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1시께 2번 갱도 시작, 3·4번 갱도 등 연쇄 폭발…미국·중국·영국·러시아 취재진 30명 지켜봐

▲ 민간위성업체 디지털 글로브사의 위성이 23일 촬영한 풍계리 핵실험장 전경.(사진 = SBS TV 뉴스화면)

북한이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만탑산 계곡 ‘북부핵시험장’의 갱도와 관련 시설인 핵실험장을 연쇄 폭파해 폐기했다.

북한은 이날 한국과 미국 등 5개국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 17분께까지 핵실험장 2·3·4번 갱도와 막사, 단야장(금속을 불에 달구어 버리는 작업을 하는 자리), 관측소, 생활건물 본부 등을 연쇄 폭파하는 방식으로 핵실험장 폐기를 진행했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지난 2006년 첫 핵실험을 시작으로 그동안 6차례 핵실험이 이뤄진 곳으로 오늘 폭파로 10여 년만에 문을 닫게 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언해온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가시적 실천 조처를 선제적으로 단행했다. 북-미 간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는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성사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 많다.

이날 행사는 남쪽 공동취재단 8명을 포함해 미국·중국·영국·러시아 취재진 30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됐다.

전날 원산을 출발한 취재진은 이날 낮 풍계리 핵실험장 현장에 도착했으나, 산간 오지라 외부와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이 오후 7시 넘어서까지 지속됐다.

오후 7시16분께 현장에 간 남쪽 공동취재단이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17분께까지 진행된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폭파 사실을 알려왔다.

현장에 취재팀을 파견한 CNN은 "(취재진이) 약 500m 떨어진 전망대에서 2~4번 갱도의 폭파를 목격했다"고 전했다. 현장 폭파 영상 등 구체적인 내용은 취재진이 원산 갈마호텔에 도착하는 25일 아침 6~7시께 공개되리라 예상된다.

정부는 이날 오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보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첫 조처임을 평가하고, 폐기 참관 동향 점검 및 향후 조치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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