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최초 개최…93개국 400여 명 문화예술인 참여
AI와 기후위기 등 글로벌 이슈 대응 논의…“이제는 실행과 연대의 시간”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제10차 문화예술세계총회가 지난달 30일 나흘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서울에서 성황리에 폐막했다. 2000년 캐나다 오타와에서 시작된 이 총회가 동아시아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서울은 지난 2023년 스웨덴 스톡홀름 총회에서 회원국들의 만장일치 지지를 받아 개최지로 확정됐다.
이번 총회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국제예술위원회연합(IFACCA)이 공동 주최했으며, ‘문화예술의 미래 구상(Forecasting the Future of Arts and Culture)’을 주제로 서울 대학로 일대에서 진행됐다. 행사에는 93개국 400여 명의 문화예술 전문가가 참석했고, 62개국에서 온 104명의 연사가 다양한 주제에 대한 국제 문화정책을 논의했다.
이번 총회의 핵심 화두는 단연 인공지능(AI)이었다. AI 기술이 예술 창작과 소비 방식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인간 고유의 서사를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에 대한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특히 원주민 출신 AI 윤리학자 마이클 러닝 울프는 “AI는 똑똑해서 위험한 것이 아니라, 어리석기 때문에 위험하다”며 데이터 착취와 언어의 표준화가 초래할 문화적 균질화를 경고했다.
또한 ‘급변하는 시대, 문화의 미래 전망’을 주제로 한 통합세션에서는 모든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문화권 보장과 다양성에 대한 저항에 맞서는 정책 수립이 미래 문화정책의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이외에도 기후위기 대응, 지역 간 문화 불균형 해소, 공동체 회복력 강화 등 문화예술이 직면한 글로벌 이슈에 대한 대응 사례도 공유됐다.

참석자들은 국적과 배경을 넘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눈 ‘월드카페’ 세션을 통해 2050년의 미래를 상상하며 각국의 실정에 맞는 문화예술 실천 로드맵을 제시했다. 크리스틴 다니엘슨 IFACCA 이사장은 “서울 총회는 오는 9월 바르셀로나에서 열릴 ‘몬디아컬트’ 세계 장관급 회의에 앞서 실질적인 논의 출발점이 됐다”고 평가했다.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은 폐막 연설에서 “이제는 질문을 던지는 단계를 넘어 실행과 연대의 시대로 나아가야 할 때”라며 “각자의 자리에서 행동하고 서로 연결하자”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