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민간소비 쌍끌이 회복세
1년 6개월 만에 1%대 성장률 회복
설비투자 늘고, 내수 기여도도 확대

음식점에 소비쿠폰 사용 가능 안내 스티커가 부착된 모습 (2025.07.17) / 사진= 성동구 제공
음식점에 소비쿠폰 사용 가능 안내 스티커가 부착된 모습 (2025.07.17) / 사진= 성동구 제공

【서울 = 서울뉴스통신】 김부삼 기자 = 올해 3분기 우리나라 경제가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 호조, 소비쿠폰을 통한 내수 진작 효과에 힘입어 1년 6개월 만에 다시 1%대 성장률로 반등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여파 속에서도 수출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고, 민간소비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경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25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실질 GDP는 전기 대비 1.2% 성장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이후 최대 상승폭으로, 한은의 전망치(1.1%)를 웃도는 수치다.
지난해 1분기 1.2% ‘깜짝 성장’ 이후 4분기 연속 0.1% 이하의 저성장 국면에 머물던 우리 경제는 올해 2분기(0.7%)에 이어 3분기에도 뚜렷한 회복세를 이어갔다.

세부 항목별로는 수출과 민간소비가 두드러졌다. 반도체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수출은 1.5% 증가했고, 기계·장비 및 자동차 수입도 1.3% 늘었다.
민간소비는 승용차, 통신기기, 음식점, 의료 서비스 등 전반적인 재화와 서비스 소비가 모두 늘며 1.3% 상승했다. 이는 2022년 3분기 이후 최대 상승 폭으로, 새 정부가 추진한 소비쿠폰 정책의 효과가 직접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전기연구원이 2021년 4월 개발한 SiC 전력반도체 제조용 웨이퍼 (2021.04.21) / 사진 = 한국전기연원 제공
한국전기연구원이 2021년 4월 개발한 SiC 전력반도체 제조용 웨이퍼 (2021.04.21) / 사진 = 한국전기연원 제공

설비투자도 반도체 제조용 기계 중심으로 2.4% 증가하며 기업 투자심리가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반면 건물건설 부진으로 건설투자는 0.1% 소폭 감소했다. 정부소비는 물건비와 건강보험급여비 증가로 1.2% 늘었다.

성장률 기여도 측면에서도 민간 부문이 경제를 견인했다. 민간소비의 성장 기여도는 전분기 0.2%포인트에서 0.6%포인트로 상승했고, 정부 부문도 0.4%포인트로 개선됐다. 내수 기여도는 1.1%포인트로 확대된 반면, 순수출 기여도는 0.1%포인트로 다소 줄었다.
민간투자는 -0.2%포인트에서 0.0%로 회복됐고, 설비투자는 -0.2%포인트에서 0.2%포인트로, 건설 부문은 -0.1%포인트에서 0.0%포인트로 각각 개선됐다.

건설현장 (2024.07.02)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최창렬 기자
건설현장 (2024.07.02) / 사진 = 서울뉴스통신 최창렬 기자

산업별로 보면 농림어업은 재배업 부진으로 4.8% 감소했으나, 제조업은 운송장비와 전자·광학기기 중심으로 1.2% 늘었다. 전기가스수도사업은 전기업 호조로 5.6% 증가했고, 서비스업은 도소매·숙박음식·금융보험업 등이 중심이 되어 1.3% 성장했다.
건설업은 토목공사 증가에도 건물건설 감소로 전분기 수준에 머물렀다.

한편,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0.7% 증가해 실질 GDP 성장률(1.2%)을 상회했다. GDI는 교역조건 변화를 반영해 국내 생산물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무역 수지 개선이 실질 소득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3분기에도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유지했고, 정부의 소비쿠폰 정책이 음식점·통신기기·승용차 등 민간소비를 끌어올렸다”며 “내수 회복세가 뚜렷해지며 경기 저점 통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수출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내수 활성화 정책이 중장기 성장 모멘텀을 유지하는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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