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 무리한 노동, 허리·무릎 부상 위험
찌르는 듯한 통증·다리 저림 ‘좌골신경통’ 의심
김장 전 스트레칭·자세 교정·휴식이 최고의 예방책

김장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매년 이맘때면 병원을 찾는 허리 통증 환자가 급증한다.  (김장_2024.12.11) / 사진 =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전북지원 제공 
김장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매년 이맘때면 병원을 찾는 허리 통증 환자가 급증한다. (김장_2024.12.11) / 사진 =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전북지원 제공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김장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매년 이맘때면 병원을 찾는 허리 통증 환자가 급증한다. 무거운 재료를 들고, 장시간 쪼그려 앉아 김장을 하다 허리를 삐끗하거나 다리를 저리는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일명 ‘김장증후군’이라 불리는 이 증상은 대개 좌골신경통이나 허리디스크의 전조일 가능성이 높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좌골신경통은 엉덩이·허벅지·다리·발을 따라 찌르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허리 아래쪽에서 시작해 엉덩이를 거쳐 다리까지 이어지는 좌골신경이 압박되거나 손상돼 발생한다. 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등으로 신경이 눌리면 통증뿐 아니라 저림, 감각 이상, 근력 저하까지 동반된다.

김형석 미래본병원 신경외과 전문의는 “좌골신경은 인체에서 가장 굵고 긴 신경으로, 이 부위에 염증이나 압박이 생기면 띠 모양으로 엉덩이에서 종아리 바깥쪽까지 찌릿한 통증이 생긴다”며 “심한 경우 발끝까지 통증이 퍼지거나 감각이 마비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장철엔 허리를 구부리거나 무거운 배추·소금물 등을 옮기는 과정에서 복압이 높아져 좌골신경통이 쉽게 유발된다. 의자 없이 바닥에 오래 앉거나, 허리를 굽힌 채 반복 작업을 하면 척추에 큰 부담이 가해진다. 의료계는 “김장 중 좌골신경통 증상이 나타났다면 이미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이 중증으로 진행된 신호일 수 있다”며 조기 진단과 치료를 권고한다.

치료는 보통 약물·물리·주사치료 등 비수술적 방법으로 시작한다. 증상이 심하거나 만성화될 경우 ‘요추부 척추 내시경 감압술’ 등 신경 압박 부위를 넓혀주는 시술이 시행되기도 한다. 이 수술은 절개 부위가 7㎜ 내외로 작고, 근육 손상이 적어 고령자나 심장질환 환자도 안전하게 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김장철 허리 부상을 막기 위해서는 사전 스트레칭과 올바른 자세 유지가 필수라고 강조한다. 김장을 시작하기 전 허리를 뒤로 젖히거나, 다리·어깨를 천천히 풀어주는 동작을 5분 이상 실시하면 근육 긴장을 완화할 수 있다. 또한 한 자세로 1시간 이상 작업하지 말고 30분~1시간마다 일어나 허리를 펴거나 가벼운 체조를 하는 것이 좋다.

무거운 김장 재료를 들 때는 반드시 두 사람이 함께 들어 허리 부담을 80% 이상 줄이는 것이 안전하다. 작업 시 바닥보다는 식탁 위에서 허리를 곧게 편 자세로 김장을 담그고, 벽에 등을 기대거나 등받이 의자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 전문의는 “김장 후 허리 통증이 계속된다면 단순 근육통이 아니라 요추염좌나 급성 디스크일 수 있다”며 “억지로 스트레칭이나 요가를 시도하기보다 찜질과 휴식으로 근육을 이완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50대 이상 중장년층 여성은 찬 기운 노출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실외 김장 시에는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고, 허리·목·손목 등을 따뜻하게 보호하면 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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