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전립선암은 대표적인 ‘침묵의 살인자’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환자 본인도 모르는 사이 병이 진행되기 때문에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조기에 진단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보건복지부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전립선암은 1~2기에서 치료를 시작할 경우 5년 생존율이 99%에 달하지만, 뼈나 다른 장기로 전이된 후에는 49.6%로 급격히 낮아진다.

전립선암은 현재 남성에게 폐암 다음으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고령화와 서구화된 식단의 영향으로 환자 수는 지난 10년간 약 2.5배 증가했다. 흔히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소변 줄기 약화, 야간 빈뇨, 혈뇨 등이 있으나 전립선비대증으로 오인하기 쉬워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발병 위험 요인으로는 나이와 가족력이 대표적이며, 아버지나 형제가 전립선암을 앓았을 경우 위험이 3배 이상 높아진다. 또한 비만, 고지방 식습관, 운동 부족 등도 위험도를 높인다.

조기 발견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검사는 전립선 특이항원(PSA) 검사다. 단순 채혈로 진행되는 이 검사는 방사선 노출이 없고 비용 부담도 크지 않다. 전립선에서 생성되는 단백질인 PSA 수치가 높으면 전립선암뿐 아니라 비대증, 염증 가능성도 의심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PSA 검사는 국가 일반건강검진 항목에 포함돼 있지 않아 의료계는 국가검진 편입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50세 이상 남성은 매년, 가족력이나 비만·당뇨 등 고위험군은 45세부터 정기적으로 PSA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한다. 단, PSA 수치가 높다고 모두 암은 아니므로 재검사와 함께 직장수지검사, MRI, 조직검사 등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김종욱 교수는 “PSA 수치가 4ng/㎖ 이상이면 정밀검사를 권고하지만, 수치만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며 “정상 수치여도 가족력이나 직장수지검사에서 이상이 있으면 반드시 추가 검사를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립선암 예방을 위해서는 정상 체중 유지, 규칙적 운동, 채소·과일·생선 중심의 식단, 가공육·고지방 음식 줄이기, 금연·절주 등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정기검진이 무엇보다 확실한 예방법으로 꼽힌다. 조기검진을 통해 ‘침묵의 살인자’를 미리 발견하는 것이 생존율을 좌우하는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