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선 날자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재선을 노리는 버락 오바마 현대통령과 이를 저지하고 새롭게 집권하려는 공화당의 미트 롬니 후보간에 치열한 경합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미국 대선의 결과는 적은 비율에 해당하는 미국 50개주 중 9개 주의 결과에 의해 좌우될 것 같다는 전망이다. 미국의 선거제도는 한 표라도 더 많이 얻은 후보가 그 주(州)의 선거인단을 모두 차지하는 '승자독식' 시스템이다. 따라서 전국 득표에서 표를 더 얻고도 선거인단 확보에서 밀리면 대권획득에 실패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지금까지의 민주-공화 양당의 선거과정을 지켜보면 우리의 대선 분위기와는 많이 차이가 있음을 발견할 수가 있다. 오바마-롬니 두 후보는 치열한 접전을 벌이면서도 우리처럼 정치 외적이나 상호비방성 저질 입 싸움은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이 문제는 두 진영 선거캠프 참모진들도 마찬가지다.

두 후보간 대선의 주요 이슈는 역시 경제문제였다. 미국은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고 있다. 롬니는 미국 경제가 여전히 취약하다며 그 원인은 오바마에게 있다고 지적한다. 롬니는 자신이 성공한 기업가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대통령이 되면 민간 부문을 활성화시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누가 경제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인가'라는 질문을 바탕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롬니가 조금 더 높은 지지율을 획득했다. 반면 오바마는 구제금융을 집행해 지역 경제를 살리고 수천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었다고 주장한 오하이오주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기도 했다.

미 대선의 또 다른 주요이슈는 미 연방 부채와 헬스케어 그리고 이민문제다. 이 부문에서도 두 후보는 유권자들의 관심이 높은 쪽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외교부문에서 오바마는 알카에다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 사살 등 테러와의 전쟁에서 거둔 성과물을 부각시켰다. 반면 롬니는 뱅가지 미국 영사관 피격으로 미국인 대사 등 4명이 사망한 것과 관련해 오바마가 미국을 나약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하는 등 업적과 그에 대한 대안제시 같은 정책대결을 벌였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런 과정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왜 미국과 같은 선거를 치루지 못하고 입방아 싸움만 하는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선거 이슈가 되고 있는 ‘투표시간 연장’문제를 비롯 ‘여성대통령론’ 문제 등 제목만 보면 그럴듯한 정책대결 같아 보이지만 알맹이는 전혀 없다. 서로 자기들 입장만 내세우고 상대방을 헐뜻는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 입방아 싸움이 아니면 어처구니 없는 헛구호에 그칠 것 같은 환심성 공약만 남발한다. 이렇게 한달 남짓 지나면 투표해야하고 결과는 또 과거와 같은 현상이 되풀이 될까봐 걱정이 된다면 기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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