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인물 사이의 침묵’
‘말하지 않는’
‘드러나지 않는 것들의 아우라 Aura’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욘 포세의 작품 ‘겨울’이 4월 대학로 연극무대에 오른다.
노르웨이 극작가 욘 포세(Jon Fosse)의 작품 ‘겨울’이 오는 9일부터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욘 포세는 2023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문학적 가치를 다시금 인정받은 현대 연극의 거장이다. 그의 작품은 간결한 대사와 독창적인 문체로 삶의 본질과 인간 내면을 탐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겨울’은 이러한 포세 특유의 극적 미학을 담고 있으며, 등장인물 간의 미묘한 감정 변화와 침묵 속에서 흐르는 긴장감이 관객의 호기심과 공감을 끌어내는 작품이다.
작품 ‘겨울’은 여자와 남자 그 둘의 이야기다. 공원에서 남자는 여자를 피하는 듯하고 여자는 그런 남자를 거의 필사적으로 붙잡는다. 여자는 남자에게 끊임없이 “난 당신 여자야”라고 말한다. 하지만 남자는 약속이 있다며 여자를 홀로 남기고 떠난다.
다시 만나 여자는 남자와의 지난 과거를 알고 있다고 말하지만, 남자는 여자를 기억하지 못한다. 여자는 “난 당신 여자야”라고 반복적으로 말하고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 말하며 여자가 남자를 홀로 남긴 채 떠난다.
남자는 여자를 찾는다. 하지만 여자는 달라진 분위기다. 여자는 남자가 자신과 함께하면 가족, 일자리 모든 것을 잃고 불행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여자는 끊임없이 남자의 마음을 돌리려 하고, 남자는 자기가 가진 모든 것보다 내 앞의 여자가 더 소중하다고 말한다. 남자는 같이 떠나자고 말하지만….
욘 포세의 작품은 종종 난해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극단 심연은 이번 공연을 통해 기존의 포세 작품과 차별화된 해석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차병호 연출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욘 포세의 작품이 지닌 정적인 아름다움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내고자 했다”라면서 “‘여백이 강조되는 무대’, ‘관객들의 상상력으로 완성되는 무대적 판타지’를 만들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니멀리즘을 기반으로 한 무대 연출과 조명, 사운드 디자인이 조화를 이루며 관객들에게 새로운 감각적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에는 연극계에서 탄탄한 실력을 갖춘 배우 박근홍과 해수가 출연하여, 작품이 지닌 깊이와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배우들의 열연과 함께 세밀한 연출 선이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극단 심연의 연극 ‘겨울’이 강렬한 울림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연은 오는 9일부터 13일까지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4시, 7시에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진행된다. 연극 애호가는 물론, 새로운 시각에서 욘 포세의 작품을 접하고 싶은 관객들에게도 놓칠 수 없는 기회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