계는 격랑 속을 헤매 일수밖에 없다. 우리가 홀로서기를 결심해야할 때다. 반도체, 조선 산업, 철강 제조 산업, 디지털기회지수, 학교 정보화 시설, 금 세공기술 등 세계1위인 나라로 발돋움 했다. 컴퓨터 보급률과 초고속 통신망 보급률도 최고다. 3살짜리도 스마트폰을 끼고 생활하는 나라가 됐다.
‘2012 런던 올림픽’ 종합 5위로 스포츠 강국의 기세를 만천하에 떨쳤다. 일본은 중, 고등학생 90%정도가 일본땅으로 배우고 있다.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쓴 종이를 받아들은 박종우 선수에게 자 못 놀란 모양이다. 하기야 “독도가 한국땅”이다는 홍보효과로 따지면 돈 한 푼 안 들이고도 초대박 홈런을 친 셈이다.
“독도는 우리땅” 승자의 세레머니 이 한 방으로 국민의 스트레스를 날려줬다. 그날의 함성에 일본은 울고, 대한민국이 활짝 웃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