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 경북오픈’, 경북 안동·예천 등 지역주민들과 상생·화합 대회

【예천(경북) = 서울뉴스통신】 이민희 기자 = 추석을 앞두고 한국프로골프투어(KPGA)와 예천 한맥컨트리클럽은 지난 3월 경북 의성발 산불로 인한 피해 지역의 회복과 재건을 돕고자 ‘채리티’ 성격의 대회를 개최한다.
물론, 이번 대회는 경북 안동·예천 등 지역주민들과의 상생과 화합도 염두에 뒀다.
한맥CC와 KPGA는 출전 선수들과 뜻을 모아 기부금을 조성해 경상북도에 기부하기로 했다.
경북 예천 한맥컨트리클럽 임기주(67) 회장이 불과 대회 1개월을 앞두고 한국프로골프투어(KPGA) KPGA 경북오픈 임대 요청이 들어왔을 때 마음이 움직인 바로 그 이유다.
임기주 회장은 KPGA 협회의 대회 결정이 늦어진 것과 상관없이 대회 결정을 임직원들과 논의 한 끝에 개최 쪽으로 가닥을 잡고, 먼저 피해 지역의 잔디부터 모두 교체작업에 들어갔다.
임기주 회장은 작년 KPGA투어 대회를 위해 임대료를 아예 받지 않았다. 올해도 코스리노베이션 등을 위해 10억 원 이상을 쏟아 부었다.
사실 임 회장이 작년 KPGA협회와 대회를 개최하기로 한 약속은 내년 4월 경이었다.
임 회장은 매해 4월 셋째 주쯤이면 한맥CC 코스 내 철쭉의 잎과 꽃이 피고, 만개하는 시기여서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맥CC 코스도 이 시기에 철쭉꽃이 활짝 펴 코스의 아름다움을 배가 시킨다”며 “KPGA가 어떤 대회를 하던지 한국의 마스터스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라고 밝혔다.
한맥CC 내 코스를 보면 9, 10번 홀의 법면 등 거의 전 홀에 걸쳐 철쭉이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올해 다시 5번 홀과 9번 홀 사이에 철쭉을 대단위로 조성했다.
임 회장이 학수고대하는 것이 있다. 한맥CC 18번 홀 우측의 산지개발허가 부분이다.
임 회장의 생각은 그곳의 땅을 파내, 클럽하우스 뒤쪽 연못을 메우고 광장을 만들어 대회 출전 선수들과 갤러리들 사이의 교류와 만남의 장으로 만들고 싶은 것이다. 개발한 산 쪽에 골프 갤러리석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서다.
임 회장은 작년 KPGA 대회가 끝난 후 잔디 깍는 기계를 수억 원 들여 구입했다고 한다. 골프장 전문기업 국제인터트레이드의 존디어 승용 쓰리갱모아도 구입해 철저히 준비해왔다.
이번 KPGA 경북오픈을 준비하면서 임 회장은 임직원들과 입장객들에게 아쉬운 점이 있었다고 돌아봤다. 보다 훌륭한 대회를 치르기 위해 페어웨이에서 두 번 째나 세 번째 샷을 할 때 즉석에서 놓고 치는 인조 매트를 부탁했으나, 직원들은 난색을 표했고, 기존 골퍼들의 반대도 거셌다.
임 회장은 유럽에서의 기억을 소환해 KPGA 한맥CC의 대회 전 잔디 보호를 위해 ‘인조 매트’ 작전을 실행했으나, 국내에서의 골프 문화의 차이로 물거품이 됐다. 프로들과 달리 일반인들과 회원들은 돈을 내고 골프를 치니, 절대로 안 된다는 것이다. 이해와 양보를 바란 임 회장은 고객 편의를 들어주지 않을 수 없었다.
임 회장은 17년 이상의 골프장 경영 경력을 갖고 있다. 그런 그가 지방 골프장으로 갈수록 경영환경이 열악해 질 수밖에 없는 구조를 이해하고, 골프장을 운영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린피를 내리는 등의 효과가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임 회장은 임직원들과 회의를 거듭한 끝에 1부 오전 시간에 ‘케디 없는’ 셀프플레이 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흔히 3부 시간대에 하지만, 임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다만, 고객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홀 중간 사이에 ‘포어캐디(Fore Caddie)’를 배치했다. 포어캐디는 코스에 떨어진 볼의 위치를 선수에게 알려주기 위해 미리 전방에 나간 경기 요원을 일컫는다. 한맥CC 포어캐디는 라운드를 도는 골퍼들에게 IP지점부터 그린의 핀까지 거리도 알려주고 클럽도 뽑아주기도 한다. 셀프플레이를 하면 비용이 더 절감돼 입장객을 더 유치할 수 있다는 것.
한편, 임기주 회장은 가을 최고의 골프 시즌에 일반 골퍼들이 더 자주 골프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맥사랑 모바일 기프트’카드를 선보였다.
‘한맥사랑 모바일 기프트’카드는 4종류로 200만 원은 8%를 더해주는 216만 원, 400만 원은 436만 원(9%), 600만 원은 660만 원(10%), 1000만 원은 1120만 원(12%)이다. 현재 100명 한정으로 판매중이다.
임기주 한맥 컨트리클럽 회장은 “갈수록 골프 인구가 줄어들고, 인건비나 골프장 원부자재 가격은 상승해 골프장 경영환경이 열악해지고 있지만, 골프장 생존을 위해 임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으고 있다”며 “골프장과 함께 상생하는 경북 예천군 지역주민들 뿐만이 아니라 묵묵히 맡은 업무에 충실한 직원들, 그리고 가족들이 함께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추석을 앞두고 소망을 전했다.
# 임 회장의 골프 사랑과 약력
임 회장은 대학에서 환경공학을 전공했다. 1997년 한맥데코산업을 설립, 폐기물 수집 및 처리를 하는 사업에 뛰어들었다. 산업화와 관련된 환경사업이 국가의 선진국 도약에 필수 불가결한 것으로 예측한 임 회장은 2000년 경기도 평택 소재 포승국가산업단지 폐기물 매립시설을 설치했다. 그는 한맥데코산업만의 특화된 매립시설 운영 및 처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2005년 전남 여수 율촌일반산업단지에도 건설했다.
임 회장은 골프장 부지를 예천으로 고른 이유에 “인구가 점점 줄어드는 곳에 더불어 살아가는 ‘마을 공동체’를 만들어 보자”라는 이유에서라고 말한다.
임 회장은 ‘배산임수(背山臨水)’ 의 적격지로 소백산 주변 개발을 구상했고, 이후 8년 뒤 한맥개발주식회사를 설립했다. 2006년 예천군에서 미호위락휴양단지 조성사업을 위한 실시계획을 승인받았다. 2008년 한맥CC를 완공한 후 4월에 공식 개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