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 기름에 풍부한 리놀레산, 염증 및 심혈관 위험 지표 낮춰
리놀레산 수치 높을수록 당뇨 관련 바이오마커도 개선
전문가 “식물성 기름, 다양한 조합 통한 섭취가 바람직”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그간 건강에 해롭다는 인식이 강했던 콩기름, 옥수수기름 등 이른바 '씨앗 기름(종자유)'이 오히려 심혈관 질환과 제2형 당뇨병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영양학회 연례 학술대회에서 공개된 해당 연구는 씨앗 기름에 다량 함유된 리놀레산이 심장과 혈관 건강, 혈당 대사 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밝혀내 기존 인식을 뒤집었다.
리놀레산은 해바라기유, 카놀라유, 참기름 등 식물성 씨앗에서 추출한 기름에 풍부한 오메가-6 지방산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인디애나대학교 블루밍턴 캠퍼스 공중보건대학원의 케빈 C. 마키 부교수는 “씨앗 기름이 오히려 염증을 유발하고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실제 데이터를 통해 그 반대 결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1,894명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혈중 리놀레산 수치를 측정하고, 염증 지표 및 심혈관 질환과 당뇨병 관련 바이오마커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리놀레산 수치가 높은 그룹은 포도당 수치와 인슐린 수치, 인슐린 저항성을 나타내는 HOMA-IR 수치가 모두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씨앗 기름이 당뇨병 예방에도 효과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기존 연구들이 식단 설문이나 자가 보고 방식에 의존해 주관적 편향이 개입될 여지가 있었던 반면, 이번 연구는 혈액 검사를 통해 직접 리놀레산 수치를 측정하고 바이오마커 기반 분석을 수행해 객관성을 높였다. 마키 교수는 “정량적이고 신뢰도 높은 바이오마커를 통해 씨앗 기름 섭취량과 건강 지표 간 명확한 상관관계를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영국 영양치료사 캐리 비슨도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씨앗 기름은 포화지방이 적고, 객관적으로 건강한 기름”이라며 “오메가-6가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아직 해당 성분이 실제로 질환을 유발한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비슨은 “씨앗 기름은 이미 가공식품과 샐러드드레싱, 외식 식품 등 다양한 곳에 사용되고 있어 과도한 의존보다는 식단 전반에서 다양한 지방을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코코넛유나 올리브유 등 다른 식물성 기름과의 병행 사용을 고려하고, 요리 시에는 다양한 종류의 기름을 조화롭게 활용하는 것이 건강한 식생활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씨앗 기름에 대한 기존 인식이 변화하는 가운데, 이번 연구 결과는 건강한 지방 섭취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