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프로야구 입장권 수십배 폭리…탈루 혐의 집중 조사
공공기관 직원·교사 포함…200억 원대 암표 유통 추정
매크로 프로그램 판매업자도 조사 대상에 포함

매크로를 이용해 티켓을 예매해 웃돈을 얹어 판매한 40대가 경찰에 검거됐다. (2025.10.21) / 사진 = 대전경찰청 제공
매크로를 이용해 티켓을 예매해 웃돈을 얹어 판매한 40대가 경찰에 검거됐다. (2025.10.21) / 사진 = 대전경찰청 제공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국세청이 공연과 스포츠 경기 입장권을 수십 배 웃돈을 붙여 판매하며 부당이득을 챙긴 암표상 17명을 상대로 강도 높은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일부는 공공기관 직원이나 교사로 드러나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다.

6일 국세청은 “정당한 구매 기회를 빼앗으며 폭리를 취한 암표 거래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탈세 혐의가 짙은 17명의 암표업자를 세무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임광현 국세청장이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에서 밝힌 ‘민생침해 탈세 엄단’ 방침의 일환이다.

조사 대상자들은 수년간 K-팝 공연, 뮤지컬, 프로야구 경기 등의 입장권 약 4만여 건을 확보해 정가의 최대 30배까지 폭리를 취하며 200억 원 이상 규모의 암표를 유통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 암표업자는 인기 공연 티켓을 정가 15배 수준인 240만 원에, 프로야구 입장권을 10만 원짜리를 200만 원에 재판매하며 거액의 수익을 올렸다. 이 과정에서 수입 일부를 축소 신고해 8억 원 상당의 예금과 부동산을 축적한 것으로 확인됐다.

암표업자 세무조사 사례
암표업자 세무조사 사례

특히 국세청은 단순 개인 암표상 외에도 기업형 조직 구조를 갖춘 전문 암표업자, 공공기관 근무자, 사립학교 교사 등도 조사 대상에 포함했다.

이들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티켓을 판매한 뒤, 개인 계좌로 거래 대금을 수령하고 ‘판매 완료’ 표시 없이 게시글을 삭제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은닉한 정황이 포착됐다.

또한 국세청은 예매사이트에서 티켓을 먼저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 ‘매크로 프로그램’과 ‘예약 링크’를 판매하는 업자들도 함께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프로그램을 예매 희망자에게 직접 판매하고 차명계좌로 돈을 받아 신고를 누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에서는 수익 내역·자금 흐름·은닉재산 여부를 철저히 검증하고, 금융추적 및 금융정보분석원(FIU) 정보를 활용해 현금 거래까지 면밀히 확인할 것”이라며 “정당한 세금을 끝까지 추징하겠다”고 밝혔다.

국세청 관계자는 “팬심을 상업적으로 이용해온 암표상은 대표적인 민생침해 업자”라며 “공정과 상식을 저버린 불법 행위에는 예외 없이 엄정한 세무조치로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암표업자 세무조사 사례
암표업자 세무조사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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