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국방 후임에 신원식 의원, 野 “특검수용” 압박, 김행 후보자는 김건희 여사와 ‘배프?’
【서울 = 서울뉴스통신】 김부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이종섭 국방부 장관을 포함한 2차 개각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방부 장관 후보에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에 유인촌 대통령실 문화체육특보,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에 김행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을 각각 지명했다.
이미 개각을 단행하기 전 예상됐던 후보 인사들이었고 딱히 ‘파격적’이라거나 ‘신선하다’거나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했다’는 평가는 뒤따르지 않고 있다.
하지만 후보자 ‘재탕 논란’, ‘꼬리 자르기식 장관 교체’ 등 앞으로 상당히 시끄러워질 전망이다.
우선 신 후보자는 육사 출신으로 군에서 중장으로 예편했고, 국방정책 기획·전략 전문가로 통한다. 유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에서 문체부 장관을 역임했던데다 김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역임했고 직전까지 언론사 임원으로 있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개각을 두고 “꼬리자르기식, 이념전사들을 보강해 불통정부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오기 인사”라고 ‘악평’했다.
우선 해병대 채모 상병 수사 외압 사건과 관련해 민주당은 이종섭 장관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 장관은 사의를 표명했고, 곧바로 교체가 이뤄지는 점에서다.
더욱이 교체 후보가 부대원 사인 조작·은폐 의혹을 받은 바 있는 신 의원이라는 것에 대해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선 대통령실은 이날 국방부 장관 교체와 관련 “해병대 채모 상병 문제는 인사에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야권에선 국방장관 탄핵 추진에 대한 꼬리 자르기식 대응이라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미국 캠프데이비드 회담 이후 우리 안보 환경이 같은 가치와 이념을 가진 국가와 동맹과 협의도 하고 글로벌한 차원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이에 적합한 후보자를 선택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관계자는 “윗사람이 한번 사인했다고 해서 그게 영원히 가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인하고도 ‘내가 뭐 하나 빠뜨린 게 있다. 보류해라’ 이렇게 충분히 말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 장관이 사인했다가 그다음에 출장을 갔는데 다녀와서 ‘다시 한번 보자’라고 충분히 할 수 있다”며 “법조계에서도 (순직 사건 관련자들에 대해) 과실치사라고 하는 것은 좀 이례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 장관 사표 수리 여부와 관련해선 “안보 공백은 하루라도 있으면 안되기 때문에 수리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청문회가 끝날 때까지 다른 장관은 몰라도 국방장관이 부재한 것은 문제가 있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나아가 문체부 장관 후보자는 ‘K팝 시대 역행자’, 여가부 장관 후보자는 ‘대통령 부인의 지인’이라는 점을 들어 “기가 막힐 뿐”이라고 민주당은 직격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개각 관련 브리핑에서 “유인촌 후보자는 과거 막말과 문화예술계 인사 탄압을 자행한 장본인으로서 후안무치한 재탕후보의 전형이다. 정부가 정상이냐”며 “김행 후보자는 김건희 여사와 20년 지기로 사실상 여성가족정책을 김 여사에게 넘기겠다는 말로 들린다. 국민께서 대통령을 뽑았지 대통령 부인을 뽑았느냐”고 질타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내각을 쇄신하라고 했더니 더 문제 있는 인사들만 끌어 모았다. 장관들에게 전사가 되라고 했다더니 전사내각을 만들려는 것이냐”며 “불통의 정부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대통령의 오기에 기가 막힌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시대역행적 반공이념과 공포가 지배하는 나라로 만들려고 합니까?”라고 물었다.
국민의힘은 이에 대해 “윤석열 정부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보여주기식 개각을 지양하고 오직 국민과 민생을 위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정부를 구성하는 데 전력을 다해왔고 특히나 지난 문(文) 정권에서 국가 시스템 곳곳이 무너진 관계로 이를 신속하게 복구하고 변화를 이끌어가기 위해선 적재적소에 가장 우수한 인재를 배치해야 한다”며 “2차 개각은 윤석열 정부 2년 차에 접어든 이 시점에 우리 사회에서 좀 더 큰 변혁을 속도감 있게 이끌어가야 할 필요성이 있는 부분에 대해 고삐를 당기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신 후보자에 대해 “급변하는 세계 질서와 특히 불안정한 동북아시아의 안보 상황을 고려할 때 이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풍부한 경험을 갖춘 인사”라고 했고 유 후보자는 “연륜을 바탕으로 K-컬쳐의 번영에 기여할 인물”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자에 대해서도 양성평등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동으로 관련 분야에 이해가 높은 인사라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런 몰염치한 개각으로 ‘꼬리 자르기’와 ‘의혹 은폐’에 성공할 것으로 여긴다면 큰 오산”이라며 “도망갈 곳은 있어도 숨을 곳은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특검 수용으로 응답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따라 9월 정기국회가 한창인 가운데 각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특검수용’, ‘김건희 여사-김행 후보자 친분 논란’, ‘문체부 장관 재탕 공방’ 등 그야말로 여야 간 진흙탕 싸움이 눈에 선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