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회복세·반도체 경기 호조로 성장률 소폭 상향
내년 수출 증가 둔화 전망…내수 중심 회복 지속
“확장재정·금리하락 효과로 완만한 경기 개선 기대”

【서울 = 서울뉴스통신】 김부삼 기자 =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0.9%, 내년은 1.8%로 전망했다. 소비 회복과 반도체 경기 호조가 경기 개선을 이끄는 가운데, 내년에도 내수를 중심으로 완만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11일 발표한 ‘2024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과 금리 하락에 따른 소비 개선이 내수 부진을 완화하고 있다”며 “수출이 완만하게 증가하는 가운데 내수를 중심으로 경기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8월 발표(0.8%)보다 0.1%포인트 상향된 0.9%, 내년은 1.6%에서 1.8%로 상향 조정됐다. 정규철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반도체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됐고, 내년에도 긍정적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정부 예산도 예상보다 확장적으로 편성돼 성장률 상향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KDI는 정부(1.1%)나 한국은행(1.2%)보다 다소 보수적인 전망을 유지했다. 정 부장은 “3분기에는 재정 지원과 소비쿠폰 등 일시적 요인으로 성장률이 높았지만, 4분기에는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일시적 등락일 뿐 경기 둔화로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총소비 증가율은 지난해 1.4%에서 올해 1.6%, 내년 2.0%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민간소비도 올해 1.3%, 내년 1.6%로 완만히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설비투자는 올해 2.5%, 내년 2.0% 증가를 예상했고, 건설투자는 올해 9.1% 감소 후 내년 2.2% 증가로 전환될 전망이다. 누적된 건설수주가 일정 시차를 두고 투자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수출 증가율은 4.1%, 내년은 1.3%로 전망됐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내년에는 세계 경기 둔화와 통상 불확실성으로 증가세가 완만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미국의 관세 정책 등 통상 변수는 여전히 우리 수출의 불확실성 요인”이라며 “미 연방대법원 결정에 따라 광범위한 관세 부과가 재개될 경우 통상환경이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취업자 수는 올해 17만명 증가, 내년 15만명 증가로 소폭 둔화될 전망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1%, 내년 2.0%로 물가안정 목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환율 상승 등 외부 요인에 따라 일시적 변동 가능성은 남아 있다.
KDI는 “확장적 재정정책과 금리 하락으로 내수 회복이 이어지고 있으며, 수출 증가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경기의 완만한 개선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정책 당국은 단기 경기 대응과 함께 중장기 성장 기반 확충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