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5분위 배율 6.4…전국·수도권도 일제히 최고치
선도아파트 50지수, 4.49%p 상승…집값 고공행진
정부, 과열 진정 위한 대출 규제…“거래 숨 고를 것”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서울 강남권과 한강변 고가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고가·저가 아파트 간 가격 격차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벌어졌다. 전국적으로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정부는 초강력 대출 규제를 통해 과열된 시장에 제동을 걸고 있다.
2일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6월 서울 아파트 5분위 배율은 6.4를 기록해 2008년 12월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5분위)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을 하위 20%(1분위)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으로, 지수가 높을수록 가격 양극화가 심하다는 의미다.
서울에서 상위 20%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31억4419만 원에 달했다. 반면 하위 20% 평균 매매가는 4억9085만 원으로, 그 격차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수도권 아파트 5분위 배율도 8.2로 최고치를 경신했고, 전국 평균 역시 11.9를 기록하며 고가 아파트 한 채로 저가 아파트 11.9채를 살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러한 격차 확대는 시가총액 상위 아파트의 가격 급등과도 맞물린다. 전국 시가총액 상위 50위 아파트의 매매가는 전월 대비 4.49% 상승해 역대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120.1을 기록해 전월 대비 4.49%포인트 뛰어올랐다. 이 지수에는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인 은마아파트, 잠실주공5단지, 압구정 현대를 비롯해 헬리오시티, 반포 래미안원베일리, 마포 래미안푸르지오 등 대표 고가 단지가 포함돼 있다.
이처럼 강남과 한강변 지역 중심으로 집값이 치솟자, 정부는 시장 과열 진정을 위해 강도 높은 대출 규제를 꺼내 들었다. 6억 원 초과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제한, 대출 시 6개월 내 전입 의무, 다주택자의 추가 주택 구입 시 주담대 금지 등이 포함된 조치다.
이에 따라 단기간 급등세를 보였던 서울 아파트 시장은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와 똘똘한 한 채 선호가 강남권과 한강변에 집중되는 흐름은 다소 주춤할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 규제의 여파로 5~6월 과열 양상을 보였던 한강벨트 아파트 거래량도 점차 진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