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85% ‘동결’ 전망…부동산 안정 최우선 기조 유지
이창용 총재 “유동성으로 부동산 불 지피지 않겠다” 신중론
전문가 “내년 1월 인하 재개 가능성…정책 효과 관찰 국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5.10.23)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신현성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5.10.23)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신현성 기자

【서울 = 서울뉴스통신】 신현성 기자 = 한국은행이 오늘(23일) 열리는 10월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5%로 동결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과 고환율 우려 속에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경기 부양보다는 집값 기대 심리 억제와 금융안정 유지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본관에서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지난해 10월 0.25%포인트 인하를 시작으로 11월에도 연속 인하한 한은은 올해 들어 2월과 5월 금리를 낮춘 뒤, 5개월째 2.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회의에서도 동결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투자협회 조사에 따르면 채권 전문가의 85%가 금리 동결을 예상했으며, 전문가 1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도 전원이 ‘동결’을 점쳤다.

경기 여건만 놓고 보면 금리 인하 필요성이 거론되지만, 한은이 인하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 ‘부동산 안정’이 아직 확보되지 못했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둘째 주(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54% 상승하며 2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2025.10.23)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신현성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2025.10.23)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신현성 기자

정부가 최근 6·27 대출규제, 9·7 공급대책, 10·15 토지거래허가제 강화 등 연속적인 부동산 규제책을 내놓은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를 내리면 정책 효과를 상쇄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서울대 강연에서 “금리를 한두 달 늦춰도 경기엔 영향이 없지만, 인하 신호만으로도 집값이 오르면 큰 고생을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환율 역시 금통위의 부담 요인이다. 한·미 통상 협상과 미국의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요구 등이 맞물리며 원·달러 환율은 최근 1,430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 리스크와 통화스와프 협의 불확실성이 환율 안정 전까지 금리 인하를 어렵게 만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은 반도체 수출 회복과 정부의 재정 집행으로 인한 내수 개선세를 들어 경기 하방 압력이 다소 완화됐다는 판단 아래, ‘추가 인하보다 부동산 불안 관리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이번 회의가 “매파적(긴축 선호) 동결”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만약 금통위원들이 만장일치로 금리 유지를 결정하고, 향후 3개월간 현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포워드가이던스를 제시할 경우, 금리 인하 기대 시점은 내년 초로 미뤄질 전망이다.

특히 금통위 내 대표적 ‘비둘기파’인 신성환 위원의 선택에도 관심이 쏠린다. 신 위원은 지난 8월 회의에서 금리 동결에도 유일하게 인하 소수의견을 냈던 인물이다.

강민주 ING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부동산 정책의 효과가 가시화되기까지 한두 달은 필요하며, 환율 안정도 인하의 전제조건이 될 것”이라며 “한국은행은 내년 1월 정도에 금리 인하를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참석해 있다. (2025.10.23)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신현성 기자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참석해 있다. (2025.10.23)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신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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