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여파·금리 인하 겹쳐 월세 선호 가속
지방 비아파트 월세 비중 3년 연속 상승세
수요 증가에 가격도 상승…월세 강세 지속 전망

청년층 1인가구의 주거 안정 대책이 절실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사진은 서울 한 부동산에 매매·전·월세 물건이 붙어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부동산 모습. (매매. 전세. 월세)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청년층 1인가구의 주거 안정 대책이 절실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사진은 서울 한 부동산에 매매·전·월세 물건이 붙어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부동산 모습. (매매. 전세. 월세)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방의 비아파트 월세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세사기, 전셋값 하락, 금리 인하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17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1~2월 기준 지방 비아파트(빌라·오피스텔 등)의 월세 비중은 82.9%에 달했다. 이는 2023년 같은 기간 72.2%, 지난해 77.5%에 이어 3년 연속 상승하며 최고치를 경신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전국 주택 월세 비중도 61.4%로 확대됐다. 아파트의 월세 비중은 44.2%, 비아파트는 76.3%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도 월세 거래는 활발해졌다. 2월 전국 월세 거래량은 17만5124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2% 증가했으며, 수도권은 7.5%, 지방은 무려 23.8%나 늘었다.

특히 비아파트는 전세사기의 주요 타깃이 됐던 점과 대출 규제, 금리 인하에 따른 예금 수익 감소 등으로 임대인들 사이에서도 월세 선호가 뚜렷해진 상황이다. 실제로 임대차 계약 10건 중 8건 이상이 월세로 체결되고 있는 실정이다.

수요 증가에 따라 월세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주택 월세가격지수는 0.09% 상승해 전월(0.08%)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0.17%, 수도권 0.14%, 지방 0.05%로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실거래 사례도 이를 뒷받침한다.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전용 84.98㎡)는 올해 1월 보증금 5억원에 월세 200만원이었지만, 3월에는 동일한 보증금 조건에 월세가 260만원으로 올랐다. 두 달 만에 60만원 인상된 셈이다. 강남구 역삼동의 '역삼역 센트럴 푸르지오시티'(전용 32.42㎡)는 1월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154만원이었는데, 다음 달에는 월세가 168만원으로 상승했다.

앞으로도 월세 강세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KB경영연구소가 부동산 전문가 13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78%가 ‘올해 월세 거래 비중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 중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의견은 9%, ‘소폭 증가’는 69%로 나타났다. ‘현 수준 유지’ 응답은 14%, ‘감소’는 7%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전세보다 월세가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안정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월세 선호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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