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R114 조사, 상승 전망 3.7배 압도적
전세 57.8%·월세 60.9% ‘상승’ 응답…임대료 부담 지속
시장 변수 1위 ‘규제 변화’…금리·경기보다 영향 커

28일 오전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2025.10.28)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28일 오전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2025.10.28)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정부의 10·15 부동산 안정 대책 등 강도 높은 수요 억제책에도 불구하고, 내년 상반기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절반을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상승 응답 비율은 최근 5년 내 최고 수준으로, 부동산 시장의 기대심리가 여전히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R114가 5일 발표한 ‘2026년 상반기 주택시장 전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매매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응답이 52%, ‘하락할 것’은 14%로 나타났다. 상승과 하락 응답의 편차는 3.7배로 벌어졌으며, 상승 전망이 절반을 넘긴 것은 2021년 하반기(62%) 이후 5년 만이다.

상승 전망 이유로는 ‘핵심 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35.4%)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12.6%) △‘서울 등 주요 도심 공급 부족’(10.9%) △‘정부 규제로 인한 매물 잠김’(8.9%) △‘급매물 중심 실수요 유입’(8.8%)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하락 전망 응답자들은 △‘대출 규제에 따른 매수세 약화’(38.2%) △‘경기 침체 가능성’(15.9%) △‘대출 금리 부담’(10.6%) 등을 주요 요인으로 들었다.

임대차 시장 역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전세 가격은 57.8%가 오를 것으로 내다봤으며, 하락 응답은 9.3%에 그쳤다. 월세 역시 60.9%가 상승, 5.3%만 하락한다고 답해 격차가 11배 이상 벌어졌다.

부동산R114는 “6·27 대출 규제와 10·15 대책으로 전세를 낀 ‘갭투자’가 막히면서 전세 물건이 줄었고, 대출 제한과 전세사기 여파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세가 상승 이유로는 △‘매수심리 위축에 따른 전세수요 증가’(34.8%) △‘임대인의 월세 선호로 전세물건 감소’(23.8%) △‘서울 등 인기 지역 입주물량 부족’(14.7%)이 꼽혔다.

내년 부동산 시장의 핵심 변수로는 ‘대출·세금 등 규제 환경 변화’(17.0%)가 가장 많이 선택됐다. 이어 △‘국내외 경기 회복 속도’(16.8%) △‘한국은행 기준금리 조정 여부’(14.8%)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12.3%) 등이 뒤를 이었다.

부동산R114는 “2025년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부동산 규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며 “대외 경제 여건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금리 인하 속도가 완만해지면서, 정책 변수가 시장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전국 1,45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7%포인트다.

저작권자 © 서울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