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트럼프, 경주서 정상회담서 관세협상 타결
3500억달러 중 2000억달러 현금·1500억달러 조선업 협력으로
연간 투자상한 200억달러…"외환시장 우려시 납입시기·금액 조정 가능"
수익 배분 비율 5대5, 조정 가능…"농축산물 추가 개방 철저히 방어"
반도체, 대만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수준 관세

【서울 = 서울뉴스통신】 신현성 기자 =한미 양국이 그동한 교착상태였던 관세 협상 세부 내용에 합의하며 극적으로 합의했다.
양국 간 통상 협력을 명시한 MOU(양해각서) 문안은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관세와 안보 분야를 포괄하는 '팩트시트'는 2~3일 내 발표된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오후 경북 경주에 마련된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국제미디어센터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 같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했다.
김 실장은 "대한민국 정부는 29일 미국과 관세 협상 세부 내용에 합의했다"며 "대통령실과 관계부처가 모두 총력을 기울인 결과 오늘의 합의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대미 투자펀드 총 3500억달러 가운데 2000억달러는 현금 투자로, 1500억달러는 조선업 협력 방식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현금 투자분의 연간 투자 상한액은 200억달러로 설정했다.
김 실장은 이번 협상 결과에 대해 "우리의 가장 큰 우려였던 외환시장의 실질적 부담을 크게 경감했다"며 자금 조달이 장기적으로 이뤄지고, 시장 매입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집행되는 점을 고려했을 때 외환시장 영향이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원금 회수의 안전 장치를 위해 상업적 수익성이 담보된 프로젝트에만 투자하고, 이에 대한 판단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위원장으로 있는 투자위원회가 맡기로 했다. 김 실장은 구체적으로 "상업적 합리성이란 투자 금액을 충분히 환수 할 수 있는 현금 흐름이 보장된다고 투자위원회가 선의에 따라 판단하는 투자를 의미한다"고 부연했다.
한국이 20년 내 원리금 전액을 상환받지 못할 것으로 우려될 경우 '5 대 5'로 설정한 수익배분 비율도 조정 가능한 것으로 서로 양해했다.
특정 사업에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다른 사업의 수익으로 상쇄할 수 있도록 여러 투자를 '엄브렐라(우산) 형태'로 묶는 SPC(특수목적법인) 구조도 설계했다.
쌀과 쇠고기를 포함해 농·축산물 시장은 추가 개방없이 현행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김 실장은 "농산물 추가 시장 개방은 철저히 방어했다"며 "농업 분야 추가 시장 개방을 철저히 방어했고 검역 절차 양국 협력과 소통 강화 정도로 합의했다"고 했다.
안보와 관세 분야를 포괄하는 팩트시트는 2~3일 내 발표될 전망이다. 김 실장은 "안보와 (통상을) 합쳐 팩트시트 (작성에) 2~3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통상 MOU는 거의 문안이 마무리 됐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시기 때문에 국익을 소홀히 하는 일은 없다고 대통령이 여러 차례 말했고, 그 원칙대로 (협상에) 임했다"며 "어제 저녁에도 전망이 밝지 않았는데 우리로선 당일에 (협상이) 급진전됐다"고 했다.
김 실장은 "2000억달러 투자가 한번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연간 200억달러 한도 내에서 산업의 진척 정도에 따라 달러를 투자하기 때문에 외환시장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에 있으며,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외환시장의 불안이 우려되는 경우 납입시기와 금액의 조정 등을 요청할 근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조선업 협력 방식의 1500억 달러 투자(마스가·MASGA)는 한국 기업이 주도하며 투자뿐 아니라 보증도 포함키로 양국이 합의했다.
양국은 기존에 합의했던 '상호관세 25%에서 15% 인하'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자동차 및 부품 관세 역시 15%로 낮추기로 했다.
의약품·목재품은 최혜국 대우를, 항공기 부품·제너릭 의약품·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천연자원 등에 대해선 무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반도체 관세는 한국의 주요 경쟁국인 대만과 비교해 "불리하지 않은 수준의 관세"로 조정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