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 속 거친 땅에 뿌리박고
인연에 푸른 꿈 감아 올린 청운의 날개
자르고 뽑아도 꺾이지 않는 가녀린 줄
끊어지지 않는 사랑 있었다
출렁이는 녹조 숲을 덮고
소나무에 감아 올린 파초 같은 사랑
애증의 소나무 떨어져라 가지 흔들며 밀어내지만
멈추지 않고 타올라
푸르름 잃고 시름시름 앓는다
얼 키고 설킨 사랑
품속에 안을 수 없어 먼 하늘 바라보며 시름에 겨워 운다
시평(詩評)
시인들이 하는 사랑은 어떤 색이고 어떤 맛일까? 고요하고 정적이며 사색깊은 느낌은 주는 안병효 시인의 사랑은 시에서 어떤느낌으로 다가 오는지 독자들은 알고 싶다.
물론 외적인 느낌으로 사랑을 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연륜 지긋한 사랑은 순수했던 청춘시절의 사랑과는 확연히 다를 것이다.
제목에서 엿보이는 사랑의 변주곡은 요즘의 문화에서는 별반 새롭지 않을 수도 있다. 사랑은 분명 변할 것이고 아프다고 소리 질러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감각이다. 너무나 많은 사례들을 알기 때문이다. 소나무에 감긴 파초같은 사랑, 푸르름 잃고 사는 사랑, 시름시름 시들어 가는 사랑도 다 의미있는 사랑일 터 사유는 깊고 아픔은 타들어간다. 우리네 인생에서 애절하고 놓치지 못하는 사랑 그 변주곡은 어디 쯤에서 승화될 것인가. 안병효 시인의 제이, 제삼 사랑의 변주곡을 기대하며 잠시 사랑학개론에 대해 시인들만이라도 심도있게 논의해 보면 좋겠다.
《경기문학인협회장, 경기산림문학회장 정명희》
약력
문학과 비평 시부분 신인상 수상
경기문학인협회 회원 및 문학과 비평 작가회 회원
문학과 비평 작품상 수상
시집 ”무인caf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