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태현 선생의 실추된 위상과 명예 회복은 산자들의 최소한의 도리

【성남=서울뉴스통신/김대운 대기자】한 사람을 추모하고 기리는 축제는 그 뜻이 당사자인 故人의 살아생전 펼쳤던 고귀한 행동이나 작품 활동 등을 통해 후대 사람들이 존경의 예를 갖추는 것이 그 첫 번째 뜻일 것이다.

따라서 故人을 위한 엄숙한 분위기나 즐거운 축제로의 승화는 고인에 대한 예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주관자들에 의해 지역민들이 함께 어울리며 고인의 살아생전 펼쳤던 고귀한 정신을 회상하며 느끼는 감동의 무대가 되어야 함이 정상이다.

추모음악회가 됐던 추모제가 됐던 그 본질은 고인이 펼쳤던 행적을 널리 알리며 이를 선양할 수 있는 기회 마련이 되어야 한다.

故 朴泰鉉(1907 ~ 1993)선생은 작곡가로서 이미 전국적으로 그의 행적이 알려져 있다.

故人의 대표적인 작곡은 우리가 3.1운동 기념식마다 목청껏 노래 부르는 기미년♬ 삼월 일일 정오♪ 터지자 밀물 같은♬ 대한 독립만세♪ 태극기 곳곳마다♬ 삼천만이 하나로♪ 이날은 우리의 의요♬ 생명이요♬ 교훈이다. 한강 물 다시 흐르고♪... 의 3.1절 노래가 선생의 작품이다.

이밖에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 태극기.

강산도♪ 빼어났다♬ 배달의 나라♪… 한글날노래.

산 위에서♬ 부는 바람♪ 시원한 바람♬ …산바람강바람.

동무들아♪ 오너라 ♬봄맞이가자 ♪너도나도♬바구니 옆에 끼고♪… 봄맞이 가자

넓고♪ 넓은♪ 밤하늘에♬ 누가♬누가♪잠자나♬…

등등 가사만 보아도 곡이 뇌리에 꿈틀거리며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게 하는 주옥같은 동요를 작곡하시는 등 민족정신을 고취시키기 위해 수많은 애국가요, 국민가요 등을 작곡하신 분이다.

故 박태현 선생은 박태준(뜸븍 뜸북♬ 뜸북 새♪논에서 울고♬…. 오빠생각), 현제명, 안익태, 김세형(흥사단가 작곡)과 동문수학했던 숭실학교가 배출한 1세대 음악가다.

숭실전문학교 졸업반 시절 동요일기를 작성하면서 매일 한곡씩 동요를 작곡한 일화는 두고두고 회자되는 대목이다.

2남3녀 중 차남으로 형 박태은이 명치대학 재학 중 을사오적 이완용 저격사건에 연루되어 서울시 신당동으로 거주지를 옮기게 된 것을 계기로 평양에서의 조선 미술전람회 입선과 국가대표 급 축구선수였던 이력을 접고 일본 기와바다미술학교로 진학했다.

유학 중 아버지 박일찬이 세상을 떠나자 의대 입학 권유를 외면하고 일본동양음악학교 첼로과에 입학했다.

졸업 후 귀국한 뒤 형의 죽음을 접한 후부터는 민족정신에 관심을 가져 애국가요, 국민가요, 어린이를 위한 동요 작곡활동에 심혈을 기울였다.

故 박태현 선생은 작곡가이며 연주활동(첼로), 합창 지휘 및 1966년 최초의 여성 교향악단인 스트링오케스트라를 창단해 상임지휘자 역할을 하기도 했다.

또한 후진 양성을 위해 학교에서 제자들을 가르쳤으며, 노년에는 그림그리기와 교회찬양대 지휘자로서 열정을 보이기도 하였다.

이렇듯 故 박태현 선생은 후진 양성을 위한 교육활동 등 여러 분야에서 활약한 한국이 낳은 위대한 음악가였다.

성남에 거주하셨다는 것만으로도 그분의 족적과 행적은 서울의 위성도시로 출발한 성남시가 보전하는 등 그 분의 문화 창작 정신은 문화불모지에 가까운 성남시가 문화적 유산으로 계승발전시켜야 할 책무라고 본다.

故 박태현 선생을 기리는 지인들을 포함해 많은 시민들이 성남예술제 기간 중 펼쳐진 故 박태현 음악제에 거는 기대가 컸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그러나 기대가 너무 컸던 탓 일까?

한국음악협회성남시지부(지부장 이수정)가 주관한 박태현 음악제의 현장을 살펴본 결과 필설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故人에 대해 민망한 심정이 앞섰다.

한국음악협회성남시지부는 물론 그의 상급단체인 한국음악협회 조차도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위치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반열에 있는 분에 대한 추모나 행적을 기리는 음악제임에도 이를 알리는 홍보나 길거리 현수막하나 걸려있지가 않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행사장도 故人의 격에 맞는 시청 등 공공건물 공간이 아니라 사인(私人)이 운영하는 소극장 규모의 장소로 선정됐고 그나마 공연장 내·외부에는 행사 개최를 알리는 흔한 현수막이나 포스터하나 부착되어 있지 않았다.

故人을 추모하거나 기린다는 인식이나 의식이 어느 한 곳에도 보이지 않았다.

따라서 정작 시청사 맞은 편 건물에서 행사가 개최됨에도 이를 알고 있는 외부인들이 없었고 행사는 주관사 그들만의 잔치였을 뿐 대중적 관심은 전혀 없었다.

행사가 진행되는 무대나 행사장 입구에는 한국음악협회성남지부 베너 입간판만 덩그런히 놓여있을 뿐 하나 오늘의 주인공인 故 박태현 선생을 알리는 게시물하나 없었다.

한마디로 故 박태현 음악제라는 그럴듯한 겉포장만 있었을 뿐 정작 선생을 위한 손님 맞을 준비는 전혀 안되어 있었다.

누구를 위한 행사인지 도대체 구분이 안되어 故 박태현 선생은 뒷전으로 밀린 채 음악협회성남지부, 성남지부를 위한 행사로 주객전도된 현장이 연출된 것이다.

故박태현 선생의 유족들이 행사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가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었지만 행사 갈무리 마당에 결국 행사진행에 실망한 유족들이 “식사를 같이 하지 못하겠다”며 발길을 돌리겠다는 것을 故 박태현 선생 기념사업회 측 관계자가 나서서 억지 춘향식으로 유족의 노기를 가라앉히는 데 진땀을 흘렸다는 얘기는 이날 행사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단편적으로 말해주고 남음이다.

이날 행사는 故人을 기리는 추모음악제가 아니라 故人의 이름을 빙자한 정중지와(井中之蛙)의 형국으로 태생적 한계인 문화 불모지인 성남의 현 상황과 수준을 여과없이 적나라하게 보여준 모습이다.

시민의 혈세로 치러진 이날 행사에는 성남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과 소속 위원 등 시의원들이 참석해서 이 광경을 지켜보았다.

이들 역시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왔으나 역시나하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궤의혈(堤潰蟻穴)은 개미굴이 제방을 무너뜨린다는 뜻으로 사소한 실수로 큰일을 망쳐버리는 것을 비유할 때 사용하는 고사성어다.

故 박태현 음악제를 주관한 한국음악협회성남시지부는 시민들이 혈세 낭비와 준비부족에 대해 시민들에게 석고대죄하라해도 할 말이 없다.

한국음악협회성남지부가 주관한 故 박태현 선생 음악제는 시민들을 우롱할 것이 아니라 향후 성남시에 반납하고 동 음악제는 故 박태현 선생을 기리며 진행되고 있는 전국창작동요제에 흡수 운영하되 이 또한 한국음악협회성남지부가 주관할 것이 아니라 전문가 집단인 성남문화재단이 주관해 문화라고 내세울 것이 없는 성남시가 故 박태현선생의 뜻을 기려 창작동요의 메카로 성남시가 우뚝 설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그분의 문화적 소양과 어린이들을 사랑했던 순수한 정신이 은수미시장이 발현시키고자하는 내일의 주인공인 어린이 사랑과 맥을 같이하는 동반자적 관계를 갖도록 하는 것이 지하에 계시되 천상에서 성남시민들을 바라보고 계실 故 박태현 선생의 본 뜻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故 박태현 전국 창작동요제를 통해 전국 어린이들 천상의 목소리가 성남에서 아름답게 울려퍼지며 이들이 율동에 있는 故 박태현 선생의 노래비와 함께 편히 쉬고 계시는 곳까지 답사코스로 만들어 간다면 故 박태현 선생이 꿈꿔왔던 선율 위에 어린이들의 천진난만한 심성과 함께 4차 산업시대의 창작 선도 도시와 문화 창작도시가 어울리는 행복한 성남시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땅에 떨어진 故 박태현 선생의 위상과 명예를 회복시켜 드리는 것이 산자들의 최소한의 도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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