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었니?

시금치 콩나물
고사리 취나물
싫어 싫어

밥 먹을래?

그냥 생각이 예뻐지는 밥
그냥 기분이 좋아지는 밥
그냥 마음이 맑아지는 밥
좋아 좋아

그게 무슨 밥이지
그건 동시 밥이지


【감상】

윤금아 시인은 동시에서 시낭송에서, 중견시인을 뛰어넘은 수원문협의 오랜 회원이며, 방송경력 또한 꽤 된다. 무엇보다 동시를 쓰고 시낭송을 하며 방송으로도 종횡무진, 즐겁게 문학을 향유하고 있다. 이번 7월에 개국한 수원문학TV 방송국장을 맡아 개국을 주도하고 앞으로 다양한 영상시대의 즐거움을 우리에게 선사할 것이 기대된다.

윤금아 시인의 동시 「밥」은 일상적인 언어 속에 어린이의 시선과 상상력을 담아낸 따뜻한 작품이다. ‘밥 먹었니?’라는 친근한 질문으로 시작하는 시는 부모와 아이, 또는 친구들 간의 일상적 대화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대화체를 활용하여 독자를 시 속으로 자연스럽게 끌어들인다. 특히 “시금치 콩나물 / 고사리 취나물”과 같은 나열식 표현은 밥상 풍경을 생생히 불러오며, 이어지는 “싫어 싫어”라는 짧은 반복은 어린아이가 느끼는 솔직한 감정과 투정을 귀엽게 드러낸다.

그러나 이 시의 진정한 매력은 단순히 음식으로서의 ‘밥’을 넘어,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정서적 양식’으로 확장시키는 데 있다. “그냥 생각이 예뻐지는 밥 / 그냥 기분이 좋아지는 밥 / 그냥 마음이 맑아지는 밥”이라는 구절은 밥을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밝게 하고 감정을 정화시키는 상징으로 제시한다. 이는 밥이 지닌 한국적 정서와 공동체의 따뜻함을 은유하는 동시에, 동시가 아이들의 마음을 맑게 가꾸는 ‘마음의 밥’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마지막 행 “그건 동시 밥이지”는 시 전체를 유머러스하게 마무리하면서, ‘동시’를 밥처럼 따뜻하고 영양 있는 마음의 양식으로 비유한다. 짧고 간결한 문장과 반복되는 리듬, 해맑은 발상이 어우러져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잔잔한 미소를 짓게 한다.
윤금아 시인의 「밥」은 단순한 일상의 언어가 어떻게 시적 상상력을 만나 ‘삶의 따뜻한 은유’로 변모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 동시는 우리에게 밥이 단순히 먹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채우는 따뜻한 위로와 같음을 다시 일깨운다. 아이의 눈으로 본 세상은 사소한 한 끼 식사조차 기쁨과 맑음의 상징이 된다. 동시는 이렇게 작은 일상에서 큰 울림을 만들어내는 예술이다.

-수원문인협회 수석부회장 김경옥


윤금아 시인
윤금아 시인
 

약력

아동문예 등단(2001년)

수원문인협회 수원문학TV 방송국장, 한국아동문학인협회 회원

성호문학상, 동아꿈나무아동문학상 외

동시집《그래 넌, 별이잖아!》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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