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관세에도 수출 견조…상품수지 142.4억 달러
본원소득수지 9월 기준 역대 2위…해외투자 배당수입 증가
29개월 연속 흑자 행진, 대외순자산 효과로 안정적 흐름 지속

부산항 신항 (1부두)전경 (부두_2025.10.01) / 사진 = 부산항만공사 제공
부산항 신항 (1부두)전경 (부두_2025.10.01) / 사진 = 부산항만공사 제공

【서울 = 서울뉴스통신】 신현성 기자 = 우리나라의 9월 경상수지가 134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역대 두 번째로 큰 흑자 규모를 달성했다. 미국의 관세 강화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선박 등 주력 수출 품목이 호조세를 보였고, 해외투자 확대에 따른 배당 수입이 늘면서 본원소득수지도 개선됐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5년 9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9월 경상수지는 전년 동월보다 38억 달러 이상 늘어난 134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2017년 9월(145억2000만 달러) 이후 역대 두 번째 규모이며, 29개월 연속 흑자로 2000년대 들어 두 번째로 긴 흑자 행진이다. 올해 1~9월 누적 흑자 규모는 827억7000만 달러에 달한다.

상품수지는 142억4000만 달러 흑자로, 2017년 9월 이후 8년 만에 역대 2위 수준이다.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9.6% 늘어난 672억7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통관 기준으로는 12.6% 증가한 659억3000만 달러다. 반도체(+22.1%)와 선박(+23.8%)이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

지역별로는 EU(+19.3%), 동남아(+21.9%), 일본(+3.2%)으로의 수출이 증가세를 보였고, 중국 수출은 0.3% 소폭 상승했다. 반면 미국은 관세 영향으로 1.4% 감소했지만, 전월(87억4000만 달러)보다 102억7000만 달러로 회복세를 나타냈다.

수입은 530억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5% 증가했다. 국제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자본재(+3.1%), 소비재(+1.3%) 수입이 늘었고, 원자재도 증가세로 전환되면서 전체 수입이 3개월 만에 증가로 돌아섰다.

서비스수지는 33억2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여행수지는 9억1000만 달러 적자로 전월(-10억7000만 달러)보다 적자 폭이 줄었다. 운송수지는 1억2000만 달러 적자로 5개월 만에 적자 전환했으며,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8억5000만 달러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본원소득수지는 29억6000만 달러 흑자로, 9월 기준 역대 2위를 기록했다. 해외투자 배당소득이 크게 늘면서 전월 대비 흑자 폭이 확대됐다. 배당소득수지는 23억6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전경. / 사진 =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전경. / 사진 = 현대자동차 제공

금융계정 순자산은 129억 달러 흑자를 보였다. 내국인의 해외직접투자는 56억6000만 달러 증가했고,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18억 달러 늘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111억9000만 달러, 외국인 국내투자가 90억8000만 달러 각각 증가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조치로 대미 수출이 일부 조정됐지만, 유럽과 동남아 수출 호조, 철강·자동차의 회복세로 전체 수출은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며 “해외투자 배당소득 증가로 본원소득수지도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소비 회복과 영업일수 증가로 소비재·자본재 수입이 늘었고, 대외순자산 누적 효과로 배당수입 중심의 경상흑자 구조가 안정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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