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경매 7년 3개월 만에 최대…이자 부담 영끌족 주택 경매시장으로 유입

【서울 = 서울뉴스통신】 김부삼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0%를 유지한 가운데,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7%를 넘어서면서 모든 대출을 끌어모아 내 집을 마련한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족들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 특례보금자리론 금리까지 오르면서 영끌족들이 집을 내놓아야 할 처지에 내몰리고 있다. 은행 이자를 갚지 못한 영끌족들의 집이 경매시장에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경매·공매 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가 216건으로 지난 2016년 6월(234건) 이후 7년3개월 만에 월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8월에 진행된 190건보다 13.7% 증가한 수치다.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매월 두 자릿수 정도에 그쳤지만 지난달 처음으로 200건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10월 107건을 기록하며 100건을 넘어선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계속되는 고금리로 인한 대출금 회수 등의 목적과 유찰 건수 증가로 신규 경매 물건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2천091건으로 전주 2천372건 보다 다소 줄었지만 지난 3월부터 2천건대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임의경매를 통해 진행된 아파트 경매 건수만 912건으로, 전월 대비 11.9% 증가했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고 주담대를 상환하지 못한 영끌족 등의 아파트 경매 물건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임의경매는 채무자가 빚을 갚지 못하면 은행 등 부동산 담보 채권자가 담보권을 실행하면서 진행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9일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앞으로 시중금리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금융 당국은 가계대출이 급증하자 수요 억제에 나섰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82조3천294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5천174억원 늘었다. 5월 이후 5개월 연속 증가세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는 지난달 3.82%로 전월 대비 0.16%p(포인트) 올라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금융채 5년)는 4.14~6.584%로 나타났다. 변동금리(코픽스 신규)는 연 4.53~7.116%로 이미 7%를 돌파했다.
하반기 미국 등 각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상되고, 대출 금리의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금리 오름세가 지속하면 연말에는 주담대 상단이 8%에 육박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 이후 부동산 시장에서 거래가 다소 늘었으나, 이전처럼 기존 주택을 처분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자 부담을 버티지 못하는 영끌쪽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