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한학자 총재·정원주 전 비서실장 신병 확보 나서
권성동 불법자금·김 여사 선물 전달에 지시 정황 의심
한 총재 전날 자진 출석…대체로 혐의 부인

불법 정치 자금 제공 혐의를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김건희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5.09.17)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불법 정치 자금 제공 혐의를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김건희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5.09.17)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김건희 특별검사팀이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 수사를 본격화하며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정원주 전 비서실장을 상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18일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두 사람에게 정치자금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증거인멸 교사, 업무상 횡령 등 4가지 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이들이 증거를 없앨 가능성과 도주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수사팀은 한 총재가 ‘정교일치’라는 자신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 접근, 금품을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사건에도 한 총재의 승인과 지시가 있었다는 것이 특검의 의심이다.

또한 윤영호 씨가 건진법사 전성배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샤넬 가방과 명품 목걸이 등을 전달하며 통일교 현안을 청탁한 과정에도 한 총재와 정 전 비서실장이 관여한 정황을 포착했다.

한 총재는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교인들을 당원으로 대거 가입시킨 의혹(정당법 위반)과, 자신이 연루된 원정도박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증거인멸을 교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정 전 비서실장은 통일교 내부 의사결정 과정에 핵심적으로 참여한 인물로, 권 의원이 2022년 2월과 3월 경기 가평 천정궁에서 한 총재를 접견할 때 동석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총재는 앞서 세 차례 소환 요구에 불응했으나 전날인 17일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특검은 권성동 의원의 구속 여부를 지켜본 뒤 출석 시점을 조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사 과정에서 한 총재는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관계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하겠다”며 강제 수사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불법 정치 자금 제공 혐의를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김건희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5.09.17)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불법 정치 자금 제공 혐의를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김건희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5.09.17)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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