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여사 인사청탁 의혹 중심 인물 조사
“청탁 없었다” 입장…질문엔 묵묵부답
특검, 피의자 전환 여부 신중히 검토 중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보고를 하고 있다. (2023.08.22)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이민희 기자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보고를 하고 있다. (2023.08.22)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이민희 기자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윤석열 정부 초기 ‘매관매직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이 6일 김건희 여사 관련 금거북이 인사청탁 의혹과 관련해 특별검사팀에 출석했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이 전 위원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변호인 2명과 수행원 2명에 동행해 오전 9시 10분경 출석했으며, 취재진을 피해 건물 지하 통로를 통해 입장하려다 기자들과 대치가 벌어지기도 했다. 휠체어를 탄 채 마스크를 착용한 그는 “금거북이를 왜 건넸느냐”, “인사청탁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아무런 대답 없이 지하 엘리베이터로 이동했다.

특검은 오전 10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조사를 진행한 뒤 점심시간을 가진 후 오후 1시 10분부터 재조사에 돌입했다. 특검 관계자는 “이 전 위원장이 진술을 거부하지 않고 조사에 임하고 있다”며 “건강상 문제만 없다면 가급적 오늘 중 조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이 전 위원장이 대선 직후 윤 대통령 부부에게 금 4~5돈짜리 금거북이와 ‘당선 축하 카드’를 전달하고 인사 청탁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것이다.

특검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서 이 전 위원장이 이사장으로 있던 한지살리기재단을 통해 김 여사에게 공예품과 복주머니, ‘세한도’ 복제품 등을 전달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22년 7월에는 정진기언론문화재단 정모 이사장을 통해 “잘 봐달라”는 메시지와 함께 자신의 업무 수행 보고서를 전달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특검은 이 전 위원장을 상대로 △윤 대통령 부부에게 금거북이 등 금품을 전달한 경위 △국가교육위원장 임명 전후 인사 청탁 여부 △공예품 전달의 성격 등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 측은 “청탁의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입장이다.

또 특검은 2023년 9월 김 여사가 휴궁일에 경복궁 경회루를 방문했을 당시, 이 전 위원장이 함께 찍힌 사진에도 주목해 촬영 경위와 만남의 목적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두 차례 소환 통보를 받았으나 “건강상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두 번째 소환 당시에는 왼쪽 발목 골절로 수술 중이었다며 출석 연기를 요청했었다.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도 두 차례 채택됐지만 불출석했다.

특검은 이 전 위원장 조사 결과에 따라 참고인에서 피의자 신분 전환을 검토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특검 관계자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법적 판단을 내릴 것”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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