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 수용체 음성 환자군서 효과 두드러져
수술 전 정밀 진단·맞춤형 치료 계획에 기여 기대
국제학술지 ‘방사선학(Radiology)’ 게재

수술 후 같은 측 유방 내 재발이 발생한 젊은 유방암 환자의 검사 결과. / 사진 = 서울대병원 제공
수술 후 같은 측 유방 내 재발이 발생한 젊은 유방암 환자의 검사 결과. / 사진 = 서울대병원 제공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50세 이하 유방암 환자가 수술 전에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받을 경우 암 재발 위험이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발률이 높고 예후가 불량한 ‘호르몬 수용체 음성 유방암’ 환자에서 그 효과가 두드러져,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하수민·연희라 교수, 유방내분비외과 김홍규 교수 연구팀은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수술을 받은 50세 미만 유방암 환자 4,414명을 대상으로 수술 전 MRI 시행 여부에 따른 장기 예후를 비교한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연구는 환자들의 수술 후 평균 7.7년간 추적 관찰을 통해 진행됐다.

전체 환자 중 4,118명은 MRI를 시행했고, 296명은 시행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나이, 병기, 종양 크기 등 임상 변수를 통계적으로 보정한 뒤 5년 누적 재발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 재발률은 두 그룹 간 큰 차이가 없었지만, 수술한 쪽 유방 내 국소 재발률은 MRI군이 1.6%로, 비MRI군(3.3%)보다 절반 이하로 낮았다. 특히 호르몬 수용체 음성 환자군에서는 효과가 더욱 뚜렷해, MRI군의 전체 재발 위험은 8.2%로 비MRI군(20.7%) 대비 60% 이상 감소했다. 반면 호르몬 수용체 양성 환자군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재발 위험이 높고 호르몬 치료 반응이 낮은 호르몬 수용체 음성 유방암 환자의 경우, 수술 전 MRI 검사가 종양의 위치와 범위를 정확히 파악해 정밀한 수술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재발을 예방하고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술 전 MRI 여부에 따른 장기 생존율, 림프절·근처 부위 재발률, 반대쪽 유방 재발률, 원격 전이 발생률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서울대병원 하수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젊은 유방암 환자의 MRI 효과를 장기적으로 검증한 결과”라며 “특히 호르몬 수용체 음성 그룹에서 수술 전 MRI가 재발률을 유의하게 낮추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결과는 50세 이하 유방암 환자를 위한 선택적 MRI 활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향후 유방암 영상검사 전략 수립의 근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상의학 분야 권위지인 국제학술지 『방사선학(Radi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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