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공의 복귀 위해 정부 차원에서 상황 만들 것”…정은경 후보자에 기대감
복귀 조건에 전문의 시험 특례 요구…“특혜 시비 우려에도 9월 복귀 가능성”

3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30일 기자회견 생중계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2025.07.03)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민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집단 사직한 전공의들의 2학기 복귀 가능성을 공식 언급하며, 의료계와의 갈등 해소를 위한 대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위한 여건 조성과 함께, 의료 공백 사태의 장기화를 막겠다는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3일 취임 한 달 기자회견에서 “취임 당시 가장 자신 없었던 분야가 의료 문제였다”며 “정부가 바뀌며 불신이 완화된 것 같다. 2학기에 가능하면 전공의들이 복귀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많은 상황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의정 갈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정부가 복귀를 위한 물꼬를 트려는 시도라는 평가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역시 전공의 복귀와 관련해 신중하지만 긍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정 후보자는 “전공의들이 9월에 모집되기 때문에 시간이 많지 않다”며 “업무 파악 후 전공의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복귀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 질병관리청장 출신인 정 후보자는 보건 분야 전문성과 현장 소통 능력을 두루 갖춘 인물로 평가받고 있으며, 의료계에서도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의료계 내에서도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강경 노선을 견지하던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물러나고, 온건 성향의 전공의들이 복귀에 긍정적인 입장을 표하면서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주요 수련병원 전공의 대표들 역시 조건부 복귀 의사를 내비쳤다. 새 지도부는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정부에 제시할 복귀 조건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며, 이를 토대로 복귀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복귀 조건으로 제기된 전문의 시험 특례는 또 다른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사직 전공의 일부는 수련 기간 조정을 요구하고 있으며, 매년 2월 치러지는 전문의 시험을 8월에도 시행해 달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특례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형평성 논란과 특혜 시비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이 대통령은 의정 갈등의 근본 원인으로 전임 정부의 일방적 정책 추진을 지적하며, 신뢰 회복과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전 정부의 억지스러운 정책이 의료 시스템을 망가뜨렸고 국가적 손실도 초래했다”며 “이제는 솔직한 토론과 신속한 대화를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뢰를 회복하고 충분한 대화를 바탕으로 타협 가능한 영역에서 해법을 찾을 수 있다”며 “복지부 장관이 하루빨리 임명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은경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서는 의료계와 전문가들 모두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합리적 태도와 공공의료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춘 인물”이라고 평가했으며, 대한간호협회를 비롯한 관련 단체들도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명확한 입장 표명과 실질적인 대화가 병행된다면 오는 9월 전공의 복귀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정은경 후보자는 전공의들의 이야기를 경청할 인물로, 불필요한 양보 없이 합리적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형선 연세대 교수도 “지금은 정부가 유화책을 덜 쓰는 것이 오히려 전공의 복귀를 유도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의사 출신 복지부 장관은 의료계와의 소통에서도 유리한 위치”라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 서울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