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경기 불확실성 커‥디지털뱅킹 下 규제·금융위기 관리 숙제"
"반도체 예측 어려워‥中 연계 IT경기 하반기 경기 주요 관건"
"한은 금통위, '물가안정'가장 큰 목표‥6월까지 그대로 갈 듯"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민희·신현성 기자 = 금융통화위원회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의 3.50%에서 유지키로 결정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가진 통화정책방향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로 유지하게 된 배경으로 “금융위는 물가상승률의 둔화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주요국에서 금융부문의 리스크가 증대되는 등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금융안정 상황 및 여타 불확실성 요인들의 전개 상황을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았다”고 밝혔다.
한은 이 총재는 “연말에도 3%정도 수준의 금리가 이어지지 않을까”라는 조심스러운 예측을 내놓으며 “단, 하반기에 에너지가격 상승 등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총재는 “지난 2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대외여건의 변화를 살펴보면, 세계경제는 실리콘밸리 은행 파산 사태로 금융부문의 리스크가 증대되면서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주요국별로 보면, 미국과 유로지역은 2월까지는 당초 예상보다 양호한 회복 흐름을 나타내었지만, 3월 들어서는 은행부문 불안으로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가 커지고 고용 상황도 둔화 조짐을 나타내면서 경기 하방 위험이 증대되는 모습이다.
중국은 경제활동 재개 이후 내수를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되고 있지만 수출 부진은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높은 수준에서 점차 둔화되고 있다. 다만 근원인플레이션은 미국에서는 더딘 둔화 흐름을 보이고 유로지역에서는 계속 높아지는 등 경직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고 우선 밝혔다.
또한, “국제금융시장에서는 금융부문의 리스크와 미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변화에 영향받아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었다.
미 달러화는 3월초까지 미 연준의 긴축 강화 전망으로 강세를 보이다가 실리콘밸리 은행 사태 이후 긴축 기대가 약화되면서 상당폭 약세를 보였고, 주요국의 장기시장금리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다가 3월 이후 큰 폭 하락했다”고 언급했다.
더불어 그는 “국내 경기를 보면 글로벌 경기 둔화, 그간의 금리 인상의 영향 등으로 성장세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소비 부진이 다소 완화되었지만 수출이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면서 1/4분기 중 성장률은 소폭의 플러스로 전환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금년 연간 성장률은 IT 경기 부진 심화 등의 영향으로 지난 2월 전망치 1.6%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까지는 부진한 성장 흐름이 이어지겠으나, 하반기 이후에는 IT 경기 부진 완화와 중국경제 회복의 영향 등으로 점차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물가 상황을 보면,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2%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냈지만, 2월 4.8%에 비해서는 낮아져 지난해 하반기 이후의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지난해 급등했던 국제유가의 기저효과로 석유류 가격의 하락폭이 확대되었고 그간 지속적으로 높아져왔던 가공식품 가격도 오름세가 둔화되기 시작한 데 주로 기인하고 있다. 다만 3월 근원인플레이션율과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각각 4.0%과 3.9%로 전월 4.0%와 동일하거나 소폭 낮아지는데 그쳤다.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분기에는 3%대로 낮아지고 연말에는 3% 수준을 나타내는 등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연간으로는 지난 2월 전망치 3.5%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근원물가 상승률은 최근의 더딘 둔화 흐름을 고려할 때 지난 2월의 전망 경로를 다소 상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향후 물가전망에는 산유국 감산에 따른 국제유가 움직임, 국내외 경기 둔화 정도, 공공요금 인상의 시기와 폭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마지막으로 “국내 금융·외환시장은 실리콘밸리 은행 사태의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인 모습이지만 국제금융시장 움직임에 영향받아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되었다.
원/달러 환율은 주요국의 금융부문 리스크 증대, 국내 무역수지 적자 지속 등의 상방 요인과 미 연준의 긴축에 대한 기대 약화 등의 하방 요인이 함께 작용하면서 1,300원대에서 상당폭 등락하였다.
장기시장금리는 3월 초까지 주요국 국채금리와 함께 상당폭 높아졌다가 3월 중순 이후 동반 하락하였다. 가계부채와 주택시장 상황을 보면, 가계대출 감소와 주택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 폭은 축소되었다”라고 전망을 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