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생수병 사용 시 섭취량 최대 9만 개 증가
열 노출 시 입자 방출 급증…혈류·뇌까지 이동 가능
전문가 “일상적 사용 피하고, 정책적 관리 시급”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일회용 생수병을 자주 사용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매년 약 9만 개의 미세 플라스틱을 더 섭취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플라스틱 병 내부에서 떨어져 나온 미세 입자가 물속으로 스며들기 때문으로, 장기간 반복될 경우 체내 장기와 혈관에 축적돼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9일(현지시각)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캐나다 콘코디아대학교 연구진은 전 세계에서 발표된 140편 이상의 과학 논문을 분석한 결과, 일반적인 사람은 연간 약 3만9천 개에서 5만2천 개의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은 이보다 약 9만 개 더 많은 미세 입자를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음료 시장조사기관 베버리지 마케팅 코퍼레이션(BMC)에 따르면 생수는 2024년에도 탄산음료와 과일음료를 제치고 9년 연속 미국 내 ‘가장 많이 판매된 포장 음료’로 기록됐다.
이에 대해 연구를 주도한 사라 사제디 박사는 “비상 상황에서는 생수병을 마셔도 무방하지만, 일상적으로 지속적인 사용은 피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미세 플라스틱이 생수병 안쪽 표면에서 떨어져 나오며 물속으로 스며든다고 설명했다. 특히 플라스틱병이 열에 노출되면 입자 방출이 더욱 활발해진다.
이러한 입자들은 단순히 체내를 통과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혈류를 타고 주요 장기나 조직에 침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혈액이나 뇌 장벽은 외부 물질이 쉽게 통과하지 못하지만, 미세 플라스틱은 그보다 훨씬 작은 크기여서 장벽을 통과할 수 있다”며 “체내에 들어온 입자는 만성 염증을 유발하거나 호르몬 시스템을 교란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연구팀은 “현재 미세 플라스틱의 정확한 양을 측정할 수 있는 표준화된 검사법이 부족하다”며 “정확한 평가 체계 마련과 함께,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기 위한 정책적 대응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의 남용이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인체 건강에도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일상 속 ‘플라스틱 절제’의 필요성을 다시금 일깨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