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무릎·어깨 등 3대 부위 부상 위험↑
척추후관절증후군·무릎관절증 등 증가세
“내리막길·무리한 하산 피하고 스트레칭 필수”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가을철, 전국 산행 인파가 늘어나면서 허리와 무릎,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등산객이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을은 등산하기 좋은 계절이지만, 부주의한 산행은 만성 척추·관절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31일 의료계에 따르면 등산 중 흔히 발생하는 대표 질환으로는 ‘척추후관절증후군’, ‘무릎관절증’, ‘회전근개파열’, ‘발목인대파열’ 등이 꼽힌다.
등산은 근지구력 향상과 요통 예방, 스트레스 해소 등 긍정적인 효과가 크지만,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근육 손상과 관절 퇴행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40~50대 이상 중년층이나 균형감각이 떨어지는 사람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내리막길에서는 체중의 3~5배 하중이 무릎과 허리에 전달된다”며 “평지보다 절반 속도로 천천히 걸어야 하며, 보폭을 크게 하거나 뛰어내리면 부상 위험이 커진다”고 조언했다. 또한 배낭 무게는 체중의 10%를 넘기지 않도록 하고, 등산용 지팡이를 활용하면 체중 분산에 도움이 된다.
허리 통증의 원인 중 하나인 ‘척추후관절증후군’은 척추 뒤쪽 관절에 염증이나 퇴행성 변화가 생기면서 발생한다. 갑작스러운 외상이나 장시간의 잘못된 자세가 주된 원인으로, 아침에 허리가 뻣뻣하거나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미래본병원 김형석 신경외과 전문의는 “척추후관절증후군은 디스크와 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일반적인 요통 치료로는 효과가 제한적”이라며 “허리통증이 지속된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적정 체중 유지와 올바른 자세, 근육 강화 운동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가을철 가장 흔한 무릎 질환인 ‘무릎관절증’도 급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퇴행성 무릎관절증 환자는 2021년 399만여 명에서 2023년 432만여 명으로 증가했다. 이 중 60대 이상이 전체 환자의 84%를 차지했다.
등산 시 특히 하산 구간에서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은 평지의 3배 이상이므로, 속도를 줄이고 상체를 세워 중심을 잡는 것이 좋다. 무릎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뒤쪽 다리를 깊게 구부려 앞다리 하중을 분산시키는 자세가 효과적이다.
미래본병원 박동우 정형외과 전문의는 “비만은 무릎 하중을 크게 늘리므로 체중 조절이 필수”라며 “자전거, 수영, 걷기 등 관절 부담이 적은 운동을 권장하고, 등산이나 달리기 전에는 반드시 충분한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가을철 산행은 무리한 운동보다는 꾸준한 준비 운동과 올바른 보행 습관이 중요하다”며 “통증이 지속되면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최선의 예방”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