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E ε4 없는 여성만 인지기능 저하 영향
남성과 APOE ε4 보유 여성은 영향 미미
세계 첫 대규모 전향적 추적 연구 결과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비타민D 결핍이 인지기능 저하와 관련이 있다는 통설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지 않고, 특정 유전자형을 가지지 않은 여성에게만 유의미하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은 7일, 정상 인지기능을 가진 노인 1547명을 대상으로 평균 8년 이상 정기적으로 인지기능검사(MMSE)와 혈중 비타민D 농도 검사를 실시한 결과, 성별과 APOE ε4 유전자형 유무에 따라 비타민D 결핍의 인지기능 저하 영향이 달랐다고 밝혔다.
비타민D는 칼슘과 인의 흡수를 조절해 뼈와 근육 기능을 유지하고, 뇌 신경세포 기능, 염증 조절, 신경 보호에 관여하는 등 노년기 뇌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양소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D 결핍이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은 유전자와 성별에 따라 달랐다.
연구에 따르면 남성은 비타민D 수치가 낮아도 인지기능 저하 속도에 큰 변화가 없었고, 여성 중에서도 알츠하이머병 고위험 유전자형인 APOE ε4 보유자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 반면 APOE ε4 유전자형이 없는 여성의 경우, 혈중 비타민D 수치가 낮으면 인지기능 점수가 연평균 약 0.14점 더 빠르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타민D 결핍이 인지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집단이 APOE ε4 비보유 여성에 국한된다는 의미로, 남성과 APOE ε4 보유 여성까지 포함하면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은 비타민D와 인지기능 저하의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김기웅 교수는 “모든 사람이 비타민D 결핍을 이유로 무분별하게 영양제를 복용할 필요는 없다”며 “APOE ε4 유전자를 갖지 않은 여성에게는 비타민D 관리가 인지기능 유지와 치매 예방에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유전자형과 성별을 함께 고려한 세계 최초의 대규모 전향적 추적 연구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클리니컬 뉴트리션(Clinical Nutrition)’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