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관 기술위원장이 조광래 국가대표팀 감독의 거취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가졌다.

8일 오전 10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황보관 위원장은 ‘대표팀 경기력 및 운영상의 이유로 조광래 감독에게 사임을 권유했다’고 밝혔다. KFA내의 정식 절차를 남겨놓은 조 감독의 사임이 언론에 보도된 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한 것이다.

김진국 전무이사가 동석한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약 10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려 갑작스런 소식을 전했다. 황보관 기술위원장의 입장 발표에 이어 기자단의 날카로운 질문이 쏟아졌고, 대부분의 질의는 기술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감독 거취가 결정됐다는 절차상의 문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다음은 대표팀 감독 관련 공식 기자회견 전문.

- 황보관 기술위원장의 발표를 먼저 듣겠다.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고 한국 축구의 발전적인 면을 보여드리는 것이 대표팀의 역할인데, 2011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소식을 전해드려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공식 발표를 하기 전에, 일부 언론사에서 앞서 제기한 내용에 대해 말하겠다. 감독 거취와 관련된 부분은 레바논전(11월 15일)이 끝나고 나서 계속 검토하던 사항이었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에 최종 진출하기 위해서 어떤 방법이 가장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길인가에 대해 많은 검토가 있었다.

지난 5일 파주에서 회장단과 제가 미팅을 가졌다. 그 동안 있었던 대표팀의 경기력과 운영면에서 본선에 가는 것이 힘들지 않나 하는 판단이 있었다. 한일전 참패, 그리고 지난번 레바논전 참패에서 드러난 문제점에 대해서는 팬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세세하게 검토했다. 그것을 토대로 결정을 하게 됐다.

일부 언론에서 앞서간 면이 있다. 어제 밤에 조광래 감독님을 만나서 대표팀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줬고, 조광래 감독님에게 사임을 권유했다. 그런 부분에서 이야기가 끝났다.

오늘 이렇게 모인 것은 그 말들이 너무 앞서 보도되는 바람에 이 부분을 빨리 축구팬들에게 알리고, 궁극적인 다음 목표에 대해서 빠른 시간에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기자회견을 마련했다.

2011년에는 축구계에 불미스러운 일이 많았다. 그런 부분들은 축구계가 안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에 잘 극복해야 될 것 같고, 정말로 팬 여러분에게 사랑 받는 대표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 대표팀 감독 선임, 경질, 해임이 기술위원회를 통해서 결정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기술위원회는 대표팀의 경기력에 외부 요인에 의해서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 만들어진 조직이지 않나? 회장단과 미팅을 했다고 하는데, 절차상 문제가 없나?

아직 신임 기술위원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비공식적으로 모임을 가졌고 이 문제를 논의했다. 이 사안에 대해서는 레바논전 계속 검토된 사항이다.

큰 틀 안에서 월드컵 진출이라는 최종적인 목표가 있다. 기술위원회가 아직 구성이 안 됐기 때문에 기술위원장으로서 레바논전이 끝나고 나서 회장단과 이야기를 했다. (언론에 보도되는 바람에)부득이 하게 이렇게 발표하게 됐다.

수 일내 기술위원회가 발표될 것이다. 정식적인 절차를 밟아서 발표하겠다.

- 같은 질문을 김진국 전무에게 하겠다. 회장단이 토의를 했다는 것이 수긍이 가지 않는다.

김진국 전무이사: 절차, 정관상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대표팀 거취와 관련된 부분은 과거에도 기술위원장이 주관했다. 하지만 시기적으로 새롭게 기술위원장이 선임 됐고, 다음 경기가 너무 촉박하다.

황보관 기술위원장이 그 동안 모든 경기를 봐왔고, 시기적으로 시간이 짧기 때문에 회장단에서 결정을 한 것이다. 기술위원회에서 결정을 하더라도 회장의 최종 재가가 있어야 한다.

- 문제제기를 하신 분이 기술위원장인가, 회장단인가? 공식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상황에서 누구의 입장이 더 반영됐나?

김진국 전무: 대표팀 운영, 경기력을 종합해 기술위원장이 판단한 것이다. 회장단 회의에서 모든 절차를 보고했다. 회장단에서 이런 결정을 통합적으로 내린 것이다.

- 비공식적인 과정으로 대표팀 감독의 거취를 결정한 것은 큰 문제로 보여진다. 객관성 확보를 목적으로 한 기술위원회가 무용지물이 된 것 아닌가?

김진국 전무: 과거에도 기술위원회가 결정을 했고, 기술축구를 위해서 기술위원회가 모든 노력을 해왔다. 기술위원회가 구성단계기 때문에 새롭게 구성됐다 하더라도 기술위원회가 대표팀의 경기력을 평가할 시간은 없다. 그 동안 기술위원장이 있으면서 기록과 과정을 세세히 알기 때문에 한국 축구의 발전 차원에서 회장단에서 결정을 내린 것이다.

- 기술위원회가 구성된 것인지, 아닌지를 정확히 해달라. 대표팀 운영에도 문제가 있다고 했는데 정확히 어떤 문제가 있었나?

기술위원 구성은 공식적으로는 안 됐다. 내부적으로는 구성이 마무리 단계로 알고 있으면 될 것 같다. (조광래 감독을) 잘 보내드리고 싶다. 반복적으로 말하지만 한국축구가 내년에 최종예선을 통과하기 위한 결정이다. 그런 면에서 이해해달라.

기술위원장 취임 기자회견을 하면서 기술위원회의 역할이 한쪽에 치우쳐 있다고 말한 부분이 있다. 포괄적으로 기술위원회의 역할은 자문이다. 기술위원이 아직 소집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임, 후임 기술위원들은 아직 이 내용을 잘 모른다. 그 내용을 잘 아는 제가 회장단과 이야기를 한 것이다.

- 전격경질이 이회택 위원장 사임시점부터 결정된 것 같다. 차기 감독 선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정확히 말하면 이회택 부회장의 기술위원장 사임 이후가 아니라 레바논전 이후다. 후임 대표팀 감독에 대해서는 국내외를 통틀어 검토하고 있고, (선임은)12월 중에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

- 12월 안에 끝낸다는 말은 이미 제의를 했다는 말인가?

제의를 한 사람은 아직 없다.

- 최강희 감독(전북 현대)에게 구체적인 제안이 있었나? 쿠웨이트전(2월 29일)이 2개월 여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외국인 감독 선임에 따른 문제는 없나?

김진국 전무: 감독 선임은 협회나 기술위원장이나 2월 29일 열릴 쿠웨이트 전을 비롯한 최종예선을 어떻게 통과하느냐가 주안점이다. 기술위원회에서 판단하겠지만 국내외 구분 안 짓고 한국 축구 잘 아는 지도자가 선임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오늘 기자회견에 조중연 회장이 안 나온 이유는?

김진국 전무: 전례를 봐도 대표팀 감독 거취는 기술위원장의 소관이다.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회장이 나오는 것은 절차가 안 맞는 것이다.

- 기술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술위원회 소관이라는 말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김진국 전무: 이것은 기술위원장의 대표팀 감독 관련 발표다. 관례에 따라 기술위원장이 나온 것이다. 나는 행정적인 지원을 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언급을 할 수 없다.

- 2월에 중요한 경기가 있는데, 지면 최종예선에서 탈락하는 굉장히 중요한 경기다. 이 사실을 알고 들어올 감독이 있나? 그리고 한국을 잘 아는 감독이라는 것은 한국을 거쳐간 감독이라는 뜻인가?

쿠웨이트전은 굉장히 중요하다. 최종예선도 중요하다. 궁극적으로 말했지만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하겠다. 국내 감독이 됐든, 국외 감독이 됐든, 여러분이 추측하시는 것을 모두 백지화하고 시작할 것이다.

- 조광래 감독과 이야기를 나눴다. 황보관 기술위원장이 조 감독을 만나서 사임에 동의하냐고 물으니, 조 감독이 ‘다 아시지 않습니까’라고 말했다는데… 이는 무슨 뜻인가?

어제 7시 30분경에 조 감독을 만났다. 조 감독은 대선배다. 기술위원장 직위를 떠나 대표팀 감독은 상징적인 존재다. 조 감독께 성적에 대한 부분, 팀 운영에 대한 부분을 말했다. 여기에 따라서 사임을 권유했다.

- 기술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위원장이 혼자 판단해서 감독을 경질한 것은 처음 본다. 축구인들 대부분이 이런 식으로 대표팀 감독을 경질하는 것에 대해서 감독의 권위가 떨어졌다고 생각할 텐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이 부분은 정식적으로 절차를 밟으려고 했다. 그러나 의도와 다르게 조금 앞서 보도된 것 같다. 그런 문제로 인해 굉장히 큰 문제가 생겼다. 그런 차원에서 빨리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에 기자회견을 연 것이다.

기존 기술위원과 신임 기술위원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어수선한 분위기를 잠재우고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서는 방법이 없었다. 절차를 밟기 위해서 노력했고 일부 언론에서 앞서가서 부담이 됐다. 빨리 안정을 시키고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한 과정이다.

- 월드컵 본선 진출 좌절을 우려한 스폰서가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나?

나는 기술위원장이기도 하지만 다년간 행정도 경험했다. 축구에는 스폰서가 중요하다. 그런 부분에서 문제제기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직설적으로 이야기 하시는 분도 있었다. 빨리 변화를 줘야 하지 않냐 하는 부분도 사실이다.

- 코칭 스태프는 어떻게 되나? 새로운 감독은 기술위원회가 결정하나? 기술위원회 소집은 언제인가?

빠른 시일 내로 소집하겠다. 기존 스태프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갑작스럽게 여러분께 말씀 드린 것이라 이제부터 생각을 해서 발표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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