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예결·법사위원장 내정…“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
국민의힘 “정권 교체 맞춰 법사·예결위 양보하라” 역제안
여야, 5차 협상에도 입장차…본회의 강행 시 충돌 불가피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왼쪽부터)와 우원식 국회의장,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국회 탄소중립 선언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5.06.17)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신현성 기자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왼쪽부터)와 우원식 국회의장,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국회 탄소중립 선언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5.06.17)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신현성 기자

【서울 = 서울뉴스통신】 김부삼 기자 =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을 둘러싼 여야 간 협상이 극심한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27일 본회의를 단독 소집해 상임위원장 선출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의 첫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를 6월 임시국회 회기 내 마무리 짓기 위해서는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본회의 개의를 공식 요청했으며, 예산결산특별위원장에 한병도 의원, 법제사법위원장에 이춘석 의원, 문화체육관광위원장에 김교흥 의원을 내정한 상태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우 의장을 직접 찾아가 예결위원장 선출과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을 위해 27일과 30일 각각 본회의를 열어줄 것을 요청했다. 김 원내대표는 면담 직후 기자들에게 “지금까지의 과정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요청드렸고, 내일 아침 결정해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우 의장은 여야 협상 상황을 지켜보며 본회의 소집 여부를 이날 오전 중 최종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우 의장은 양당에 예결위원 명단을 26일까지 제출할 것을 주문했으며, 현재 민주당은 해당 명단을 제출한 상태다.

여야는 민생 경제 회복을 위한 추경의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이루고 있으나, 상임위원장 배분을 둘러싼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은 정권교체에 따라 국회 법사위원장과 예결위원장 자리를 여당이 맡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그 대가로 외교·안보 분야 상임위원장(외교통일위원회, 국방위원회, 정보위원회) 자리를 야당에 넘기겠다는 역제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민주당은 “상임위원장 배분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국민의힘의 요구를 일축하고 있다. 민주당은 27일 오후 1시 30분 의원총회를 열어 상임위원장 선출 문제를 마무리 짓고, 곧이어 오후 2시 본회의 개의에 대비한 일정을 소속 의원들에게 공지한 상태다. 국회 과반 의석을 확보한 민주당은 단독으로 상임위원장을 선출할 수 있어, 본회의가 열릴 경우 일방 처리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송언석 원내대표 등이 국회의장을 찾아가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며, 전날 김병기 원내대표와의 오찬 회동이 성과 없이 끝난 이후 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도 불참한 바 있어, 여야 간 협상 재개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민주당이 본회의를 강행할 경우, 상임위원장 선출을 둘러싼 정국은 여야 간 또 다른 충돌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저작권자 © 서울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