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사람은 딱 하나
다음번이 내 차례이다
마음을 놓으며
막 순서가 되려는 찰나
눈총을 장전한 젊은이가 등 뒤에 서자
거짓이 들통난 듯 심박은 다시 불규칙해진다
아날로그 세상의 잔 다르크가
그놈만 만나면 수족이 오그라든다
갑자기 나는
어디서 중요한 전화라도 온 것인 양
다급한 목소리로 “여보세요...”를 외치며
손짓으로 뒷사람에게 자리를 양보한다
오늘도 생선가스 주문에 실패하고
벌써 몇 번째 다시 데워
서러워진 된장찌개를 식탁으로 옮긴다

-「키오스크(kiosk)」 부분


● 감상 

우리 시대 우리는 발전해가는 컴퓨터 시스템 앞에서 위축되고 부담스러운 것이다.

시인은 오늘도 생선가스 주문에 실패하고, 식은 된장찌개를 서럽게 먹어야 하는 낀 세대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컴퓨터 발전 속도는 어지간히 속도를 맞추는 순발력 있는 노장년층이 아니고서는 따라가기 힘들다. 그러나 배고픈 사람을 옆에 두고 혼자 먹는 것이 부끄러움이지, 키오크로 음식을 주문하지 못하는 것이 부끄러움이 아니다. 시인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자연에 초점을 맞추면서 사회현상을 통해 듣는 마음의 소리를 에콜로지적 시학에 관심을 가지며, 그는 오늘도 한발 먼저 다가가 손을 내미는 따스한 마음에 공감하며 읽는다.

-수원문인협회 수석부회장 김경옥


이유준 시인.
이유준 시인.

약력

수원문인협회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한국본부 한국스토리문인협회 회원

現) 동서울종합복지센터 대표, 시집 『에콜로지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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