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새 환자 30% 이상 증가…소아·청소년 비중 높아
감기와 증상 혼동 잦아…합병증 위험 커 주의 필요
유전·환경적 요인 복합 작용…초기 치료와 생활습관 개선 중요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가을철 큰 일교차와 건조한 날씨는 알레르기성 질환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히며, 그중 가장 흔한 질환이 알레르기 비염이다. 대표 증상인 맑은 콧물, 재채기, 코막힘은 일상생활의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숙면을 방해해 만성피로를 유발한다. 치료를 미루면 천식과 축농증, 중이염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740만명으로 2020년 대비 31.3% 늘었다. 이 가운데 20세 미만 소아·청소년 환자가 272만명에 달해 전체의 44.9%를 차지했다. 특히 성장기 아동은 불편감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지내는 경우가 많아 수면장애와 만성피로, 학습능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은 감기와 혼동되는 경우가 흔하다. 하루 1시간 이상 맑은 콧물, 발작적 재채기, 코막힘, 코 가려움증 중 두 가지 이상이 지속된다면 알레르기 비염일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한쪽 코만 막히거나 냄새가 나는 노란 콧물, 반복적인 코피, 후각 상실 등은 다른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천식 발생 위험이 약 3배 높다. 축농증 환자의 40%에서 알레르기 비염이 함께 나타나며, 이 중 최대 90%가 중이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따라서 단순한 코 증상으로만 접근하기보다 코 구조의 교정과 알레르기 원인 치료를 병행해야 효과적이다.
또한 알레르기 비염은 가족력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부모 한쪽이 알레르기 질환이 있으면 자녀의 발병 확률은 50%에 달하며, 양쪽 모두가 알레르기 환자일 경우 75%까지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환기, 청결 관리, 미세먼지 및 알레르기 유발 물질 차단 등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유전적 한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건희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가족은 같은 생활공간과 습관을 공유하기 때문에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원인에 쉽게 노출된다”며 “환경을 개선하고 조기 치료에 나서는 것이 합병증을 줄이고 삶의 질을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