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 대책 이후 서울 전세시장 불안 심화
하남·성남·안양 등 경기권 전셋값 급등세
공급 감소 속 ‘풍선효과’로 수도권 전세난 확산 우려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서울 전세시장의 불안이 수도권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 이후 전세 물량이 급감하고 가격이 치솟으면서, 급등한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한 임차인들이 서울을 떠나 경기권으로 몰리는 ‘전세 난민’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이동이 경기권 전세시장마저 자극하며 ‘풍선효과’를 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 과천, 하남, 성남, 안양 등 서울 인접 지역은 이미 전세 물량이 자취를 감추고, 기존 세입자들까지 더 외곽으로 밀려나는 ‘도미노 이주’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첫째 주(3일 기준) 경기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와 같은 0.09% 상승하며 13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특히 △하남시(0.47%) △성남 분당구(0.39%) △수원 영통구(0.28%) △광주시(0.28%) △안양 만안구(0.21%)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실제 전세가격도 단기간에 급등했다. 하남 학암동 ‘힐스테이트센트럴위례(전용 98.71㎡)’ 전세가격은 한 달 만에 8억 원에서 8억5000만 원으로 5000만 원 상승했다. 성남 수정구 ‘위례센트럴자이(전용 84.94㎡)’는 지난달 7억7000만 원에서 이달 8억 원으로 오른 데 이어, 현재는 9억5000만 원 수준까지 뛰었다.

전세 매물 감소세도 뚜렷하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6일 기준 경기 지역 아파트 전세 물건은 2만638건으로, 연초(3만999건) 대비 33.5%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안양 만안구 88.5% 감소(1308건→51건) △용인 처인구 78.8% 감소(909건→192건) △하남시 71.8% 감소(738건→208건) 등 대부분 지역에서 전세 물량이 급감했다.
여기에 내년 경기권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도 줄어들 전망이다. 올해 6만6000가구였던 신규 입주가 내년에는 4만3000가구로 약 35%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전세난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울의 전세 불안이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되는 구조적 문제로 보고 있다. 권대중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에서 전세를 감당하지 못한 임차인들이 경기권으로 이동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공급이 부족해 주거 불안이 외곽으로 번지고 있다”며 “근본적으로는 주택 공급 확대와 전세시장 안정화를 위한 중장기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