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일자리센터 상담사 박숙희
일자리센터에 찾아오시는 분들 중 이전직장에서 퇴직하셔서 나이 제한에 걸려 재취업이 안되어 오시는 분들이 많다. 특히 중장년층의 퇴직자들이나 경력단절 여성분들도 많아졌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체 생산 가능 인구 가운데 최고령층인 55살에서 64살 사이 인구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63.7%로 나타났는데 이는 지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다.

이렇게 중장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은 이유는 노후 대비가 부족한 고령자층이 퇴직후 정규직이 아닌 자영업이나, 일용직 등 비정규직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흔히 베이비부머 세대라고 하는데 아직 자녀들의 교육과 생활비, 가족의 건강문제로 노후준비까지 되지 않은 이중고, 삼중고를 겪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그리고 퇴직할 세대들이 많이 있는데, 시청에선 무슨 사업을 준비해 놓고 있느냐는 참 많은 기관들의 전화들이 많이 오고 있다.

취업 찬바람에 대해 청년층 이상으로 고단한 생활을 겪고 있는 준고령이상 세대의 취업전쟁에 대한 방송을 종종 보았을 것이다. 성인으로 다 큰 자녀들은 집에서 놀고, 대신에 생활비 벌러 나가는 부모세대를 그린 방송이나, 정년퇴직이나 연령 때문에 권고사직 받고 일터에서 밖으로 내몰리고, 용역업체에서는 줘야하는 임금에서 지나치게 많이 떼어 가는데 보호를 받지 못하는 약자인 입장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여러 매체에서 보고 듣고 하였을 것이다.

다시 말해 너무 많아진 인력관리업체들과 그 횡포, 한꺼번에 쏟아지는 베이비 부머 세대의 재취업전쟁, 늘어나는 비정규직화 현상들, 고학력의 구직자들이 원하는 일자리 부족 등 많은 것이 맞물려 엉켜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분명 베이비 부머 세대의 대량 실업은 사회적으로 큰 부담과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지금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세대들이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이를 준비한 대책이 미비한 건 사실이다. 한분 한분에게 이전 경력이나 전공을 살려 재취업을 도와 드리려고 업체에 전화하거나 동행면접을 통해 사정하다시피 하지만, 생산성이 떨어진다거나, 관리자보다 나이가 많아서 지시하기 곤란하다, 다치거나 사고가 많아서... 등등의 이유로 미리 잘라 버리는 경우가 많아 힘이 빠질 때가 많다.

흔히 하게 되는 경비직이나 청소일이 점점 급여가 적어지는 건 일하려고 하는 사람은 많은데, 그 일자리마저도 부족하다는 것을 대변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채용이 가장 빨리 마감되는 것도 경비직과 청소직이다.

미국 다우(Dow)라는 회사에서는 베이비 부머 세대의 퇴직 후에도 커뮤니티를 만들어서 현직 퇴직 직원들의 상호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개인적 근황이나 개개인의 보유한 스킬과 지식을 공유하고, 유능한 퇴직자들 중 컨설턴트나 정규직으로 재고용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물론 이것은 전문적인 분야여서 사람이 곧 기술이고, 기술이 기업의 경쟁력이기 때문에 가능한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기에서 베이비 부머 세대의 전문성과 애정 어린 지지는 기업의 자생력, 경쟁력을 길러주는데 더 없는 자양분이 아닐까 한다.

실업자를 위한 교육으로 노동부 지정 학원과 직업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는 청년층과 여성층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 대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취업에도 나이제한에 걸리다 보니 베이비 부머 세대는 실질적인 재취업 직업훈련에도 나이제한에 걸리고 마는 현실이다.

여기에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것이지만, 각 기업에 안전교육과 안전지원을 바탕으로 하고 기업에서 필요한 직무 중심으로 중장년층 대상 직업훈련 컨텐츠가 더욱 개발되어져 나와야 한다고 본다. 여기에는 기업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직업훈련교사로 활동할 기회부여와 베이비 부머 세대에게 직업훈련교사로서의 소양도 기르도록 훈련받는 기회를 제공하였으면 한다.

재취업이든 창업이든 중장년층들은 현재 좁은 문을 통과해야 하는 건 사실이다. 상상하지도 못할 좁은 문이 될 수 있지만, 직업인으로서의 소양을 잃지 않는 노력도 해야 한다. 다른 세대들과 소통을 위한 노력과 건강관리, 변화하는 문화에 대한 열린 마음을 가졌으면 바란다.

수원일자리센터에서 진행되는 취업특강이나 수원시에서 진행하는 인문강좌, 고용센터에서 운영하는 집단상담 프로그램, 경기도 온라인 e-배움터 홈런, 시청, 구청, 동사무소에서 운영하는 컴퓨터 강의들을 받아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다. 그리고 용기를 잃지 않으시길 부탁드린다.

작년 취업 특강을 준비하면서 다양한 직업을 가진 분들을 인터뷰하러 다녔었다. 모두 다 기사로 쓰거나 오픈하지 못했지만, 보이지 않지만, 오랜 세월(보통 20년에서 30년)동안 작은 일도 소중히 해오신 분들을 만난 적이 있다. 지하상가에서 김밥장사만 30년, 미용실만 20년... 그분들은 지금도 그 일을 하고 계신다.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어도, 한가지 품목을 가지고도 시대 흐름에 맞는 입맛과 기구들을 도입하고 내 기술이 되도록 노력해 오셨다 한다. 이분들의 손주와 자녀들이 얼마나 감사하게 살고 있는지 보았을 때, 이분들의 삶에서 고달픔도 성실과 부지런함으로 극복하고, 작은 것에서 행복을 만들어 온 것에 존경심마저 생긴다.

2002년에 노벨화학상을 탄 일본의 다나카 도이치란 분도 수 십년간 실험을 거듭해 인류에게 기여할 수 있는 단백질 분해 방법을 발견하였다. 더 많은 분들이 있지만, 이분들에게서 얻는 교훈이 있다. 작은 것도 소중하게 감사하게 오래오래 일할 수 있는 것이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마지막으로 기업과 근로자, 그리고 우리나라에 서로 윈윈되는 커뮤니티를 발현하고, 격려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하고 반성해 보고, 구직자와 기업, 우리 모두 재취업의 당사자로서 베이비 부머 세대의 재취업을 바라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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