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고 보니 좋다
자유가 많아 더 좋다
고독도 자유요, 외로움도 자유다
눕거나 앉거나 모두 다 자유다
보름달 같은 눈물방울
별빛 같은 근심 걱정
영혼의 번거로움도 다 버린 자유

하늘나라 다가와서 눈앞에 서성이고
풍전등화 같은 인생, 일 초 앞을 모르는데
먹고 싶으면 먹고 자고 싶으면 자고
간섭할 자 그 누군가?
늙음이 자유인 것을
늙어 보고 알았네

 


시평(詩評)
순응과 믿음 속에서 탄생한 시가 바로 <늙음의 자유>이리라. 아무리 영리하고 지혜롭다고 해도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 닿아보지 않으면 결코 보이지 않는 것들을 노래하고 있다. 영혼의 번거로움을 버리고 나니 근심 걱정도 빛난다고. 진정한 자유로움 속에서 인생을 관조할 때 비로소 보이는 삶의 아름다움이 여기 있다고. 그리하여 시인은 고백하는 것이다. ‘고독도 자유요 외로움도 자유’라는 것을, 심지어 ‘눕거나 앉’는 것까지 자유이며 근심 걱정도 별빛으로 빛난다. 하지만 시간이 간다고, 단순히 나이를 먹는다고 성숙해지랴. 삶의 끝자락 가을에 서게 되어 내면이 겸허해지는 아름다운 시인이 여기 있다.

- 수원문인협회 수석부회장 김경옥


강양옥 시인.
강양옥 시인.

약력
등단 1990년 경기문학인 대상 경기여류문학상 대상 외 다수
수필집 『금빛 내리는 계절』 『운평선 추억에 비치다』
시집 『내 영혼의 텃밭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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