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고혈당, 태아 건강에도 위험
전·튀김 대신 오븐·에어프라이어 활용 권장
무리한 일정보다 휴식·응급 대비가 최우선

간편 상차림  / 사진 = 롯데백화점 제공
간편 상차림  / 사진 = 롯데백화점 제공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명절은 가족과 함께 즐겁게 보내는 특별한 시간이지만, 임산부에게는 오히려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요인이 많다.

명절 상차림에는 전, 튀김, 양념이 강한 음식, 한과나 약과 같은 고당분 간식이 빠지지 않는데, 이런 음식들은 칼로리와 포화지방이 높아 혈당을 급격히 올릴 수 있다.

특히 임신 중에는 호르몬 변화로 인해 혈당 조절이 평소보다 어려워 고혈당 위험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임신 중 고혈당은 단순히 산모의 건강 문제에 그치지 않고, 태아에게 거대아, 출생 직후 저혈당, 호흡곤란증후군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성장 후 비만이나 당뇨 같은 만성질환 위험도 높인다.

임산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균형 잡힌 영양 섭취다.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을 골고루 섭취하되 염분과 카페인은 줄이고, 술과 담배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

엽산은 태아 신경관과 뇌 발달에 필수적인 만큼 임신 초기부터 챙겨야 하며, 체중 증가는 개인 상태에 맞게 조절할 필요가 있다. 전이나 튀김 대신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를 활용한 조리법을 택하고, 당분이 많은 간식과 과일도 과다 섭취는 삼가야 한다. 여러 음식이 한 번에 차려지더라도 소량씩 천천히 먹고, 채소와 샐러드를 충분히 곁들이는 것이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된다.

특히 고위험 임산부라면 명절을 더욱 조심해야 한다. 다태임신, 고령 임신, 청소년 임신, 과거 유산·조산 경험, 만성질환이나 유전질환 가족력은 모두 위험 요인이다. 최근 보조생식술 증가로 다태임신이 늘면서 임신성 당뇨, 고혈압, 빈혈, 출혈 등 합병증 발생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임신 중 정확한 산전진찰과 함께 적절한 식단·체중 관리가 필수다.

명절 일정도 임산부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고향 방문이나 장시간 차량 이동은 혈액순환 장애와 혈전 위험을 높이므로 1시간마다 휴식을 취해 가볍게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장거리 이동이 불가피하다면 미리 분만 가능 병원 정보를 확인해 두는 것이 안전하다. 갑작스러운 복통이나 출혈, 규칙적인 배뭉침이 있을 경우 지체 없이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집안일이나 음식 준비도 무리하지 말고 가족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임산부가 자신의 몸 상태에 귀 기울이고, 가족과 주변이 적극적으로 배려해 편안하고 안전하게 명절을 보내도록 돕는 것이다. 건강한 선택과 충분한 휴식만이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행복한 명절을 선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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