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4일 달오름극장서 해외초청작 공연
투우사 후안 벨몬테와 바그너 오페라에서 영감
강렬한 미장센과 철학적 메시지로 예술의 본질 탐구

'사랑의 죽음. 피비린내가 떠나지 않아. 후안 벨몬테(Liebestod. El olor a sangre no se me quita de los ojos. Juan Belmonte)' 포스터. / 사진 = 국립극장 제공
'사랑의 죽음. 피비린내가 떠나지 않아. 후안 벨몬테(Liebestod. El olor a sangre no se me quita de los ojos. Juan Belmonte)' 포스터. / 사진 = 국립극장 제공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국립극장은 다음 달 2일부터 4일까지 해외초청작 ‘사랑의 죽음. 피비린내가 떠나지 않아. 후안 벨몬테’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선보인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작품은 스페인 출신의 연출가이자 배우, 작가인 안헬리카 리델의 첫 내한 공연으로,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탐구와 파격적인 연출로 유명한 그녀의 예술 세계를 국내 관객에게 소개하는 특별한 무대다.

리델은 인간의 위선, 이성 중심의 사회 질서를 강하게 비판하며 신비주의적 연극미학을 선보이는 작가다. 이번 작품에서도 가톨릭적 자기희생, 강렬한 시청각 효과, 도발적인 무대 장치로 관객의 감각을 자극하며 깊은 질문을 던진다.

‘사랑의 죽음’은 벨기에 엔티겐트 극장과 협업한 연극의 역사 시리즈 세 번째 작품으로, 2021년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초연됐다. 스페인의 전설적인 투우사 후안 벨몬테, 그리고 바그너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마지막 곡 ‘Liebestod(사랑의 죽음)’에서 영감을 얻어 창작된 이 작품은 예술과 삶, 죽음, 희생의 본질을 교차시킨다.

무대는 노란빛 투우장을 연상시키는 강렬한 색감으로 꾸며졌으며, 황소 조형물과 동물 사체 등 전위적 오브제를 활용해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여기에 오페라, 대중음악이 어우러진 음악적 장치는 몰입감을 더한다.

공연은 스페인어로 진행되며 한국어 자막이 제공된다. 특히 5월 3일 공연 종료 후에는 리델의 협업자인 구메르신도 푸체와 배우 파트리스 르 루직이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 시간도 마련돼 예술적 철학을 나누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안헬리카 리델은 “이 연극은 사랑에 빠진 여인이 스스로를 제물로 바치는 희생제이자, 투우처럼 예술의 장에서 죽음을 마주하는 고백”이라며 “관객이 진실을 외면하지 않고 내 작품에서 어떤 깨달음을 얻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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